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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우도(声優道) 44 - 박로미

アイマスはこおし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4.14 23:32:40
조회 330 추천 2 댓글 1

본인이 이번에 박로미를 선택한 이유는 별 거 없음. 단순히 한국계라는 점이었는데, 이 분 역시 별 거 없는 이유로 연기에 발을 들이게 되었다고 함.


개인적으로 꽤나 분량이 길어서 힘들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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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과 영혼이 하나가 되는 순간 - 박로미


박로미

1972년 1월 19일생. 연극집단 엔→LAL(대표이사) 소속. 주요 출연작은 '진격의 거인' - 한지 조에, '강철의 연금술사 풀메탈 알케미스트' - 에드워드 엘릭, '블리치' - 히츠가야 토시로, 'NANA' - 오사키 나나, '샤먼 킹' - 타오 렌, '∀ 건담' - 로랑 셰아크, 서양 영화에서 헬레나 본햄 카터, 힐러리 스웽크 등의 전담 성우, 그 외 연극 다수. 2013년부터는 보이스 스쿨 'studio Camblia' 주재.


가벼운 마음으로 연극부에 들어갔더니, 금새 연극의 포로로...


사실 배우가 되려고 생각했던 계기는 별 거 아니었다. 고등학교 때 처음 연극부에 들어갔던 것도 선배로부터 초대받았단 단순히 가벼운 이유였다. 그러나 들어가고 나서 금새 초대해주었던 선배보다 더 심취해버려서 연극에 푹 빠져 3년을 보냈었다. 하지만 연기에 관심이 있었다기보단 모두가 모여 하나의 작품을 만든다는 점이 좋았다. 조명의 색상을 조합하고나 해서 표현하려는 것을 구체화할 수 있다는 것도 매력적이었다. 그 당시에는 어느 쪽인가 하면 연출에 관심이 있었다.


지금도 잊을 수 없는 것이 고3 때 출전했던 전국 고교 연극대회의 지구 대회였다. 여고였기 때문에 미하일 엔데(※1929~1995. 독일의 동화 작가.)의 소설 '모모'를 등장인물을 모두 여성으로 개고(改稿)해 연기했었다. 하지만 실전에서 우리가 연기를 하는 동안 정전이 되어버렸다. 물론 공연은 중단되었고, 나는 회색의 여자(※원작의 악역 집단인 회색의 신사들을 여성화한 것.) 역을 맡았었기 때문에 보이지 않게 되어버렸고, '이렇게나 연습하고 왔는데 연기할 수 없는가'라고 엄청나게 충격을 받았다. 나 이외의 부원 역시 다들 통곡하거나 당황하거나 해서 우스운 텐션이 되어버렸다.


잠시 후 전원이 복구되고, 처음부터 다시 연기하게 되었을 때에는 텐션이 식어 냉정하게 되었고, 나 역시 회색의 여자로밖에 보이지 않게 되어있었다. 일체감이라고 해야 되나, 지금까지 느껴본 적 없는 정말 이상한 느낌이었지만, 그 느낌을 맛보고 나서부터부터 이미 연극의 포로가 되어 있었다.


한국 유학과 하나의 이별, 실의의 수렁에 빠졌을 때 다시 연극과 만나다


이후 진로를 결정하게 되었는데, 중학교 때부터 여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에스컬레이터식으로 여대에 진학하고 싶지 않았다. 더 이상 여자만 있는 환경은 싫어!라고 생각했었다(웃음). 하지만 부모님은 대학 진학을 원하셨기 때문에 국어 1과목과 실기 시험만 치르면 되었던 토호 학원 예술 단기대학(※한국의 전문대와 비슷하나, 일본의 전문 학교와는 다르게 약간 학술적인 면 위주의 교육과정을 가졌다.)에 진학했다. 하지만 공학에 진학하면서 염원하던 남자 친구도 사귀며 고등학교 시절의 연극에 대한 열정은 잃어버리고, '이대로 남자친구와 사이좋게 지내면 되잖아'라고 생각하게 되어버려서 평생 연극을 하게 될 줄은 생각도 못 했다.


그러던 나에게 다시 전환기가 찾아왔던 것은, 단기대학을 졸업한 후. 중학교 때부터 생각하고 있었던 '아버지의 나라인 한국에서 생활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실현하기 위해서 전문대를 졸업한 후 바로 남자친구를 두고 한국으로 어학 유학을 갔었다. 하지만 실제로 생활하고 피부로 느꼈던 한국의 현실은 마음에 그리고 있던 것과 달랐다.


그리고, '여기(일본)가 어머니의 나라가 아닌, 조국이었다'라고 생각하고 사랑스러운 그의 곁으로 돌아왔더니, 누구보다 사랑했었던 남자 친구는 내 친구와...(웃음). 있을 수 없는 상황에 충격을 받고 히키코모리 같은 상태가 되어 버렸고, 내 인생은 끝났다고 생각했었다(웃음).


실의의 나날을 보낼 무렵, 어떤 사람에게부터 '그런 너에게 딱 맞는 장소가 있다. 그 질척거리는 생각을 전부 토해낼 수 있는 곳이다'라고 소개받아서 오디션을 받은 곳이 바로 '연극집단 엔'. 거기서 연출가인 후쿠자와 토미오 선생님을 만나서 '이 사람이라면 모든 것을 보여줄 수 있다'라고 생각해서 (연극집단)엔의 연극 연구소에 들어가게 되었다.


나에게 연기는 신성한 것, 연기로 돈을 번다는 것에 대한 감이 오지 않았다.


내가 들어갔던 연구소에는 '마의 3일 연습'이라는 과정이 있었다. 3일간, 아침부터 잠들때까지 아주 깜깜한 방에서 나의 생각을 계속 내뱉어야 하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혹시 '위험한 집단에 들어갔나?'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우리를 지켜보는 후쿠자와 선생님의 눈은 진지했었다. 그래서 나도 심각해질 필요는 없겠다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계속 내뱉다 보니 연습이 끝났을 무렵에는 '선생님이 나를 좀 더 봐줬으면 좋겠어. 받아들여줬으면 좋겠어'라는 마음이 들었다.


그로부터 1년 정도 노력하니, 여러가지로 아프고 괴롭고 슬퍼서 어쩔 수 없던 마음이 생각을 내뱉어냄으로써 점점 정화되어 갔다. 겨우 인간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라는 감각이었다(웃음). 단지 내뱉는 것만이 아닌, 그것을 표현으로 바꾸고 싶다는 욕구로도 이어져 갔다. 연극집단 엔의 구성원이 된 것은 그런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다.


그러나 내가 연기자로써 살아간다는 것에는 스스로 의문을 가졌다. 먼저 연기로 돈을 번다는 게 와닿지 않았다. 돈을 버는 수단으로써의 연기는 생각하고 있지 않았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드라마나 무대나 PV 등에 출연하면 어느 정도의 돈을 받을 수 있는 세상이었다.


반면 순수한 마음으로 연기에 몰두해 있는데, 그렇지 않은 것이 이겨나가는 어른의 사정이 보이는 일도 있었어서... 나에게 있어서 연극은 몹시 신성한 것이었는데 그것이 점점 더럽혀지는 그런 장소에는 있고 있지 않다는 생각이 서서히 강해졌다. 아직 20대였기 때문에 정의감이 강했었다고 생각한다(웃음).


이것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받은 오디션에 합격, 성우 일의 현장은 연극 이상의 연극이었다.


그런 생각으로 연기를 그만두려 했던 때, '브레인 파워드'의 성우 오디션을 받았다. 스스로 '오늘을 끝으로 다시는 사람들과 만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해 그 외 불필요한 것은 생각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마지막 현장은 즐겁고, 재미있고, 무서울 것 없이 느긋하게 나 자신을 해방시켰다. 그게 먹혔던 것일까, 합격해버렸다.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 걸까라고 궁금해했지만, 혹시 하나님이 '아직 그만두지 마라'라고 하나라고 생각했었다.


'브레인 파워드'는 굉장히 재밌고 즐거운 현장이었다. 연기를 직업으로 하는 것에 환멸감을 느꼈던 적도 많았다. 하지만 이 작품의 수록 현장에서는 각각의 연기자가 자신의 포지션을 제대로 이해하고 역을 맡아 다음 사람에게 바통을 터치해나간다. 그 모습을 보고 '연극보다 더 연극같다'라고 느꼈다. 벌써 녹음하는 날이 기다려지고, 이런 멋진 세상이 있었나 하고 마음이 떨렸다.


그 때까지 성우라는 직업이 있다는 걸 머릿속으로는 알고 있었지만 가슴 속의 나로써는 목소리는 캐릭터가 직접 내는 것이었다. 그래서 순간순간마다 연기자 분들이 캐릭터에 생명을 불어넣어가는 모습을 눈앞에서 봤을 때 '이것이 연극이구나'라고 감동했다.


마이크 앞에서의 일은 '브레인 파워드'가 처음이었기 때문에 정말 왼쪽 오른쪽도 몰랐었던 상태였다. 그런 나에게, 연기자 분들은 하나하나 자상하게 가르쳐 주었다. '이 일을 좀 더 계속해보고 싶다'라고 생각했을 때, '∀ 건담'의 오디션을 받게 되었다. 나는 히로인 역을 받으러 갔지만 어떻게 하다 보니 주인공인 롤랑의 대사도 읽게 되었다.


'브레인 파워드'에서 토마 유미 씨가 소년을 연기하는 걸 보고 '이런 것도 가능하구나'라 놀랐었지만, 소년을 연기했던 건 그 오디션이 처음이었다. 그런데, 녹음이 시작되기 1주일 정도 전, '롤랑 역을 하게 되었다'라는 연락을 받았다.


나와 성별이 다른 '소년'이라는 필터를 통과시킨다는 것.


'브레인 파워드'에서는 매주 현장에 가는 것이 즐거웠지만, '∀ 건담'의 현장에서는 당황했던 것이 있었다. 아마 처음 맡는 소년 역이었기 때문이 크지 않았을려나 싶다. 나에게 연기란 진실을 비추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나와 성별이 다른 '소년'이라는 필터를 걸고 연기해야 했었다. 정말 거짓말 없이 연기할 수 있는 것일까. 그게 너무 무서워서 힘들었다고 생각한다. 또한 평소에 내지 않는 함성을 질러야 하는 장면도 많고, 성대가 피로해져 대사를 하다 중간에 목소리가 뒤집힌 적도 많고, 나 스스로도 한심함에 침울해지는 나날이었다


내 마음에 그리고 있던 세계와의 차이가 점점 커져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을 때, '브레인 파워드'의 캐스트들과 회식을 하게 되었다. 그 자리에서 '지금 현장은 전혀 즐겁지 않다'라 푸념을 했더니, 그들로부터 '너는 행복한 고민을 한다'라며 분노를 들었다. 아마 지금의 나라도 마찬가지로 그랬을 것이다(웃음). 그런 괴로움과 한심함으로 우울해져 있을 때, 감독이던 토미노 요시유키 씨가 말을 걸어주셨다. '박로미씨가 말하는 그게 어떤 소리든 롤랑이다.' 그 한 마디로 구원을 받았다. 토미노 감독은 사람의 마음을 몹시 잘 궤뚫는 분이시라 내 갈등 역시 간파해 주신 것이다.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이런 훌륭한 감독의 작품으로 데뷔했던 것, 소년 역을 연기할 수 있었던 것이 매우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나의 전문 성우 인생은 '샤먼 킹'에서 시작되었다


그렇게 성우라는 직업에 헌신했지만, 물론 바로 잘 되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 다음 받았던 '샤먼 킹'에서도 매주 혼남에 시달려야 했다(웃음). 돌이켜 보면 그 땐 나의 일만으로 벅차서, 전혀 앞이 보이지 않았던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나를 이끌어 준 것이 바로 하야시바라 메구미 씨와 타카야마 미나미 씨였다. '샤먼 킹'의 현장에서 함께 할 때마다 고민이 점점 사그러들어서 내가 지금 해야 하는 일이 선명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덕분에 가슴을 펴고 '저는 성우입니다!'라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 내 전문 성우로써의 인생은 '샤먼 킹'에서 시작되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엄청난 에너지를 써 나에게 그런 의식을 가지게 해 준 하야시바라 씨와 타카야마 씨는 나에게 엄마와 아빠 같은 존재였다. 그 전까지는 하나의 일이 끝날 때마다 '이제 이게 끝이구나', '캐스트 분들과도 이제 다시 만날 수 없겠구나'라는 생각이어싿. 하지만 '샤먼 킹'의 현장이 끝났을 때, '이 일을 계속하고 싶다. 작품을 만드는 데 있어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있다면 전력으로 해나가고 싶다'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하야시바라 씨와 타카야마 씨에게는 아직도 고개를 들지 못한다. 하지만 그렇게 혼내주시는 게 너무 고맙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다.


감각을 이끌어주는 음향감독과의 만남


지금까지 다양한 작품에서 소년 역을 맡았지만, 소년 역이나 성인 여성의 역이나 역할에 대한 자세는 변함이 없다. 연기를 해나가는 이상, 어찌 됐든 역할과 함께 하고 시팓, 내 모든 걸 다 쏟아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소년 역은 감정을 숨길 수 없다는 것. 성인은 본심을 숨기거나 너무 직설적으로 감정을 내지 않지만, 소년은 감정과 생각이 더 전면에 나온다는 생각을 한다.


'∀ 건담'의 롤랑에서 처음으로 소년 역을 맡은 이래, '디지몬 어드벤처 02'(파워 디지몬)의 이치죠우지 켄(서정우), '샤먼 킹'의 타오 렌, '드래곤 드라이브'의 오오조라 레이지지 등 다양한 유형의 소년을 연기하면서 드디어 '강철의 연금술사'의 에드워드 엘릭을 연기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성우 인생을 되돌아 보면, 다양한 캐릭터와의 만남과 동시에 다양한 사람과의 만남이 있었다.


데뷔작인 '브레인 파워드'의 경우에는 왼쪽 오른쪽도 몰랐던 나에게 스탭과 캐스트 여러분들이 하나하나 자상하게 처음부터 가르쳐주셨다.


나는 연기에 관해서는 비교적 완고한 성격이라 나 자신이 납득할 수 있을 때까지 몇번이라도 연기를 하는 성격이다. 그래서 현장에서도 자주 '한 번 더 할 수 있나요?'라고 부탁한다. 감독이나 음향감독이 OK를 했는데, 연기자가 NG를 내는 건 본래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브레인 파워드'의 음향감독이었던 우라카미 야스오 씨는 아무 말 없이 내가 납득할 수 있을 때까지 연기하게 해 주셨다.


언젠가, 같이 출연하시던 분이 '사실 그건 하면 안 되는 일이다'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가르쳐주셨기 때문에 그 후에는 납득하지 못하는 연기를 하더라도, '최고의 연기를 하지 못한 내 잘못이니 어쩔 수 없지'라고 생각해 가만히 있었다. 그러자 우라카미 씨는 '납득이 되지 않죠? 한 번 더 할까요'라고 말을 걸어주셨고... 그 후로도 '여기가 신경이 쓰이죠?'라고 말하는 일이 있어서 완전히 간파당해 버렸었죠(웃음).


우라카미 씨는 내 다양한 감각을 이끌어주셨다. 나도 연기하면서 굉장히 즐거웠고, 이루 감사할 수가 없다.


음향 감독이라면, 미마 마사후미씨와의 만남도 크다. 미마 씨는 일에 있어서는 굉장히 엄격한 편이지만, 고집도 짜증날 정도로 정확하다. 미마 씨와의 에피소드에 있어서 가장 인상에 남는 것이라면, '강철의 연금술사'에서 엄마가 죽는 장면에서 에드워드가 '네?'라고 말하는 것을 그 부분만 20번 넘게 했다. 나는 평소에 하던 것처럼 '에?'라는 느낌으로 연기했지만 미마 씨는 '아니다. 아이니까 좀 더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느낌으로 해라'라는 말을 하셨다. 그러나 나로써는 약간 장면 흐름상 그런 초이스를 할 수 없었다. 덕분에 강철의 연금술사에서는 잔업도 여러번 했었다. 미마 씨와 일하는 것은 정말로 에너지가 필요한 현장이다(웃음). 하지만, 나도 버티지만 미마 씨도 버티기 때문에 어찌 보면 좋은 밸런스가 아닌가 싶다.


연극의 제작에도 도전,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해 공연 중지 상황에...


연극을 제작하게 된 계기는 이전에 미야노 마모루 군과 라디오에 출연하게 되었던 것이다. 미야노 군이 내가 하는 연극을 보러 와주고, '나도 연극을 하고 싶다'라 해서 '그렇다면 같이 할까?'라 계속 말하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극작가 나카시마 카즈키 씨가 '이 각본, 연기해보는 건 어때? 미야노 씨와 박씨에게 맞는다고 생각한다'라며 '희전사악-그 남자, 십랑병위(戯伝写楽-その男、十郎兵衛-)'를 추천해주셨다.


나는 그 때 연극을 만들어가는 흐름을 파악하고 싶었기 때문에 내가 배우로 출연하면 그 목적을 이루기 어려워진다는 생각에 미야노 군이 주연으로 공연하고, 나는 연출에 전념했다. 모든 상황이 맞아떨어져 무대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한 느낌이 들 정도였었다. 그렇게 드디어 공연을 시작했지만, 공연 이틀째가 되던 날,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났다.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때야 말로 연극이 가지는 힘을 내보여야 한다'와 '이 상황에 연극이 뭐가 중요하나'라는 양 극단의 생각이 머릿속에서 소용돌이 치고 있었다.


드디어 공연의 속행과 중지 여부를 결정해야 했을 때 나는 '아직 여진도 계속되고 앞으로 어떨지 모르는데 목숨을 걸고 이 연극을 보러 와달라고 할 수 있느냐.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나를 설득해 달라'라는 푸념을 내뱉고 말았다. 물론 아무도 그럴 수 없었기 때문에 결국 공연 중지를 결정했다.


배우가 전력으로 맞부딪히기 때문에, 연극은 재밌다.


상황이 안정되고, 간신히 재연을 생각했지만, 나도 미야노 군도 동기가 떨어져가고 있었고, 그렇다고 이대로 재연하면 마음의 상처로 남을 것 같아서 어쩔 줄 몰랐다. 그 때, 나카시마 카즈키 씨가, '박씨는 죽을 만큼 열심히 했으니 이제 더 이상 열심히 하지 않아도 돼. 이제 이 연극은 손을 떼도 괜찮아'라 해주셨다. 그 말 덕에 어깨에 졌던 짐을 내릴 수 있었다. 덕분에 반대로 앞으로 나아가자라는 감정이 솟구쳤다(웃음).


처음 이 연극을 시작했을 때는 제작 자체가 처음이었기 때문에 아직 주위의 상황을 확인해가며 손으로 더듬어가며 진행하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2번째 공연을 담당했을 무렵에는 '이 연극은 내가 프로듀스하는 것이니 내 방식으로 하고 싶다'라고 말하면서, 연출에서 조명, 팜플렛까지 죄다 의견을 냈다(웃음).


내 성격상 전력으로 하지 않으면 기분이 풀리지 않았다. 모처럼 돈과 시간과 노력을 걸어주었기 때문에 타협하고 싶지 않았다. 그 전력으로 부딪히는 에너지가 있기 때문에 녁극이 재밌는 것이고, 고객에게 그 열이 전해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만들어 가는 애니메이션 작품과는 또 다른 재미다.


보이스 스쿨을 시작한 것은 지금의 젊은 이와 마주보고 싶었기 때문


연극을 제작하게 되면서 용기가 나서 시작한 게 'studio camblia'라는 보이스 스쿨이다. 어째서 그런 일을 하고 싶었냐면, 지금의 젊은이들에게 전력으로 에너지를 부딪혀서 서로 즐거움을 알길 원했기 때문이다.


그 전까지 양성소에 특별 강사로 불러주시기도 했지만, 처음 이야기를 받았을 때는, '연기자가 누군가에게 무엇을 가르쳐준다니, 말도 안 돼'라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최근의 애들은 차가워서 제가 대하면 분명 싸움이 날 거에요'라며 거절했다. 그러자 이야기를 주신 분이 '그 정도로 진심으로 부딪혀주세요. 학생을 울려도 돼요'라는 말을 해서 맡게 되었다. 그래서 최초의 레슨은 꽤나 싸우려 했던 것 같다(웃음).


그 때 학생들에게 무리하게 시킨 것이 연극집단 엔 연출가였던 후쿠자와 토미오 선생님이 하던 수업. 누군가의 눈을 보고, 큰 소리로 울부짖으며 앞으로 돌진해간다는 것이었다. 최근의 젊은이들은 타인의 눈을 의식하기 때문에, 이런 건 부끄러워서 하지 못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모두 진심으로 돌진해 상대의 바로 앞까지 와서 울부짖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내가 어린 아이들을 오해하고 있구나라고 깨달았다. 요즘의 젊은이들은 언제나 멍청한 태도를 취하고 있어서 분명 아무것도 느끼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마음 속에 이렇게나 호소하고 싶은 것이 많았던 것이다. 지금의 사회는 여러가지로 답답한 일이 많아서, 굳이 느끼지 않도록 감각을 셧다운시키지 않으면 살 수 없구나라고 느꼈다.


그 때부터 특별강사와는 별개로 더 시간을 들여 젊은이들과 연속성을 가지고 마주보고 싶다고 생각해 스스로 학교를 차리고 싶다고 생각했다.


우선 중요한 것은 자신과 마주하는 것. 한번뿐인 인생이니, 전력으로 살아라.


집중해서 뭔가를 전하고 싶을 때, 몸과 마음과 영혼이 하나가 되는 순간이 있다. 평소에는 그 감각이 뿔뿔이 흩어져 마음이 울적하거나 안정되지 않은 듯한 느낌이지만, 진심으로 자리를 잡고 집중하면 단단해진다. 자신과 마주하여 몸과 마음과 영혼이 하나가 되는 순간을 맛보고 싶다, 그런 감각을 맛볼 수 있는 장소를 만들어보고 싶다라고 생각해서 시작한 것이 'studio camblia'다. 그래서 'studio camblia'는 배우나 성우를 키우는 목적이 아니다 '나 자신을 알고 싶은 사람, 나 자신과 마주하고 싶은 사람은 오세요. 함께 진지하게 마주해보자'라고 말하고 있다.


물론 그 중에는 연기자를 목표로 하는 사람이 있겠지만, 그것은 결과적으로 나중에 따라오는 것이고, 그 전에 중요한 건 자신과 마주보는 것. '무엇을 표현하고 싶은지,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라는 부분에서 나오는 에너지가 없다면, 뭘 해도 성공은 할 수 없다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자신과 마주하는 감각을 익히고 나서 사회에 나가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세상이 답답하기 때문에 살면서 괴로움을 느끼는 사람은 마음 속에 있는 호소하고 싶은 것들이 쌓여 있기 때문에 좋은 표현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결코 지지 않고 자신과 마주하여 강해져 사회에 나가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다. 한번뿐인 인생인데 전력으로 살아가는 쪽이 더 재미있을 것 아닌가?


재주부리지 않아도 좋다. 여러가지에 흥미를 가지고, 마음을 풍부하게 해주었으면 한다. 그 앞에 처음으로 표현이라는 형태가 있다고 생각한다.


(2013년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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