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입사한지 얼마 안되...

 게임 업계쪽 프로그래밍하는데...

 사회생활도 사실 거의 처음이고 해서 열심히 하려고 했어.

 대부분의 업무를 낮에 집중해서 퇴근시간까지 끝내고 밤에는 편히 쉬는게 최고의 직장생활이라고 생각했어.

 처음엔 뭐 신입이니까 신입한테 적당히 일을 주고 하더라? 그래서 솔직히 좀 편하게 일했어 큰 책임도 없고 하니까.

 그러면서 일이 늘어나고 난이도도 올라가고 해도 별 어려움 없이 해냈어. 가끔 일이 어렵고 해서 야근할때는 불만없었어. 

 근데 회사에 적응하면서 주위를 둘러보는 여유도 생기고 하니까...

 회사가 웃기더라?

 난 진짜 8시 30분에 출근해서 그때부터 화장실도 거의 안가고 일을 하는 스타일이야. 일은 낮에 끝내고 밤에는 쉬는거다라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거든.

 근데 사람들이 나랑 똑같이 출근해서 대충 일을 하기 시작해. 그리고 퇴근 시간에도 퇴근을 안해. 뭐 그건 이해가 가. 낮에 놀았으니 밤에 일하는건 당연한거라고 생각하니까.

 근데 난 일을 했거든. 그리고 낮에 일에 집중해서 말도 별로 안하고 주위 사람들이랑 웃고 떠드는 건 점심때 뿐이었어.

 근데 사람들이 낮에 열심히 웃고 떠들고 어디론가 나갔다오고 하면서 놀더니 왜 퇴근 시간이 되면서 나한테 일을 주는데?

 그리고 그 일을 주고 내가 그 일을 내일로 미뤄두고 퇴근하면 뭐 일을 열심히 안한다. 왜 주어진 일을 버려두고 퇴근하느냐 이런 반응이 나오지?

 솔직히 이해를 못하겠다.

 원래 프로그래머들이 자기 중심적인 사고를 가진건 인정해. 하지만 다른 사람도 자기와 같이 행동하고 자기처럼 일하고 자기처럼 쉰다는 생각은 제발 안했으면 좋겠어. 

 만약 그렇게 따지면 나는 저녁 10시부터 새벅 6시까지 최고의 코딩 컨디션을 보이는 사람이야. 만약 내가 직책이 좀 높고 하면 밑에 사람들은 다 날 따라야해? 그럼 일의 능률이 높아져? 아니잖아 그건. 

 그리고 일반 공장같으면 기계처럼 돌아가는게 맞아. 근데 왜 창의력과 집중력이 필요한 프로그래밍에서 기계처럼 착착 돌아가는 시스템을 기대하는거지?

문든 일하면서 든 생각인데 왜 회사는 사람의 창의력을 깍아먹는 시스템을 선호하는거지? 그때문에 입사때 창의력을 본다고 하는건가? 입사할때 창의력 100으로 들어왔다면 퇴사할때 창의력 0으로 만들어 보게? 적어도 그만큼은 회사가 먹겠다는거?

사회생활이 짧고 짧지만... 회사의 부조리함은 그 안에 모두 본거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