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디씨, 취미는 뭐예요?”

부장님의 질문이었다. 회식자리에서 소주잔을 기울이던 중, 갑작스럽게 날아온 평범한 질문.

그런데 난 그 순간 얼어붙었다.

“취미요...?”

뇌에서 반사적으로 도는 수십 개의 단어. 독서, 운동, 영화 감상, 캠핑, 사진, 러닝...

하지만 하나같이 가짜였다.

운동? 작심삼일로 끝난 헬스장 등록증.
독서? 서점 사진만 모은 인스타 피드.
러닝? 하다 죽을 뻔.

결국 난 웃으며 말했다. “없습니다. 아직 취미를 못 찾았어요.”

부장님은 조금 아쉽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셨다.

하지만 나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래도 국지갤은 내 취미다...’

그곳은 나의 안식처다.
어느 지하돌이 졸업했는지, 오늘 체키는 어땠는지, 누가 물판에서 신나게 떠들었는지.
새벽 세 시에도 국지갤엔 누군가 있다. 함께 웃고, 울고, 싸우고, 또 화해하는 사람들.

오시를 향한 감정은, 어쩌면 짝사랑이 아니라 살아있다는 증거였다.

취미가 뭐냐고?

말 못 해. 회사 사람들이 국지갤을 알면 너무 멀리 가버릴 테니까.

그렇지만 오늘도 나는 집에 돌아와, 조용히 핸드폰을 켰다.

브라우저 주소창에 손이 자동으로 간다.
dcin....

이게 내 진짜 하루의 시작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