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를 뒤흔든 최순실 정유라 사태의 후폭풍이 KBO리그에도 몰아쳤다. 지난 6월 지명된 1차 지명 신인들과 지난 11일 드래프트에 뽑힌 선수들 모두 2018년 1월이 돼야 구단에 합류할 수 있다. 교육부 방침에 따라 아마추어 선수들은 12월까지 수업일수를 모두 채워야 한다. 진로가 결정됐음에도 불구하고 사회활동은 학기가 종료된 후에만 가능하도록 법이 재정됐다.




이에 따라 각 구단 프로그램에도 큰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지금까지는 11월부터 신인 선수들을 소집해 신체검사를 시키고 몸 상태에 맞는 재활 프로그램과 웨이트 트레이닝, 재활 훈련 등을 계획했다. 경우에 따라선 10월 마무리캠프에 참가시켜 빠른 성장을 유도하기도 했다. 구단에 지명되고 입단 계약을 체결한 만큼 한 시라도 빨리 프로에 맞은 몸을 만들 수 있게 프로그램을 짰다.





하지만 이제는 이러한 과정들이 뒤로 미뤄졌다. 현장 지도자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한다. kt 김진욱 감독은 “좋은 활약을 펼쳤던 선수라 할지라도 아마추어와 프로는 다르다. 어차피 계약을 했으면 빨리 합류해서 몸을 만들어야 하지 않나. 보통 신인 선수들의 경우 8주 프로그램에 들어간다. 4주 동안 기술적인 지도 없이 무조건 트레이닝 파트에서 훈련시킨다. 하지만 이 부분이 늦어져버리면 결국 선수들이 적응하는 데 애를 먹게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처럼 현장은 반발하고 있으나 교육부의 방침이기 때문에 한국야구위원회(KBO)도 별다른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KBO 관계자는 “정유라 사태의 여파가 여기에도 몰아쳤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정유라가 학교에 출석하지 않은 게 알려지면서 교육부에서 모든 학생들이 수업일수를 준수하도록 만들었다. 야구선수들도 학기가 끝나는 날까지 무조건 수업을 들어야 한다. 구단 입장에선 아쉬울 수 있으나 교육부의 방침을 다시 바꿀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2월 1일부터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것을 고려하면 구단과 신인 선수 모두 1월부터 촉박하게 시계를 돌려야 한다. 김 감독은 “지침이 내려진 이상 여기에 맞춰야 하지 않겠나. 어린 선수들의 경우 기술적인 부분은 마무리캠프에서 만든다. 스프링캠프는 그 기술을 유지하고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이다. 하지만 일정이 이렇게 돼버리면 앞으로 신인 선수들은 늦게 커리어를 시작할 수밖에 없다”고 깊은 한숨을 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