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4년 만에 방북하자 중국 관영매체가 “북한·러시아 밀착은 미국의 압박 속에서 나온 합리적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19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장기간 계속된 미국과 그 동맹국들의 북·러 고립과 압박은 이들 국가가 유럽·동북아에서 미국 주도 진영의 위협에 공동 대응하도록 만들 것”이라며 이 같이 평가했다. 북·러 밀착을 미국 탓으로 돌린 것이다.

글로벌타임스는 푸틴이 전날 북한과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을 체결하기로 했고, 노동신문 기고문에 ‘유라시아 내 안보 구조 건설’ ‘서방 통제 받지 않는 결제 체계 구축’ 등을 언급했다고 전하며 “이번 방문은 러·북 관계를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 의사결정권자들은 미국이 모든 것을 명령하거나, 미국의 가치관 수용을 강제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며 “미국이 다른 국가들에 더 개입하려 할수록 세계에 더 큰 약점을 노출할 것”이라고 했다.

북·러 협력이 미국에 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추이헝 화동사범대 러시아연구센터 연구원은 글로벌타임스에 “러시아와 북한의 의미있는 협력이 미국을 우려하게 하거나 심지어 두렵게 만들 수 있다”면서 “이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이 두 나라를 약화·고립시키려 한 미국의 접근이 실패했다는 뜻이고, 이들은 협력을 통해 전보다 더 강해지고 있다”고 했다. 왕쥔성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유럽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확장과 계속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 동북아에서 북한을 겨냥한 미국 주도의 군사 동맹 때문에 러시아와 북한 사이의 더 깊은 협력은 놀랄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18일 신화통신 산하 소셜미디어는 뉴탄친은 “한국이 푸틴의 방북에 대해 가장 우려하는 것은 북한의 자신감을 키우고, 러시아 지원으로 북한 미사일과 위성 수준을 높이는 것”이라며 “미국 또한 러시아가 급하게 필요한 무기를 북한이 공급해 우크라이나 전장에 투입될 것을 우려한다”고 했다.

다만 중국은 북·러 밀착으로 인한 자국의 대북 영향력 축소와 역내 분쟁 확대는 경계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18일 북·러 군사 협력은 역내 분쟁 장기화와 군사력의 과도한 확장 가능성을 키울 수 있고, 역내 미군 주둔 확대를 촉발할 수 있기에 중국도 우려하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러시아가 북한에 대륙간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된 첨단 기술을 제공하는 것은 조심스러워할 수 있다”면서 “북한의 무기 발전을 역내 위협으로 보는 우방 중국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