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고서 아무튼 몸을 못가누겟고 눈을 아무리 뜨려고 노력해봐도 이게 눈에 힘이 안들어가는지
안떠지는거야 진짜. 귀는 잘 들리거든. 말도 못하겠고. 아무튼 감각이 없어.

그러고 시간이 좀 지났나 눈을 진짜 힘겹게 뜰락말락 하다가 조금씩 떠지드라. 근데 참 신기한게
마비된것처럼 눈뜨려고 신경을 정신집중해도 몸이 맘같이 안움직이네 마치 팔 졸라저리면 감각없이 덜렁거리는것처럼.

그러고나서도 몸이 침대에 푹 파묻힌듯 잘 움직여 지지 않다가 조금 움직여볼라고 몸을 뒤척이는
순간 소주 한 댓병마시고 필름끊길만큼 취해버린것처럼 머리가 엄청나게 어지러워지면서 속이
엄청 울렁거리드라. 진짜 그상태 좀 오래 갔고.. 한 1~2시간정도는 진짜 괴로웠다.

통증은 그리 없엇어. 코밑이 좀 따끔따끔하고(코 밑을 째니까) 까진것같은 통증 알지? 코윗부분은
통증없고 코끝이랑 코 밑에쪽이 조금 아프던데 참을만 하더라.
-근데 나중에 제약회사 다니는 동생에게 물어보니 수술직후 놓은 진통제가 마약성분 들어간 엄청
강한거라 암환자들에게나 주는거래. 뭐 그럼 원래는 무쟈게 아픈 수술인가보군.

간호사가 중간에 와서 진통제 놓아주고 항생제 놓아주고. 항생제는 더이상 울렁거리지 않더라.
제대로 눈을 뜨고 시계를 보니까 5시더라. 수술실에 들어간건 오전 11시반쯤이었고 수술은
한시간 반만에 끝났다는데 그중간에 회복실에 들어가있다가 일반 병실로 옮겨져서 눈뜬게
5시면.. 한동안 정신 못차렸다는 소리네. 근데 의사선생님이 수술잘됐다고 이야기한건
수술실에서 하셨다거든? 그럼 중간에 귀만 트였는데 내가 시간감각이 잠시 없어졌었나?

아무튼. 좀 정신을 차렸는데도 여전히 어지럽고 속도 안좋고 아무튼 괴롭고 힘들더라. 코속엔
거즈를 왕창넣어서 틀어막았고 코위에 깁스후 테잎으로 고정시켰고 콧구멍 밑에는 흐르는 피를
받아내기 위한 거즈를 또 갖다대서 붙여놓았더라. 간호사가 많이 젖으면 거즈 갈아주고 연고
하나 주면서 수시로 발라주라 하더라. 아무튼 피곤해서 두세시간씩 잠깐 잠들었다가 깼다가
잠들었다가.. 그리고 막 정신들었을땐 좀 춥더라. 그래서 이불 뒤집어썼다. 
거울보니까 다행히도 그리 멍은 안들었는데 눈가에 피멍좀 들었고 얼굴이 약간 부었어.
그나마 나는 다행인데 건너편에 나랑 같은날 바로 앞수술한 남자애 잇었거든 걔는 코뼈가
휘어서 콧등뼈를 쪼개서 바로잡는 수술까지 해서 그런지 눈이 진짜 시꺼멓게 되가지고 양쪽
다 팅팅붓고 피멍들고 코주위도 멍들고 해서 얼음찜질 하더라.

물론 나도 얼음찜질 좀 했고 오줌이 마려운데 잘 나오지도 않더만. 그러고 한시간 뒤에 겨우겨우
소변보았고 소변보면 간호사가 이야기해달래서 이야기 해주었고..

아 그리고 다음날 오전 5시까지 금식. 근데 이게 또 사람 괴롭게 해. 왜냐면 코로 숨을 못쉬면
입으로 숨을 쉬어야 하거든. 근데 입으로 오래 숨쉬어보면 알겠지만 입안이 건조해지면서
바짝바짝 말라. 혀도 마르고 목도마르고. 그게 진짜 힘들다. 오래가면 목이 막 아파. 근데
금식이라 물은 마실수 없지.. 그래서 할수없이 입이 마르면 물을 잠깐 입에 모금었다가 도로
뱉는식으로 그다음날 오전까지 그랬는데 후.. 진짜 힘듬. 

아무튼 첫날 그렇게 괴롭게 보냈다. 잠도 제대로 잘 못잔거 같고.. 실은 그전에 많이 자서 잠이
좀 안온탓도 잇고 해. 아프면 진통제 놔달라 하고.. 원래는 8시간 간격으로 주는거래.
오전 5시 지나자마자 물마시고 후.. 살것 같더라. 그러고서 배고파서 기다리고 기다리다 8시에
밥나오는거 먹었는데 밥은 잘 넘어가. 코에 거즈대서 좀 불편하고 코로 숨이 안쉬어지니까
숨차지. 밥은 목구멍으로 넘겨야겠고 숨은 쉬어야겠고. 잘 모르겠으면 코막고 물마셔봐.

둘째날부터 몸좀 가누고 일어나서 조금씩 슬슬 돌아다녀봤어. 그냥 그 층 한바퀴 슬슬 걸었다.
그러고서 피곤해서 또 드러누워 자고.. 코는 여전히 불편하고 코피 조금씩 나오고 거즈 갈고..
수술은 잘됐다 하더라. 교수님이 신경을 많이 쓰셨다네. 아무튼 두번째날은 별 특이한거 없이
패스..

그리고 그다음 월요일 퇴원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