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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쿠씨! 그 얼굴로 고등학생이라는건 억지가 너무 심하잖아!

D4C서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3.28 20:2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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햣카오 학원에 나타난 '거짓말 사냥꾼' (수정본)


사립 햣카오 학원은 오늘도 변함없이 돈과 욕망, 그리고 광기에 찬 도박판의 열기로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며칠, 그 소용돌이의 중심에 새로운 이물질이 끼어들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단순한 소문이 아닌, 목격담과 패배자들의 절규가 뒤섞인 생생한 현실이었다.




"야, 들었냐? 그 전학생 말이야."


"마다라메 바쿠랬나? 완전 미친1놈이라던데."


"미친1놈 정도가 아니지. 전학 온 지 며칠 만에 학생회 임원 몇 명 포함해서 수십 명을 '가축'으로 만들었다잖아!"


"단순히 돈을 뺏는 게 아니래. 무슨 게임을 하든 상대방 밑천까지 전부 파악해서, 정신까지 탈탈 털어버린다고… 걔랑 눈 마주치면 영혼까지 빨리는 기분이라던데?"




웅성거림의 한가운데, 마다라메 바쿠는 태연했다. 약간 헝클어진 머리, 어딘가 풀어진 듯한 교복 차림. 그는 자신을 향한 경외와 공포가 뒤섞인 시선들을 마치 길가의 돌멩이 보듯 무심히 지나쳤다. 지하 세계를 뒤흔든 '우소구이(거짓말 사냥꾼)'에게 햣카오 학원의 시스템은 흥미로운 놀이터였지만, 동시에 어딘가 미숙한 소꿉장난 같기도 했다. 그는 판에 끼어들었고, 압도적인 통찰력과 심리 조작으로 연승을 거듭했다. 특히 학생회 소속임을 은근히 과시하던 이들까지 처참하게 무너뜨리자, 문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단순히 돈을 잃는 차원이 아니었다. 바쿠에게 패배한 이들은 존재 자체가 부정당하는 듯한 무력감에 빠져, 그의 존재만으로도 학원의 위계질서가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었다.




학생회실




"회장님, 마다라메 바쿠 건입니다."




이가라시 사야카는 최대한 침착함을 유지하며 보고했지만, 목소리에는 미세한 떨림이 섞여 있었다.




"전학 이후 불과 닷새, 공식 집계된 가축만 서른일곱. 그중 다섯은 학생회 산하 위원회 소속입니다. 비공식적인 채무 관계나 정신적 지배 상태에 놓인 학생까지 고려하면… 학원 시스템의 근간을 위협하는 수준입니다.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습니다."




턱을 괸 채 창밖의 '수족관'(학원 건물)을 내려다보던 모모바미 키라리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걸렸다.




"호오, 제법이네. 조용한 연못에 떨어진 상어인가? 아니, 어쩌면 피라냐 떼일지도." 그녀의 목소리에는 짜증 대신 명백한 흥미가 담겨 있었다. "학생회 아이들까지 건드렸다는 건, 나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여도 좋다는 뜻이겠지?"




사야카는 긴장하며 침을 삼켰다. "어떻게 처리하시겠습니까?"




"뻔하잖아, 사야카." 키라리는 천천히 몸을 돌렸다. 그녀의 눈동자가 장난감을 발견한 아이처럼 반짝였다. "새롭고 흥미로운 물고기가 나타났는데, 그물 안에 가둬두고 싶어지는 건 당연하지 않겠어? 그 아이의 모든 것을 빼앗아서… 내 수족관에서 영원히 헤엄치게 만들어야지."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우아하게 손짓했다. "마다라메 바쿠를 학생회실로 불러. 그리고… 아주 특별한 '인생 계획표'를 준비해 둬야겠네."




키라리의 미소가 깊어졌다. 단순한 제압이 아니었다. 그녀는 바쿠라는 존재 자체를 자신의 소유물로 만들 생각이었다.




대면




학생회실의 압도적인 분위기 속에서도, 바쿠는 마치 자기 방에 들어온 것처럼 편안해 보였다. 그는 키라리의 맞은편 소파에 털썩 주저앉으며 다리를 꼬았다.




"네가 마다라메 바쿠구나. 소문대로 아주 시끄럽게 놀고 있더군." 키라리가 먼저 입을 열었다. 여전히 우아했지만, 목소리에는 날카로운 칼날이 숨겨져 있었다.




"칭찬 고마워, 회장." 바쿠는 특유의 능글맞은 표정으로, 당연하다는 듯 반말로 대답했다.




키라리의 눈썹이 살짝 꿈틀했지만, 그녀는 미소를 잃지 않았다. "이 학원의 질서를 어지럽힌 대가는 치러야지. 하지만 네 재능은 아까워. 그래서 제안하지. 나와 '갬블'을 하자."




그녀는 미리 준비된 듯한 서류철 하나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이건 네 남은 인생 전체에 대한 '계획표'야. 네가 진다면, 이 계획표에 적힌 대로 살아가게 될 거야. 앞으로 무엇을 먹고, 무엇을 입고, 누구를 만나고, 어떤 생각을 할지까지… 전부 내가 정하는 거지. 물론, 네 그 뛰어난 도박 능력은 날 위해 평생 쓰이게 될 거고."




키라리의 눈빛은 상대를 완벽하게 소유하고 지배하려는 욕망으로 번뜩였다.




바쿠는 잠시 서류철을 말없이 내려다보았다. 그의 입가에 비웃음인지 흥미인지 모를 미소가 떠올랐다.




"재밌네. 사람 인생을 통째로 건다니, 제법인데." 바쿠는 서류철을 툭 던지듯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 그는 고개를 들어 키라리를 똑바로 쳐다봤다. 여전히 능글맞은 미소였지만, 눈빛 깊은 곳에서는 차가운 계산이 번뜩였다. "좋아, 하지. 근데 말이야, 회장."




바쿠의 목소리가 한 톤 낮아졌다. 조롱과 경고가 섞인 듯한 기묘한 음색이었다.




"네가 이 학원에서 왕 노릇 하는 건 알겠는데, **'내 인생 전부'**를 판돈으로 걸었으면, 그만한 대가는 내놔야 하지 않겠어? 고작 학생회장 자리? 아니면 이 학교 운영권? 시시해."




키라리의 미소가 처음으로 살짝 굳었다. 그녀의 영역 안에서, 그녀가 만든 규칙 위에서 감히 '시시하다'는 평가를 내린 존재는 처음이었다. 하지만 분노보다 더 강한 호기심이 그녀를 자극했다. "호오? 그럼 네가 원하는 대가는 뭐지? 이 모모바미 재벌의 일부라도 원하나?"




"하!" 바쿠는 코웃음을 쳤다. "돈이나 권력 같은 거 말고. 더 확실하고… 절대적인 걸로." 그는 잠시 말을 끊고, 키라리의 반응을 살폈다. 그녀의 눈동자에서 흔들림 없는 오만함과 함께, 정체를 알 수 없는 것에 대한 갈망이 언뜻 비치는 것을 놓치지 않았다.




"내가 지면 내 인생 전부를 네 계획표대로 살아야 한다면," 바쿠는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톡톡 두드렸다. "네가 질 경우엔, **네 인생의 '주도권'**을 나에게 넘겨. 네가 가진 모든 선택지, 모든 결정권을 내가 갖는 거지. 네 그 잘난 '모모바미'라는 이름값까지 포함해서 말이야. 단순히 회장 자리나 학원 시스템 정도가 아니라, 너라는 존재 자체를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권리."




이번에는 키라리도 숨을 삼켰다. 학원의 지배자가 아닌, '모모바미 키라리'라는 개인의 존재 의의 자체를 판돈으로 요구하는 대담함. 그것은 그녀가 바쿠에게 제안했던 '인생 계획표'와 동등하거나, 어쩌면 그 이상의 무게를 지닌 것이었다. 그녀의 입가에 마침내 진정한 광기와 환희가 뒤섞인 미소가 피어올랐다.




"최고야…! 정말 최고야, 마다라메 바쿠! 좋아, 그 조건 받아들이지!"




"잠깐," 바쿠가 그녀의 말을 잘랐다. "아직 중요한 게 남았어."




그는 키라리를 향해 몸을 살짝 기울였다.




"너희 학원 시스템이나, 네 그 잘난 학생회가 이 정도 규모의 판돈을 제대로 관리하고 '징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어림없지. '내 인생'이나 '네 인생의 주도권' 같은 건, 어중간한 증인이나 시스템으로는 그 무게를 감당할 수도, 결과를 강제할 수도 없어."




바쿠의 눈빛이 싸늘하게 빛났다.




"...그래서 내가 직접 부르지. 공정하게, 그리고 '확실하게' 결과를 집행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들을."




바쿠의 입에서 나온 이름은, 학생회실의 공기를 순식간에 얼려버렸다.




"클럽 '카케로(賭郎)'를."




키라리의 눈썹이 미미하게 꿈틀거렸다. '카케로'... 뒷세계의 정점에 군림한다는, 소문으로만 듣던 절대적인 중립 기관. 정부조차 함부로 건드릴 수 없으며, 모든 종류의 고액 도박을 주관하고 그 결과를 목숨을 포함한 어떤 형태로든 받아내는 자들. 자신이 그토록 손에 넣고 싶어 했던, 그러나 아직 얻지 못한 '회원권'을 가진 조직.




"...네가?" 키라리의 목소리에는 놀라움과 함께, 희미한 질투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감탄이 섞여 있었다. "네가 카케로 회원이었다니. 그래서 그렇게 겁 없이 날뛸 수 있었던 건가."




"겁? 글쎄." 바쿠는 어깨를 으쓱했다. "그냥 당연한 절차를 밟는 것뿐이야. 이런 미친 도박에는, 미친 판돈을 확실히 받아내 줄 '심판'이 필요한 법이니까." 그는 슬쩍 문 쪽을 흘끗 보며, 마치 예정된 약속 시간을 확인하는 듯 중얼거렸다. "슬슬 도착할 때가 됐는데."




바로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육중한 학생회실 문이 소음 하나 없이, 마치 물 흐르듯 스르륵 열렸다. 경보 장치는 울리지 않았고, 문밖 복도에서는 어떤 소란도 느껴지지 않았다. 마치 처음부터 그곳에 서 있었던 것처럼, 혹은 공간을 가르고 나타난 것처럼, 단정한 검은 정장 차림의 한 남자가 학생회실 안으로 들어섰다. 온화해 보이는 인상이었지만, 그의 존재감은 방 안의 공기를 무겁게 가라앉혔다. 이 햣카오 학원의 삼엄한 경비 시스템을 어떻게 통과했는지, 아니, 애초에 그런 것이 그에게 의미가 있기나 한 건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남자는 먼저 바쿠를 향해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 그의 가슴에는 눈에 띄지 않게, 그러나 분명히 존재하는 '2'라는 숫자가 새겨진 작은 배지가 달려 있었다. 하지만 그것을 확인하기 전에, 그의 분위기만으로도 정체를 짐작할 수 있었다.




"마다라메 바쿠 회원님, 약속된 시간에 도착했습니다."




그의 목소리는 부드러운 존댓말이었지만, 방 안의 모든 소리를 흡수하는 듯한 묘한 힘이 있었다. 그는 자연스럽게 키라리에게 시선을 옮기며 다시 한번 정중하게 인사했다.




"처음 뵙겠습니다. 클럽 카케로 입회인, 넘버 2, 야코 히코이치라고 합니다."




키라리는 순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바쿠가 카케로 회원이라는 사실보다, 그가 이 상황을 예측하고 미리 '입회인'을 불렀다는 것, 그리고 그 입회인이 이 햣카오 학원의 심장부인 학생회실에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아무런 제지 없이 나타났다는 사실이 더욱 놀라웠다. 그녀의 완벽한 통제하에 있다고 믿었던 '수족관'에, 외부의, 그것도 전혀 다른 차원의 존재가 너무나 쉽게 침투한 것이다.




야코는 두 사람 사이의 팽팽한 긴장감을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듯 말을 이었다.




"바쿠 회원님의 요청에 따라, 본 갬블의 입회를 맡게 되었습니다." 그의 시선이 키라리에게 향했다. "판돈 확인하겠습니다. 패배 시, 마다라메 바쿠 회원님은 남은 인생 전부에 대한 소유권을 모모바미 키라리 님께 양도. 모모바미 키라리 님은 '모모바미 키라리'로서의 인생 주도권 전부를 마다라메 바쿠 회원님께 양도. 이상 없으십니까?"




야코 히코이치의 정중한 질문 속에는, 거부하거나 번복할 수 없는 절대적인 무게가 담겨 있었다. 햣카오 학원이라는 특수한 무대는 순식간에 배경으로 밀려났다. 학생회장의 권력도, 재벌가의 배경도 아닌, 오직 두 괴물의 모든 것을 건 순수한 도박과, 그 결과를 강제할 '카케로'의 존재만이 빛나고 있었다.




진짜 지옥의 판이, 이제 막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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