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더 많은데 사진이 5장 밖에 안되네요



뭐 이런저런 이유 때문에 친구들 교복 입고 학교 다닐때 저는 기름때 묻혀가며 일했습니다
첨에 들어갈 때 호칭이 \'야 이 새끼야~\' \'임마\' \'시발놈\' 이 호칭을 \'이군\', \'야\', \'동아\' 라고
바꾸는데 8개월 정도 걸리더군요. 틈틈히 연습해서 우리 공장에서 용접은 내가 짱이였거든요.
자기들이 아쉬우니 호칭이 변하더군요.


그 날도 어김없이 공장 식당에서 밥을 먹으며 티비를 보는 중에 세계 갑부 순위가 나오는데
빌게이츠라는 사람이 나오더군요. 그런 뉴스를 분명 몇번은 보았을텐데 이상하게
갑부=빌게이츠 이게 머리속에 뱅뱅 돌아서 뭐 하는 사람인가 알아보니 프로그래머라네요
그때 든 처음 한 생각은

\'프로그래머가 뭐야?\'


월급 받으면 새마을금고 가서 적금 넣고 동생한테 돈 조금 보내고 서점 가서
아이큐점프, 소년챔프 만화책이랑 마이클 크라이튼, 로빈쿡등의 스릴러 책 사보는게 낙이였던지라
운명의 그 날도 어김없이 단골서점에 가서 책을 고르는데 이게 인연인건지 옆에 사람이 서가에서
책을 넣다 뺐다 하는데 얼핏 프로그래밍이라는 글자가 눈에 들어온거죠


그 책이 위에 사진에 있는
Steven Holzner, The Peter Norton Computing Group-저
임진숙 역 Advanced Assembly Language 라는 책이었습니다
책 뒤에 보면 이런 문구가 있습니다

"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 순간 당신은 어셈블리 프로그래밍에 관한 한 최고 수준의 전문가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확 땡기져?


뭐 아는게 있나요. 그냥 샀습니다. 읽어보니 한글반틈 영어반틈인데 영어는 당연히 모르고
한글을 읽어도 이해가 안되더군요 더더구나 컴퓨터도 없었고 그냥 소설책 읽듯이 읽었습니다.
용접도 처음에 배울때 몸으로 부닥치며 위에 고참 욕들어가며 뒷통수 까이고 발로 채이며 배우거든요
그리고 나중에 용접을 잘했음에도 불구하고 용접 관련 책을 보면 이게 무슨 말이야~~ 깜깜했던지라
위에 책도 읽을때는 어렵지만 막상 컴퓨터 가지고 해보면 쉬울꺼야 라고 생각하며 그냥 주구장창 읽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못해도 50번 봤을때 공장 사무실에 로터스123과 한글을 쓰기 위해 컴퓨터가 생기더군요.
(위 사진에 책은 기념으로 남기려고 3번째로 산거고 1,2번째 산건 너덜너덜해져서 없음)
08:00~20:00 까지 신나게 용접하고 그 후로 잘때까지 컴퓨터 했습니다.

처음에야 cd, copy, dir 쳐보다가 debug 쳐보면서 화면 가득한 16진수들을 보며 오오오~~ 감탄하고 그 정도 였지요

내일 아침에 거래처 가야 해서 2부로~

이거 처음으로 속에 있는 이야길 하니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