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망산에 묘지가 새로 생기면서

    본래 살던 북망산 홍어만이 갈 곳이 없어졌다.

    새벽부터 돌 깨는 산울림에 떨다가

    가슴에 금이 갔다.

    그래도 북망산 홍어는

    악마의 지옥같은 시뻘건 불바다에

    북망산 시체에게 저주의 메시지나 전하듯

     시뻘건 불바다를 한 바퀴 헤엄친다.


    북망산 메마른 묘지터에는

    조용히 앉아 콩알 하나 찍어 먹을

    널직한 마당은커녕 가는 데마다

    죽은이의 아우성이 메아리쳐서

    피난하듯 나무에 올라 앉아

    저녁 썩어빠진 시체 냄새에서 자기를 느끼다가

    북망산 1번지 무덤가에 도로 가서

    금방 죽은 시체 몸통에 입을 닦는다.


    예전에도 사람을 개잣처럼 보고

    사람 멀리서

    사람을 지독히 증오하고

    사람의 뒤통수만을 칠 궁리하던

    배신과 범죄의 상징 홍어는

    이제 신뢰도 잃고 믿음도 잃고

    오직 좌빨과 북한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붉은 물고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