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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利害일까 理解일까..너무 평범해서 더 현실적인 연애앱에서 작성

ㅇㅇ(223.62) 2023.03.08 05:01:27
조회 317 추천 23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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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갈 팀 내려가고, 올라갈 팀 올라간다.’ 야구를 한 시즌 내내 보다 보면, 늦여름 무렵 반드시 이런 제목의 기사가 뜬다. 뜬금없고 낭만도 없지만, 드라마 ‘사랑의 이해’를 보는 내내 그 말이 이렇게 바뀌어 들렸다. ‘잘 될 커플 잘 되고, 안 될 커플 안 된다.’ 그러니까 ‘될 연애’는 되고 ‘안 될 연애’는 어떻게 해도 안 된다. 지나친 결과론일까, 사적 견해지만 이 말은 사랑이라는 알 수 없는 영역에서 방황하는 이들에게는 꽤 효과적이다. 그래서, 드라마 내내 사랑을, 사랑하지만 ‘어려운’ 수영(문가영)을, 그리고 흔들리는 자기 자신을 이해해 보고자 애쓰던 상수(유연석)에게 말해주고 싶은 것이다. 아무래도 당신들은 어차피 안 될 거라고, 너무 답을 찾으려 애쓰지 말라고. 그럼, 괜찮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혁진 작가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한 드라마 ‘사랑의 이해’는 ‘애쓰는’ 드라마다. 사랑이 ‘이해’(利害)인지, ‘이해’(理解)인지, 아니면 그 어딘가 절묘한 지점에서 타협을 이룬 결과물인지. 지난하고 집요한 정답 찾기를 포기하지 않는다. 연애 드라마가 아니라 연애를 말하는 드라마다. 정주행 득실을 따지자면 매우 ‘득’.

극을 이끄는 건 상수이고, 그는 은행에서 일한다. 사원증 목줄의 컬러로 직군이 나뉘고, 손님은 통장 잔고로 철저히 계급화되는 곳이다. 같은 대학을 나왔으나 집안의 재력에 격차가 큰 상수와 미경(금새록)은 대졸 일반직, 감정에 솔직할 권리가 없다고 마음의 문을 좁힌 수영은 고졸 서비스 직군이다. 가족과 어려운 형편에서 생긴 상처는 쉽게 회복되지 않고 자꾸 위악을 부리게 한다. 여기에, 수영을 좋아하는 종현(정가람)은 아예 창구 밖에 존재하는, 비정규직 청원경찰로 경찰공무원 지망생이다.

시청률은 아쉬웠으나, 드라마는 꽤 많은 마니아층을 만들어냈다. ‘고구마 100개 먹은 드라마’란 악명도 높았는데, 시청자들도 참 ‘애썼다’. 제목에 들어간 ‘이해’의 중의적 의미나, 등장 인물들의 심리에 대해 ‘이해’해 보고자 하는 시도들이 많았다. 상수는 돈도 많고 예쁘고 성격까지 좋은 미경을 왜 온전히 사랑할 수 없었나. 상수에게 1%만 내어달라고, 99%는 자신이 채우겠다는 미경의 마음은 정말로 가능한 것일까. 모든 걸 다 가진 사람이 마치 퍼즐처럼 끼워맞추는 사랑은, 아무런 이해 관계도 없는 것일까. 상수와 수영 각자가 원하는 ‘평범’은 얼마나 같고 얼마나 달랐나. 두 사람이 만일 망설이지 않았다면, 솔직했더라면 결과는 달라졌을까.

드라마와 소설은 계속 질문을 던지는데, 바로 그 지점에 이 작품의 가장 큰 미덕이 존재한다. 답은 시청자와 독자 각자의 몫이지만, 결국 이 과정에서 우리는 이혁진 작가의 말처럼, 사랑이 우리를 발가벗게 만들고,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하는 것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재차 깨닫게 되는 것이다.

은행 안의 다양한 인간 군상, 특히 이해(利害)를 벗어나, 온전한 이해(理解)를 받기 위해 몸부림치는 네 남녀를 보며, 자연스럽게 자신의 위치를 가늠하게 되는 건 이 드라마의 가장 아프고 잔인한 점이다. 작가의 말처럼 “벌거벗은 자신을 바라보는 것도, 벌거벗은 상대방을 지켜보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니까. 그 속에서 우리는 때로 수영이었다가, 미경이었다가 상수가 되어 이리저리 흔들린다. 아, 그때 나는 네게 수영이었군. 그때 너는 내게 상수였군 하고 지나간 사랑과 사람의 ‘시재’를 맞춰 보는 것이다.

“평범한 여자 만나 결혼해야지” “결혼할 사람은 따로 있다”는 뻔한 말에서부터, “좋아하는 감정에도 책임이 따른다”거나 “사람들 다 각자의 불행과 상처를 안고 산다”는 잔잔한 상수의 독백. “사랑이 뭔데, 그렇게 대단하냐”며 조소하는 주변 인물들. “원하는 걸 채워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라는 수영의 밀어냄 등 연애와 사랑을 둘러싸고 우리가 자주 내뱉고, 자주 들었던 지극히 현실적인 대사들이 ‘명대사’가 되어 다가오는 것도 새롭다. 진중하고 섬세한 연출과 배우들의 호연 덕이다.

망설이고 돌아서고 흔들렸다. 그렇지만 끝내 솔직하고 다정했던 남자 ‘상수’의 눈빛이 여운을 남긴다. 드라마는 상수 그 자체인 유연석의 재발견이기도 했다. 감정 변화에 따라 변화무쌍한 유연석의 눈빛과 표정 연기만으로도 정주행할 만한 가치가 있다. 다만, 난이도가 만만치 않다.


명드맞아 이런 드라마 만들어준 작감배에게 칭찬 백번하고 싶네...여러번 복습해도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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