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가 강한 팀이 토너먼트에서 우승한다

축구를 잠깐이라도 본 사람은 모를 수가 없는 격언이다

한번이라도 지면 떨어지는 긴장감이 극도로 높은 토너먼트에서 감독과 선수들은 가장 보수적인 선택을 본능적으로 취하게 됨

그렇기 떄문에 한골승부, 누구 방패가 더 강하냐의 싸움이 된다

수비가 강하다? 골키퍼가 선방을 잘한다, 센터백들이 벽이다, 미드필더들이 공을 잘뻇는다 등등 여러가지 요소가 있을 수 있지만

여기서 한문장을 추가하고 싶다

'풀백까지 수비적인 팀이 우승한다'

브라질 월드컵을 우승한 독일은 (람을 뒤에 라이트백으로 내리긴 했지만)

조별리그에서 센터백 네명으로만 백포를 세워 포터백으로 조롱당했다

또한 러시아 월드컵의 프랑스도 뤼카와 파바르라는 센터백 겸임이 가능한 사이즈 큰 풀백들을 주전으로 내세웠다

스토퍼를 박스까지 침투시키는 백쓰리 운영, 풀백의 언더래핑, 측면에만 3~4명이 몰리는 극단적인 과부하

이러한 측면 하프스페이스 공략법은 클럽축구에서는 이미 유행이 한바퀴 돌아버린 논법이지만

국가대표 축구에까지 접목시키기에는 난도가 높다

국적으로만 선발해야 하는 국가대표에는 이에 필요한 능력을 갖춘 선수 뽑기도 힘들뿐더러

팀 전체가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하는 전술색 입히는 시간도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

그렇기에 차라리 측면 공격력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수비를 두터이 하는 것이 더 실리적이다

측면 수비수들의 포지션 자체가 낮기에 뒷공간의 위험도 감소할 뿐더러

이들이 중앙에 좁게 늘어서면 웬만한 측면공격은 무마된다, 결국 골은 중앙에서 터지기 떄문

높이가 있는 선수가 드글거리니 세트피스 실점도 웬만하면 당하지 않는다

다시 월드컵 우승팀의 사례로 돌아가면 독일은 외질과 뮐러라는, 중앙 플레이가 더 익숙한 선수들을 측면 미드필더로 배치하였고

프랑스도 음바페의 반대쪽에 본래 중앙 미드필더인 마투이디를 기용했다

측면 미드필더들까지 중앙성향으로 채워 가운데를 단단히 걸어잠근 것

클럽축구의 화려한 측면 하프스페이스 공략은 국대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중앙을 두껍게 채워 한방을 노리는 것이 실리적으로 옳은 선택이다

이 논리를 이번 월드컵 강팀들에 적용시키면 어떻게 될까

A조의 네덜란드를 보자

센터백의 반다이크 더리흐트는 20여년 전 황금세대와 견주어도 꿇리지 않는 훌륭한 조합이다

다만 풀백이 부족하다, 말라시아는 사이즈가 너무 작고 둠프리스는 너무 공격적이기 때문

다른 포지션도 세계급이라 보기엔 무리가 큼

B조엔 영원한 웃음거리 잉글랜드가 있다

백쓰리를 구성하게될 매과이어 다이어 스톤스 워커 모두 지난 대회들에 비해 폼이 매우 떨어졌을 뿐더러

윙백에서 가장 단단한 모습을 보였을 칠웰과 제임스 첼시듀오가 선발되지 못했다

벨링엄과 포든이 가세한 공격은 더 나은모습을 보여줄지 모르나 수비의 약점이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커보인다

C조엔 월드컵에 한맺힌 귀신 메시의 아르헨티나가 있다

리산드로와 로메로는 역시 아얄라 사무엘이 떠오르는 훌륭한 조합이다, 하지만 풀백이 문제다

포이스 몬티엘 몰리나 탈리아피코 모두 수비적으로 든든한 선수들은 아니다

안타깝지만 이번에도 우승은 힘들겠다

D조의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

지난 대회의 뤼카 파바르도 건재할 뿐 아니라 테오와 쿤데까지 센터백을 볼수 있다

포그바 캉테가 빠진 미드필더가 약해보이긴 하지만 어린 레알선수 두명이 뛰어다닌다면 오히려 장악력은 더 단단해질 수 있음

무엇보다 이런 운영으로 이미 우승해본 데샹이 여전히 감독이다, 변함없는 우승후보임

E조의 스페인을 보자

피케와 라모스가 빠진 센터백라인은 무게감이 확 떨어졌다, 파우토레스 에릭가르시아 라포르트 모두 수비력도 사이즈도 낙제다

알바 카르바할은 클럽에서는 두말할 것 없는 레전드들이나 역시 국대에서는 다른 이야기다

같은 조의 독일은?

뤼디거, 귄터, 케러 등 풀백에 세울 키큰 선수가 넘친다

공격수가 없는 것이 단점이지만 원래 월드컵 우승팀의 원톱이 주요 득점원이었던 것은 비야가 마지막이다

탑시드가 아닌 팀이 우승한다면 그것은 독일이 될 것이며 플릭이 귄도안을 쓰고 키미히를 내리는 개병신짓만 하지 않는다면 최소 4강을 봄

F조의 벨기에는 길게 평가할 거리가 없다

센터백들의 세대교체 실패가 심각하며 아직도 쓸만한 풀백이 안나와 윙백을 쓰는팀이다

16강에서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팀

G조 브라질의 최대약점은 풀백임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며 실바도 예전같지 않다

대진이 좋기는 하나 결국 약한 수비진이 발목을 잡을 것이다

반쯤은 농담이지만 치치는 차라리 에메르송을 뽑았어야 된다

H조 포르투갈은 좆두덕에 알아서 침몰할 팀이긴 하지만 역시 풀백이 약하다

칸셀루는 정석적으로 운영하는 팀에서는 수비가 불안한 평범한 선수가 되고, 게레이루는 늙었음

역시 힘못쓰고 탈락할 것임

그러므로 4강권팀은 프랑스 아르헨티나 브라질 독일 정도로 예측할 수 있으며

프랑스 또는 독일이 우승을 차지할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