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탈 소심이라 1군에서 욕먹고 있으면

오히려 칠 것도 더 못 치는 것 알고 있음

그냥 마음 비우고 2군 가서 좋았을 때 몸이 기억하던

타격을 떠올리면서 다시 밸런스를 잡고 와라

야구란 게 힘으로만 하는 것도 아니고

눈으로만 하는 것도 아니고 묘한 것이

칠 때 정타로 잘 치면 되는 운동이라

자기가 잘 치던 그 타격 느낌, 각도, 스윙감

몸이 늙어서 배트 스피드가 줄어들면 거기에 살짝 넘기는 스킬을 더한다든지

어떻게든 출루하고 살아나갈 수 있는 생존법이 있음

그리고 베테랑이라면 그 생존법을 하나라도 더 캐고 받아들여서

매년 바뀌는 시즌 환경, 매년 나이먹으며 감퇴하는 체력과 컨디션에 적응해야 함

그렇게 버티고 버티고 무시 못하는 묵은지 소리 듣다가

아 이제 정말 안되겠다 싶을 때 은퇴하는 것임

그런데 지금 타격하는 거 보면 아예 퇴물이 된 것보단

그냥 비시즌에 쉬다 아직도 올라오지 않은 컨디션에

병신같은 소심함으로 투수와의 싸움에 말려드는 게 큰 것 같음

그러니 일단 폼을 올리면서 더 쉬운 투수랑 수싸움에서

이기고 극복하는 것부터 다시 배울 필요성이 있음

그러니 2군 가서 멘탈 좀 잡고 와라 제발

너를 위해서도 하는 소리다

이렇게 1군 벤치에 앉아서 쌍욕 쳐먹다가

재계약 안되서 갈 곳 없이 쓸쓸하게 은퇴하는 걸 보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