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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했을지도 모르고, 당연한 사실일지도 모르지만 차라에 대한 고찰

ㅇㅇ(121.53) 2016.01.17 00:40:00
조회 14181 추천 90 댓글 7

  가장 미스테리어스한 존재. 인간이면서 인간을 멸하고 싶었던 존재인 차라에 대한 단서는 여기저기 뿌려져 있다.


  우선 몰살 엔딩 대사를 보자.


  ATK, DEF, GOLD 등 숫자에 관한 언급을 한다. 이는 우리가 다른 게임들을 하면서 익숙해졌던 개념이지. 다른 '몬스터들을 죽이는 것밖엔 선택지가 없는' 게임들 말이야. 이를 언급한 이후에 '이 세계느 지워버리고 다음 세계로 넘어가자'고 한다. 즉 이 게임은 질렸으니 다음 게임으로 넘어가자는거다. 여기서 차라의 정체를 추측하자면


  젤다 시리즈의 링크요, 크로노 트리거의 크로노이며, 포켓 몬스터의 한지우다. 이름을 지어줄 수 있다는 시점에서부터 눈치를 챌 수 있다. 이놈은 우리가 한 모든 폭력적인 게임의 주인공, 즉 플레이어의 분신이다.


  역시 몰살 엔딩의 플라위의 이야기를 생각해볼까? 플라위는 자살하려고 한 뒤에 세이브/로드의 능력을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좋은 일에 그 힘을 썼지만, 점점 절망을 느낀 후 파괴와 살육을 하면서 얻는 희열에 취하게 되었지. 이 상태의 플라위와 성격이 비슷한 놈이 누구지? 차라다. 여기서 추측할 수 있는 건, 플라위의 세이브/로드 신공이 애초에 차라의 것이었다는 점이다. 위 문단에서 읽었듯이, 차라는 플레이어의 분신이잖아? 가장 흔한 능력인 세이브/로드도 당연히 가지고 있는거지.


  언더테일을 시동하면서 우리는 차라의 이름을 입력한다. 그리고 엔터를 누르자마자 묘한 연출이 나온다. 마치 시간이 엄청 지난 듯한... 플레이어는 이미 자신이 이름을 정해준 차라를 데리고 언더테일의 세계를 한바탕 여행을 한거다. 전형적인 용자물로, 몬스터들을 죽여서 EXP, LV를 얻고, 더 강해져서 숫자들을 늘리는, 전형적인 모험을 했다. 또, 이제 할 게 없어지자 GTA에서 차를 몰고 사람들을 치고 다니듯이, 모두 몰살도 해보고, 이상한 선택도 해보고, 져보기도 해본거지. 이 짓을 누가 했지? 플라위가 했지.... 세이브/로드의 힘을 가진 사람이 숙명처럼 맞이하는 운명인거다. 불살 엔딩 후 몰살 엔딩을 선택한 사람도 차라와 똑같아졌다고 할 수 있지.


  하지만 차라는 여러 변태 플레이 도중 계획이 실패하여 세계엔 이변이 나타나고 말았다. 차라의 힘을 그대로 물려 받았으면서 기억도 없고, 또 몬스터에게 자비를 베풀 수 있는 이질적인 존재이자, 플레이어이지만 이름도 지어주지 않은 존재, 이질적인 프리스크가 나타난거지. 여러분도 알다시피, 자비를 베푸는 능력이 하나가 추가되자 게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우리가 아는 이 신선한 스토리를 즐길 수 있게 된거다. 하지만 여러분이 다른 게임과 다름 없이 몬스터들을 죽이는 것을 게임의 낙으로 삼으면? 몬스터들과 어울리기보다는 숫자를 올리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면? 프리스크는 차라와 다를 것이 없으므로 바로 차라가 되는 거다.


  종합하자면, 이 게임의 발상의 시발은 다음과 같다고 본다. 토비 폭스는 몬스터들을 죽이면서, 아무런 죄책감도 느끼지 못하고 오히려 성취감만을 느끼는 모든 게임에 대해 위화감을 느낀거지. 그리고 생각한다. '아니, 몬스터들과 친구가 되는 선택지가 있으면 안되는건가?' 이 발상에서 매력적인 캐릭터들, 본인의 전공을 살린 음악들, 그리고 인상적인 스토리의 살이 붙어서 생긴 게임이 이 언더테일이라고 본다.


  기일게 썼는데 새삼스러운 내용이 아니길만을 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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