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보다 눈물이 핑 돈 적은 처음이다 원체 개를 좋아해서 그러는 게 아니라 인간이 사랑으로 감싸고 베풀어주면 개도 그걸 느끼는듯한...왠지 사랑을 아는 동물같다 내가 군생활 할 때 집에서 키우던 야키다 한 마리가 있었는데 특별히 훈련을 시키지 않아도 머리가 굉장히 영민하고 사람을 잘 따랐다 그런데 내가 14박15일 상병휴가를 나왔을 무렵에 이 놈이 몹쓸 파보장염에 걸려버린 것이다 유독 정들었던 놈이라 휴가기간 내내 동물병원에 대리고 다니면서 주사도 맞히고 비싸다는 약은 다 먹여봤지만 휴가 마지막 날 끝내 가버리고 말았다 부대복귀하는 날 군복 다 챙겨입고 무거운 맘으로 전투화끈을 메고 있는데 아파서 꼼짝도 못하던 놈이 다리를 질질 끌면서 현관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평소에 먹을 걸 주면서 들어오라고 해도 절대 현관 안으로는 안들어오던 놈이.. 그리고 몇 분 지나서 바로 숨을 거뒀다 아마 개털나고나서 처음으로 들어와 봤던 것이리라 제 딴에는 주인이 먼 길 떠나는 거 알고 다시 못 볼거 같아서 마지막으로 정신이 반짝든건지, 자기를 아껴주고 사랑했던 사람들앞에서 죽고 싶었던 것인지... 암튼 그 때 이후로 우리 식구들은 개를 키우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