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구리가 묻되,

"한실은 기울어지고 찌질이들은 개념닉의 총명을 가리우고, 역적이 득세하고 있는 세상입니다. 서슴치 말고 이 난세를 구할 방책을 가르쳐 주십시오."

이에 척추 답하였다.

"제 생각으로, 박성준의 변이 있은 후 천하의 찌질이들이 구름같이 일어났습니다. 특히 강남의 라꼬스떼는 가장 강대한 자. 그러나 배치기에게 패하고 말았습니다.

인력(人力)-사상, 경영, 작전, 인망, 그 밖에 찌질이의 힘도 큽니다. 배치기는 알바를 앞세우고 버젓이 본좌에 호령하여 악플과 도발 양면에 완벽을 기하고 있습니다. 오늘에 이르러서는 아마 그와 대적할 수 없다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입니다.

여기서 한 번 수갤러스 지방에 눈을 돌려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곳은 트간지의 땅인데 서버는 험준하고 떡밥이 풍부하며 개념닉과 고정닉이 많아서 기반이 튼튼합니다. 그러므로 수갤러스 역시 쓰러뜨려 빼앗기는 불가능합니다.

이렇게 본다면 천하는 크게 나누어서 배치기와 트간지로 이분(二分)되어 남북 어느 쪽에도 세력을 뻗을 수가 없는 것처럼 생각됩니다. 허나 아직도 양자의 세력이 미치지 못한 땅이 남아있습니다. 이것이 이 언어갤과 수리갤입니다.

언어갤은 무(武)를 기르고 문(文)을 일으키기에 흡족합니다. 교통은 사통팔달 남쪽 수리갤과 무역을 할 잇점이 있고 북쪽 수갤에서는 많은 자원을 구할 수 있어 이른 바 천부(天賦)의 갤입니다. 그 위에 이제 장군께 다시 없는 요행을 하늘이 내렸다고 생각합니다. 언어갤 대장 남봉황은 어리석은 노인이고, 그의 아들 일회용, 김쫀득도 소인배입니다.

또 수리갤은 어떤가 하면 요해(要害) 견고하여 은꼴사가 흐르고, 만산(萬山)의 벌판에는 기름진 떡밥이 훤칠하여 장래성이 있는 땅입니다만 대장 Nothing 역시 시대에 어둡고 성품도 좋지 않습니다. 요교(妖敎)가 날뛰고 개념닉은 악정(惡政)에 시달려 모두 명군(明君)의 출현을 갈망하고 있습니다. 바로 이 점입니다. 언어갤에서 일어나 수리갤을 치고 두 갤을 얻은 다음 비로소 배치기와 대립할 수 있을 겝니다. 수갤러스의 트간지와는 화전양면(和戰兩面)의 태세로 외교하기가 가능하게 됩니다."

이에 갑자기 괴구리 머리를 조아리며

"선생이 나오시지 않는다면 수갤의 천하는 필경 망하고 말 겝니다. 참으로 슬픈 일입니다."

라고 하자 이에 척추 손을 흔들며

"지극하신 장군의 심정, 짐작하고도 남음이었습니다. 만일 오래 버리시지 않는다면 재주는 없다 할지라도 견마(犬馬)의 노(勞)를 아끼지 않고 함께 국사에 미력을 다하겠습니다."

라고 하였다.

이 때, 척추의 나이는 二十세, 괴구리는 二十一세, 둘 다 부질없는 삼수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