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기사는 일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

영화 《꾸뻬씨의 행복여행》 포스터
[메디먼트뉴스 이혜원 인턴기자] "행복이란 무엇인가?" 한 번쯤 해봤을 질문. 하지만 대답은 끝내 흐릿하기만 하다. 영화 《꾸뻬씨의 행복여행》은 이 질문을 품고, 진심으로 답을 찾아 나선 한 남자의 이야기를 따뜻하고 유쾌하게 그려낸다.주인공 헥터는 런던에서 잘 나가는 정신과 의사로 살아간다. 그의 삶은 겉보기에 완벽하다. 안정된 직업, 반듯한 연인, 여유 있는 생활. 하지만 매일 환자들의 고민을 듣고 처방을 내리면서도 그는 점점 더 공허함에 휩싸인다. "나는 행복한가?"라는 질문은 어느새 "사람들은 왜 행복하지 않은가?"로 바뀌고, 그는 마침내 모든 것을 내려놓고 '행복의 정의'를 찾는 세계 여행을 시작한다.
중국에서는 돈과 성공을 좇는 현대인의 허망함을, 티베트에서는 마음의 평온을, 아프리카에서는 죽음의 그림자 속에서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의연함을 마주한다. 미국에서는 과거의 연인과 재회하면서 진심 어린 감정을 다시 돌아보게 된다. 그는 여행 중 틈틈이 '행복수첩'에 메모한다
이처럼 《꾸뻬씨의 행복여행》은 한 남자의 유쾌한 모험 속에, 우리의 내면을 건드리는 소소하지만 본질적인 질문들을 던진다.
감독 피터 첼섬은 이 여정을 감각적이고 따뜻하게 풀어낸다. 특히 헥터가 수첩에 교훈을 적을 때마다 등장하는 손글씨 자막과 일러스트 애니메이션은 영화 전체를 동화처럼 만들며, 관객에게 잔잔한 미소를 안긴다. 또한 중국의 도시 야경, 티베트의 고요한 산사, 아프리카의 붉은 대지 등 다채로운 배경은 시각적으로도 여정을 풍성하게 만든다.
사이먼 페그는 익숙한 코믹 연기와 더불어, 진지한 성장의 감정선까지 훌륭히 소화한다. 헥터라는 캐릭터가 겪는 불안, 용기, 깨달음을 설득력 있게 그려내며, 관객으로 하여금 그와 함께 여행하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로자먼드 파이크는 현실적이지만 따뜻한 연인 클라라 역을 통해, 사랑이라는 감정이 어떻게 때로는 불확실함 속에서도 삶의 중심이 되는지를 조용히 보여준다.
《꾸뻬씨의 행복여행》은 단순한 자아 찾기 영화가 아니다. 이 작품은 행복이라는 추상적 개념을 각자의 삶 속에서 구체화하는 시도를 그린다. 여행지마다 만나는 사람들은 우리 사회의 축소판이다. 부를 가진 사람도, 아무것도 없는 사람도 모두 각자의 이유로 행복하거나 불행하다.
영화는 이렇게 말한다.
① 행복은 보편적이되, 철저히 개인적인 경험이다.
② 타인과의 비교, 지나친 통제, 과거에 대한 후회는 행복을 방해하는 대표적인 요소다.
③ 무엇보다, 행복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 이미 우리 곁에 있던 익숙한 것들에서 시작된다.
헥터가 돌아오는 여정의 끝에서 깨닫는 것은 거창한 진리가 아니다. 그가 떠나기 전 그대로 있던 연인, 그의 환자들, 평범한 일상이 바로 자신을 웃게 했던 것임을 알게 된 순간, 영화는 조용히 관객에게도 묻는다. "당신은 지금, 행복한가요?"
《꾸뻬씨의 행복여행》은 시끄럽고 혼란스러운 세상 속에서 행복이라는 주제를 솔직하고 따뜻하게 마주하는 영화다. 철학적이면서도 친근하고, 가볍지만 결코 얕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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