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아 언더 세븐은 외계인 니아와 재수생 마유코의 이야기를 담은 SF 일상 개그물입니다.

그 사이사이 진지한 메시지를 던지기는 하지만 이 만화를 읽으며 해당 메시지는 그다지 와닿지 않았습니다.

개인적으로 만화를 그다지 생각하지 않으며, 보이는 그대로 받아들이려 하며 읽는 편인 탓입니다.

덕분에 이 만화를 별다른 생각 없이 순수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니아 언더 세븐을 관통하는 핵심 요소는 역시 주인공의 빈곤함일 겁니다.

에피소드들을 놓고 보면 대체로 그 발단은 마유코의 빈곤한 지갑 사정으로 인한 것이니까요.

빈곤한 주인공이란 그다지 마음 편히 볼 수 있는 대상은 아닙니다.

실제로 작중 마유코는 돈 문제에 시달리며 마음고생을 여러 차례 하는 모습들을 보여줍니다.

어쩌면 니아의 존재가 없었다면 이 만화가 다소 진지한 이야기가 될 가능성도 있었겠습니다.

니아는 마유코의 금전 사정에 그다지 도움이 되는 존재는 아닙니다.

오히려 밥이나 축내며 가뜩이나 얇은 마유코의 지갑을 아예 납작하게 만드는 주범이죠.

그럼에도 마유코가 니아를 마냥 미운 눈으로 보지 못합니다. 마유코는 니아에게 정이 들었을 뿐더러 어느샌가 심정적으로 크게 의존하고 있었습니다.

재수생의 신분으로 고향을 떠나 타지생활을 하게 된 마유코에게 있어 니아의 존재는 큰 위안이 되었습니다.

니아가 벌이는 기행에 휘말려 고생하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마음 편히 대할 수 있는 대상이 함께 한다면 적어도 우울해질 일은 없을 테니까요.

만화로부터 교훈을 찾으며 읽는 편은 아니지만, 니아 언더 세븐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을 하나 꼽자면 역시 '좋은 친구를 만들자'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좋은 친구의 존재는 시리어스물을 개그물로 바꿀 힘을 지니고 있으니까요.

현실에서는 저런 친구를 좀처럼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 마유코에 대한 부러움을 일으키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결과적으로 니아 언더 세븐은 제게 있어 개그물이라기보다는 일상물로 다가왔습니다.

빈곤한 이들의 개그 섞인 처량한 일상을 보여주면서도, 어째서인지 그들이 살아가는 모습에 대한 동경을 일으키는 만화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