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골댕이의 뒷태를 유심히 살펴봤다.

건장한 체격, 다부진 몸, 꽤 높은 키, 단단해 보이는 근육들.

어떻게 봐도 수컷의 몸이었다.

지금까지 수컷의 몸은 많이 봐왔지만 그냥 나랑 같은 수컷의 몸일 뿐, 별 다른 생각을 가진 적은 없었다.

하지만 이 놈이랑 몇 달 동안 계속 떡치다보니 조금 생각이 바뀌었다.

분명 수컷의 몸인데도 꼴렸다.

비록 수컷의 몸이라도 이 녀석이라면 꼴렸다.

물론 수컷의 몸이지만 이 녀석의 몸이라고 생각하면 꼴렸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 머리와 내 고추로 곰곰히 생각해봐도 이 녀석은 내 인생에서 가장 절륜한 섹스 파트너였다.

전여친들을 떠올리며 조금 불편하거나 불만족스러웠던 점을 생각하면, 이 녀석은 그런 단점이 전혀 없는 상대였다.

내가 조금 세게 박으면 아프다며 엄살부리던 여친과는 다르게 세게 박으면 박을 수록 좋아하는 놈.

가끔 기분이 상하면 어르고 달래주며 온갖 뻘짓을 해줘야 자지 한 번 받아주는 여친과는 다르게 오히려 자지를 주는 걸로 기분 나쁜 게 풀리는 이상한 놈.

가끔 생리한다거나 몸이 별로라면서 어떻게든 잠자리를 피하던 여친과는 다르게 지금까지 한 번도 아픈 적이 없고 자지를 받으면 더욱 활발해지는 건강한 놈.

조금이라도 더러워지면 싫다면서 어떻게든 고추를 벅벅 씻어야만 한 번 해주던 여친과는 다르게 대충 씻어도 변함 없이 좋아하며 내 자지를 맛있게 빠는 음탕한 놈.

콘돔을 안 쓰면 절대 넣지 못하게 하던 여친과는 다르게 그딴 걸 왜 쓰냐면서 자기가 먼저 콘돔을 집어던지고 나에게 생자지로 박는 맛을 처음으로 알게 해준 능숙한 놈.

지금까지의 내 성생활을 생각해보면 이 녀석보다 잘하는 애도 없었고, 이 녀석만큼 나를 만족시켜 주는 애도 없었고, 이 녀석만큼 내가 원하는 걸 다 해준 애도 없었다.

이쯤되니 이 녀석이 수컷이라는 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수컷의 몸이 아닌 골댕이의 몸.

단순히 수컷의 몸이라 생각하면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아야 하지만, 이 녀석 만큼은 나에게 특별하게 여겨졌다.

수컷이랑 떡치는 건 싫은데 얘는 좋아.

이런 생각이 들면 들 수록 그 날에 골댕이가 했던 말이 계속 머리에서 맴돌았다.

'너 오늘 나랑 하면 이제 다른 암컷으로는 만족 못 할 걸?'

단순히 나를 도발하려는 말인 줄 알았지만, 아주 확실하게 맞는 말이었다.

다른 암컷으로 만족을 못 하기는 커녕, 아예 이 놈이 아니면 만족하지 못 하는 수준까지 가버렸으니까.

...이제 나한텐 얘 밖에 없어.

이 놈에게 놀아나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알면서도 헤어나오질 못 해.

앞으로의 내 인생에서 얘만큼 잘해주는 애를 찾을 수 있을까?

...아마 없을 거야.

그렇다면 붙잡아야해.

"야."

"왜?"

앞으로도 쭉 나와 함께 해줬으면 좋겠어.

"...그냥 우리 사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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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