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교수들도 사직서 의결...한산한 서울대 병원, 폭풍 전야

파이낸셜뉴스

2024.03.12 16:44:06

조회 1346 추천 4 댓글 12

12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대한외래 지하 2층 대기실이 한산하다. 채혈실 안내판엔 대기인원이 1명이라고 적혀 있다. 사진=강명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18일 기점으로 자발적 사직서를 제출키로 의결했다"(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환자의 생명과 건강 위협하는 행위다.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조규홍 복지부 장관)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서를 낸 후 교수들도 사직 엄포를 놓으며 반발에 가세했다. 일각에선 교수진들이 '제자 구하기'에 나섰다는 해석도 내고 있다. 교수들마저 병원에서 자리를 비울 경우 해당 병원 진료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위법 행위에 대해선 엄정 대응하겠다는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대화의 채널이 열려있다는 점을 수차례 강조하는 상황이다. 이미 일선 병원은 환자가 줄어 휑 한 상태다. 전공의 집단 사직으로 수술 등 일정이 줄거나 취소돼 폭풍 전야에 가까워 보였다.

12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대한외래 지하 2층 외래 병동도 한산했다. 내과, 외과 등 각 과 진료를 기다리는 환자가 적어 대기좌석이 절반 이상 비었다. 평소 대기가 많았던 채혈실은 안내판에 대기 인원이 1명이라고 적혀 있었다. 신장내과 진료를 보러 온 김모씨(65)는 "평소 채혈하려면 최소 10분 이상 기다렸는데 대기가 없어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대다수 교수, 사직 등 검토"

이날 서울대학교 병원에서 만난 내과 A교수는 "교수들은 정부와 대화를 요구하는 데도 정부가 이를 거부하고 있다"며 "대다수 교수들이 사직이나 겸직해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의사들은 과학적이기 때문에 근거 없는 정책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원가의 60~80%인 수가를 받아들여서 많은 환자를 받아야 하는 게 원죄"라고 덧붙였다.

교수들까지 정부 정책에 반발하면서 병원은 긴장감이 흘렀다. A교수에 따르면 서울대학교병원 내과는 전공의가 모두 떠났고 전임의도 얼마 남지 않아 진료 인원이 절반 이하로 줄어든 상태였다. 결국 신규 환자를 받지 않아 환자도 절반 이하로 줄어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

특히 교수들은 이번 사태가 '밥그릇 싸움'이 아니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B교수는 "의사는 40대부터 본격적으로 돈을 벌고 그나마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와과 등은 돈을 많이 못 번다"며 "환자와 관계가 형성돼야 겨우 할만한 직업인데 이를 악마화 시켰다"고 토로했다.

정부 "불법행위 엄정 대응, 대화는 적극 노력"

정부는 불법 행위에는 강경 대응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의대 증원, 필수의료 4대 정책패키지 등을 통한 의료개혁도 차질없이 이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정부는 2000명 증원에 대해 확고한 생각을 갖고 있다"며 "정부는 의료개혁의 필수적 요건인 2000명 의사 증원을 흔들림 없이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소득의 증가와 급속한 고령화를 고려할 때 의료 수요 증가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며 의사 증원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교수들은 정부와 함께 진료를 거부한 전공의들이 환자의 곁으로 돌아오도록 지혜를 모아야 하며, 집단 사직 의사를 철회해달라"고 강조했다.

그렇다고 대화의 문을 닫은 상황은 아니다. 의대 증원 2000명에서 물러설 수 없지만 대화는 가능하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박 차관은 서울대의대 교수들의 사직이 의료현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응급과 중환자 수술 등 필수의료에 대해서는 유지하겠다는 뜻이 있기 때문에 어떤 계획을 갖고 사직서 제출을 하겠다는 의미인지 파악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집단사직이) 현실화되지 않도록 정부가 의료계와의 대화에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남은 기간 동안에도 최선을 다하겠다"며 "교수 사회 동요가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대화에 노력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한편 복지부는 지난 11일까지 이탈 전공의 5556명에 대해 면허정지 등 행정처분 사전통지서를 송부하는 등 엄정 대응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의료공백을 막기 위한 비상진료대책을 고도화하고 있다. 특히 군의관과 공보의 등 추가 인력을 투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1일 20개 의료기관으로 파견된 군의관과 공보의는 이날까지 병원 근무에 필요한 교육을 마치고 내일부터 본격 근무에 들어간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강명연 강중모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가비 "내 가슴 크기, 한국에선..." 사이즈 공개에 '발칵'▶ SKY반 여고생 "한번에 임신, 야산 출산 후 매장 시도"▶ 수원 배수로 50대 나체 여성 시신 발견…부검했지만 ▶ '피아노' 이루마에 "재산 7조 맞냐" 묻자, 겸손하게...▶ "부부싸움 후 시댁 가는 남편, 시母 가슴 만지며..." 사연

고정닉 0

원본 첨부파일 1

202403121503099756_l.jpg

전체 댓글 0개

등록순

본문 보기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운영원칙 및 관련 법률에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Shift+Enter 키를 동시에 누르면 줄바꿈이 됩니다.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힘들게 성공한 만큼 절대 논란 안 만들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6/10	-	-
11513	'대북송금은 李 방북 사례금' 판단한 법원...검찰 수사 속도	파이낸셜뉴스	06.09	44	0
11512	펜타닐의 급습...."오남용은 막아야"[김동규의 마약 스톱!]	파이낸셜뉴스	06.09	44	0
11511	검색 포털에 마약 은어 'XXX' 넣어봤더니, "팝니다. 24시간 판 [19]	파이낸셜뉴스	06.09	6058	3
11510	워마드 '얼차려 사망 훈련병 모욕글' 돌연 삭제 [109]	파이낸셜뉴스	06.09	7974	91
11509	허경영, '선거법 위반' 유죄 확정...2034년까지 출마 불가능	파이낸셜뉴스	06.09	84	0
11508	"중앙선 침범 사망사고 사실 만으로 '중대한 과실' 단정할 수 없어"	파이낸셜뉴스	06.09	42	0
11507	"즉각 퇴거하라" 스님에 '문자 해고', 법원 "월급 받은 근로자인데	파이낸셜뉴스	06.09	57	0
11506	재시동 거는 '노란봉투법', "쟁의행위 무제한 면죄부 우려 보완 필요	파이낸셜뉴스	06.09	39	0
11505	'칼부림 살해', '신림 살해'... 조선·최윤종 항소심 선고[이주의 [2]	파이낸셜뉴스	06.09	77	0
11504	1심 법정공방 끝난 쌍방울 대북송금 '2라운드 예고' 검찰·변호인 "	파이낸셜뉴스	06.07	127	0
11503	"편의 봐줄 테니 우리 딸 취업기회 줘"....태양광 비리 前 태안군 [2]	파이낸셜뉴스	06.07	272	1
11502	"왜 나 화나게 해"...과도 휘두른 중학교 교사, 체포 [1]	파이낸셜뉴스	06.07	158	0
11501	"비합리적 변명 일관" 징역 9년 6개월에...이화영 측 "받아들일 [1]	파이낸셜뉴스	06.07	191	0
11500	'대북송금·뇌물' 이화영 징역 9년 6개월..."도지사 보고 여부,	파이낸셜뉴스	06.07	102	0
11499	도시락 구독 서비스 중단에 경찰 고소장 접수 [9]	파이낸셜뉴스	06.07	6457	3
11498	'대북송금·뇌물' 이화영 1심 징역 9년 6개월..."비합리적 변명	파이낸셜뉴스	06.07	99	1
11497	'자정 전 귀가' 보석 조건 어긴 정진상…재판부 "경각심 가져라"	파이낸셜뉴스	06.07	98	0
11496	[속보] '대북송금·뇌물' 이화영 유죄 ...법원 "비합리적 변명,	파이낸셜뉴스	06.07	89	0
11495	[속보] '대북송금·뇌물' 이화영 유죄 ...법원 "北에 자금 전달,	파이낸셜뉴스	06.07	79	0
11494	[속보] '대북송금·뇌물' 이화영 유죄 ...법원 "피고 행위로 외국	파이낸셜뉴스	06.07	68	0
11493	[속보] '대북송금·뇌물' 이화영 유죄 ...법원 "장기간 문제 의식	파이낸셜뉴스	06.07	63	0
11492	[속보] '대북송금·뇌물' 이화영 유죄 ...법원 "방북 사례금 보기	파이낸셜뉴스	06.07	68	0
11491	'고수익 보장' 브릿지론 앞세워 280억 가로챈 일당 경찰 수사	파이낸셜뉴스	06.07	4346	0
11490	[속보] '대북송금·뇌물' 이화영 유죄 ...1심 징역 9년6개월	파이낸셜뉴스	06.07	67	0
11489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 범죄' 檢수사개시 범위에 포함...법무부 입법	파이낸셜뉴스	06.07	65	0
11488	공직선거법 위반 이완식 충남도의원 '일단' 의원직 유지...대법 "절	파이낸셜뉴스	06.07	57	0
11487	'허위 뇌전증' 유명인 병역 면탈 도운 브로커, 징역 5년에 상고	파이낸셜뉴스	06.07	72	0
11486	21억 빼돌린 노소영 전 비서, "깊이 반성" 호소	파이낸셜뉴스	06.07	77	0
11485	'대장동 재판' 출석한 이재명…'이화영 선고' 질문에 묵묵부답	파이낸셜뉴스	06.07	78	0
11484	"한남충 한마리, 여권 0.001%씩 상승"...육군, "비방 댓글 [76]	파이낸셜뉴스	06.07	2036	40
11483	서울대병원 17일부터 전체휴진…의협, 오늘 총파업 투표 마감 [7]	파이낸셜뉴스	06.07	489	4
11482	강남 오피스텔 모녀 살인 65세 박학선 송치…"죄송합니다"	파이낸셜뉴스	06.07	84	0
11481	지난해 학교폭력 검거자 1만5000명 넘겼다…'5년간 최다'	파이낸셜뉴스	06.06	109	0
11480	[단독]'얼차려 중 사망' 12사단 훈련병에 여초 커뮤니티 "축하한다 [1]	파이낸셜뉴스	06.06	205	0
11479	대법 '미르의 전설' 저작권 분쟁 파기환송…"중국법 따라 다시 재판"	파이낸셜뉴스	06.06	99	0
11478	머스크의 X, 성인 콘텐츠 허용…"성인물로 도배될까" 우려	파이낸셜뉴스	06.06	129	0
11477	이재명 운명 달린 이화영 1심 선고…관전포인트는	파이낸셜뉴스	06.06	91	0
11476	"무관용 원칙 대응"... 'MZ 조폭'과의 전쟁 선언한 검찰	파이낸셜뉴스	06.06	99	0
11475	장례식장에서 찬송가 크게 틀며 소동 부린 부부, 집유 [1]	파이낸셜뉴스	06.06	188	0
11474	'이선균 수사 정보 유출' 검찰 수사관 구속영장 기각	파이낸셜뉴스	06.05	121	0
11473	이주노동자에 불법행위 지시한 경찰관…인권위, 진정 기각	파이낸셜뉴스	06.05	122	0
11472	검찰, '서울대 N번방' 30대 주범 추가 구속기소	파이낸셜뉴스	06.05	126	0
11471	마약하고 음주하고 자기차 불태운 30대 여성, 구속	파이낸셜뉴스	06.05	112	0
11470	경찰, '4000억원대 유사수신' 아도인터내셔널 일당 '120명' 검	파이낸셜뉴스	06.05	117	0
11469	檢, '남학생 성추행한 혐의' 기간제 교사에 징역 14년 구형 [1]	파이낸셜뉴스	06.05	171	0
11468	법무법인 세종, '건설부동산 분쟁 아카데미' 성료[로펌소식]	파이낸셜뉴스	06.05	100	0
11467	법무법인 태평양, '공정거래 재판의 모든 것' 세미나 성료[로펌소식]	파이낸셜뉴스	06.05	102	0
11466	경찰관·시민, 현충일 기부러닝…순직 경찰 자녀 돕는다	파이낸셜뉴스	06.05	105	0
11465	'하도급법 위반' HD한국조선해양, 1심 벌금 15억원	파이낸셜뉴스	06.05	98	0
11464	"술 취해 수백만원 결제"...가짜양주 먹여 2억원 뜯은 유흥주점 일	파이낸셜뉴스	06.05	10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