아포칼립스는 5년 전에 멈췄다. 기이한 죽음은 여전히 있었지만 사람은 언젠가는 죽는다. 그래서 그것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목숨을 걸고 천사와 악마를 모두 원래 그들이 있어야 할 곳으로 돌려보냈다. 크게 활개를 치는 띵즈들도 없다. 그렇다고 평화로워진것은 아니었다. 여전히 사람들은 서로를 증오하고, 총을 겨누었다. 자원 때문에 전쟁을 일으켰고, 돈 때문에 죄없는 이들을 굶겨 죽였다. 개인의 복수심으로 상관도 없는 사람들을 죽였고, 그 돈에 미쳐 어린 여자아이를 고문하고 학대해서 죽였다.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총을 겨눴고 외로워 기댈대 없는 이들을 꾀어서 이용하고 가차없이 버렸다.

이런 지독한 세상에서 무엇하러 그렇게까지 했던걸까. 엄마의 복수로 시작된 일이었는데 어느 순간 하나둘씩 주변 사람들이 죽어갔다. 엄마가 죽고 형이 죽었다가 살아났다. 아버지가 대신 죽음으로써. 그리고 동생이 죽었다가 살아났다. 이번에는 형이 제 영혼을 저당잡혀서 말이다. 변변한 친구도 없었고 애인도 없었다. 동생에게 있던 여자친구는 그들의 어머니와 똑같이 살해당했다. 악마 퇴치를 명목으로 둘은 많은 민간인들을 죽였다. 악마의 피를 먹은 아이들도 전부 죽었다. 목숨을 담보로 꾸었던 달콤한 꿈에서 눈물을 머금고 빠져나왔고 눈앞에서 동생의 죽음을 보았다. 그걸 마치 되갚기라도 하듯 이번에는 끊임없이 반복되는 화요일에 묶여 형의 죽음을 수없이 보았다. 형은 헬하운드에게 잔혹하게 찢어 발겨져 지옥으로 끌려갔고 동생은 홀로 남았다. 지옥에 끌려간 형은 30년을 고문받다가 못 견뎌 10년을 고문관으로 일했다. 동생은 형을 위해, 망가진것들을 바로 잡기 위해 악마의 피를 마셨고 릴리스를 죽였다.마지막 봉인을 동생이 자기 손으로 풀어버렸고 루시퍼가 깨어났다. 세상은 그야 말로 아수라장이었다. 형을 꺼낸 이유는 오로지 그가 미카엘의 그릇이었기 때문이었고 동생은 루시퍼의 그릇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 모든 일들이 아포칼립스를 위해서였다고 한다. 동생이 희생하여 아포칼립스를 막았고 세상은 한시적으로나마 평화로워졌다. 미쳐버린 천사가 샘의 몸만 케이지에서 꺼냈고 영혼없는 동생은 지독히도 냉철해졌다. 다시 찾은 영혼을 몸에 넣고 동생의 머리에 벽을 쌓았지만 이제 신이 되려하는 천사가 그 벽을 무너뜨렸고 모든것이 망가졌다. 리바이어던이 세상에 풀어지고 그들은 합법적으로 형제를 범죄자로 만들었고 결국 형제는 죽은 사람이 되었다. 아버지와 같았던 사람을 잃고 아버지의 동료와 그 딸을 잃고, 이복 형제를 잃고, 도와주던 어린 소년을 잃었다. 그들에게 남은것은 없었다. 그들의 이름마저 죽어버렸다. 그 넓은 땅에 그들이 살 수 있는 나라는 없었다.

그 어디에도 당신을 위한 나라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