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 X파일 파문, 누가 책임져야 하나
[브레이크뉴스 2005-01-19 19:20]
CBS 인터넷 노컷뉴스의 김대오 기자의 기사는 연예계와 광고계는 물론 언론계 전체를 뒤흔들고 있다. 물론 이 사건을 첫보도한 곳은 국민일보 계열의 쿠키뉴스이다. 쿠키뉴스가 짤막한 단신뉴스로 보도한 것을 협력매체인 노컷뉴스가 받았고, 이를 보다 자세히 보도했다.
노컷뉴스는 ‘큰 파장이 일고 있다’라는 보도를 했지만, ‘연예계 X파일’은 노컷뉴스가 보도하기 전까지만 해도, 해당 분야 전문가와 P2P 서비스를 이용하는 일부 네티즌들 사이에서만 돌아다니는 불확실한 소문집에 불과했다. 노컷뉴스의 보도는 국내 최고의 광고기획사 C사의 자료임을 밝혀주어, 이 자료에 신뢰의 권위를 붙여준 셈이다.
CBS는 세계의 웹사이트 순위를 매기는 알렉사닷컴의 기준으로 5만등 정도의 사이트에 불과하다. 이 기사가 CBS 사이트에만 올라갔다면 그다지 큰 파장은 없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노컷뉴스는 국내 최대의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를 비롯, 다음, 엠파스 등에 뉴스 콘텐츠를 제공한다. 노컷뉴스의 기사는 네이버의 메인화면 상단에 게재되면서, 최소한 수십만 명의 네티즌이 읽을 수 있는 대중적 파급력을 지니게 되었다. 이 기사는 현재 네이버의 가장 많이 읽은 기사 1위에 올라가 있다.
또한 이 기사에는 오후 3시 33분 현재 4,213개의 리플(댓글)이 달려있다. 특히 리플의 내용이 그야말로 가관이다. 노컷뉴스의 기사가 단지 간략하게 보고서 내용을 소개하는데 그친 반면, 이 기사의 리플에는 원문 전체가 복사되기도 하고, 원문을 다운받을 수 있는 인터넷 주소가 링크되어있다. 노컷뉴스가 기사를 작성하고, 이것이 최다 노출이 될 수 있는 메인화면에 배치되면서, 연예계 X파일의 존재 자체를 몰랐던 무수한 대중들이, 간단히 그 내용을 접수하고, 원문을 다운받고 있다.
이 보고서의 수준을 보고 판단한다면, 이를 기사화할 만한 가치는 전혀 없다. 참고할 것도 없고, 보고할 것도 없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된다.
“이 유치한 보고서가 작성되어서 해당 연예인들이 발끈하고 사건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이렇게 온 동네 방네 떠들고 다니면서 일이 커졌다는 것이다. 마치 성폭력을 당한 여성을 돕겠다고 “저 여자는 성폭력을 당했습니다. 너무 억울합니다”라고 온 동네에 소문을 내고 다니는 격이다.
X파일이 돌아다니는 것을 뻔히 알고 있는 다른 연예부 기자들이 이 건으로 기사를 쓰지 않은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이 보고서의 가치가 없다면, 그냥 무시하는 것이 맞는 일이지, 이를 기사화하는 순간, 좋든 싫든 대중적으로 확산된다는 것은 뻔한 일 아니었던가?
이 사건은 처음부터 끝까지 언론의 문제이다. 연예부 전문기자들이 만들어놓은 보고서의 수준, 그리고 이것이 대중적으로 확산되었을 때 양산될 무수한 피해자들을 고려하지 않는 한탕주의식 보도, 이것만으로도 가히 연예저널리즘은 더 이상 이대로 내버려둘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한다.
또한, 100명이 읽을 것을 100만명이 읽도록 만드는 무원칙한 포털 저널리즘 역시 비판의 도마 위에 올려야 한다. 일단 메시지를 생산하고 전파했다면, 이들은 끝까지 이에 대한 언론으로서의 책임을 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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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여자에게 끌렸어
제목이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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