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 20~600, 평균 핑40대라는 말도 안 되게 불리한 환경에서

상위 1% 이내인 프로1부를 찍어낸 것도 기적이라 할 수 있는데

그 프로1부에서 수 차례 승점 17~18점으로 잔류를 해낸 것만으로도

(사실 한 회차에 평균 두 번 씩은 이루어지는 튕김으로 인한 몰수패만 아니었어도 이 17~18점으로 월클 승급이었겠지)

이미 정상적인 0~2핑의 환경이었다면 챌린지를 달고도 남았음을 증명한 것에 진배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아둔한 탓에 남에게 보여지는 티어에 집착하여 수 일 간 스스로를 의미 없는 고뇌의 나락으로 빠트렸으니

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가

과거 리그오브레전드를 즐길 때를 돌이켜보게 된다

시즌2 520점에서 시작해 골드를 찍고, 어느새 플래티넘까지

여기서도 만족하지 못하고 다이아를 달아보자고 얼마나 고생하였던가

도저히 빠져나갈 수 없을 것 같던 플래1 구간을 기적적으로 벗어나 다이아에 안착했을 때

환희는 잠시 뿐, 플래1 구간을 넘어서는 지옥도가 다이아5 구간에 펼쳐져있음을 깨닫고

모든 게 무의미하다는 것을 깨닫았었다

이후 세컨 계정으로 브론즈1 구간에서 실버 승급전 수문장 역할을 하며 롤의 진정한 재미를 즐기게 되었다

나 또한 미숙한 인간이기에 피파에서 과거의 깨닫음을 뒤로한 채 같은 실수를 반복해버렸다

피온2, 피온3을 거른 뉴비인 내가 이 썩은 내 풍기는 고인 흙탕물 속에서

고작 몇 달 만에 정상적 환경에서였다면 챌린지를 찍어낼 팀과 실력을 갖춘 것만으로도 대단한 것이고

나 스스로 만족할 줄을 알았어야 했다

나는 왜 애초에 핑 40대에서 월클이라는 말도 안 되는 것에 집착하였던가

초심으로 돌아가

이 게임 그 자체를 즐기려고 한다

승패에 연연치 않고 핑이 갑자기 높아지면 스트레스 받지 않고 그냥 탈주해버리며

가능하면 하위 티어 머무르면서

상대 멘탈을 박살내는, 대전게임 본연의 재미에 빠져보려 한다

어이 아마추어~세미프로 친구들

날 만나지 않도록 기.도.하.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