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퀴아오의 계속되는 왼손 스트레이트 리드 펀치가 적중할 때마다...

가슴이 터지는 것 같았다...

호야의 팬이라서? 아니다..나는 호야를 그리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그럼 파퀴아오가 호야에게 비참하게 패배할 거라고 나불대고 다녀서?

그것도 아니다...그날의 호야라면 아래 체급의 실력자에게, 어떤 식의 패배가 되었든, 꺾여도 이상할 게 별로 없었다.

영웅을 보내는 아쉬움? 그건 지나친 감상이 아닐까 싶고... 

이건 그냥 너무도 슬픈 그림이다. 골든 보이가 금휘를 잃었든 말든.....



준비 기간동안 호야가 이 선수 저 선수에게 털렸다는 것도....그것도 경량급 선수들한테까지 고전했다는 것도...

모두 다 사실인듯....

카메라 앞에서야...몸 상태 최고다, 자신있다...하더라도....그 정도의 자긍심은 가지고 있어야 복서라고 할 수 있지...

경기 앞두고 겁부터 먹고, 몸상태 걱정하고 있다면....그때야 말로 은퇴할 시점이고......

바보같이 몸이 정말 움직이지 않을 때까지는 복서들은 계속해서 링에 오르려고 하니까...

몇 년만의 웰터로의 복귀가....35세 호야가 당해내기에는 너무도 큰 벽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파퀴아오.....역대 최고의 피지컬이라 불려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적응을 보여주었다....

경기력이라는 게 상대의 강약에 따라 돋보일 수도, 떨어져 보일 수도 있는 것이지만...

스파링에서 줄곧 연습해온 다양한 펀치들을....링 위에서 완전히 펼칠 수 있게 된 것 같다...

고로 우리는 파퀴아오의 최전성기를 보고 있다고 할 수 있을 듯.....

힘에서야 리키 해튼이 앞서는 것이 눈에 그려지지만.....이 정도의 적응력이라면

리키 해튼이 파퀴아오의 카운터에 고전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한동안 너무 슬퍼서 복싱 볼 마음이 안 생긴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