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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일기장.diary

조자룡죽창쓰듯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5.11.07 06:47:14
조회 147 추천 0 댓글 0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eed8s



우연히 아버지의 일기장을 본 적이 있다.


내가 아주 어렸을


옹알이나 하던 갓난아이 시절에 쓰였던 일기인듯 하다.



일기에 쓰인 내용은


누나와 나를 키우면서 느꼈던 아버지의 감정들..


그리고 누군가의 아버지이기 이전에


고된 삶에 힘겨워 하는 한 인간의 속마음이 담겨 있었다.



일기장을 넘기던 중 내 눈길을 끄는 대목이 있었다.


어머니와의 다툼에 관한 내용이었다.


그날의 일기 마지막 줄엔


다음과 같은 아버지의 다짐이 적혀 있었다.



"다시는 아내에게 손찌검을 하지 않겠다."



기억을 더듬어 보았다.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목격하고


어렴풋이나마 내 머릿속에 남아있는 머나먼 기억을..



아버지의 고함 소리..


어머니의 울음 소리..


그리고 바닥에 누워있는 내 머리위로 날아다니던 집안 물건들..


부서진 장난감..



그렇다.


내 아버지는


당신께서 일기에 쓰고 다짐하신 것과는 달리


그 이후로도 숱하게 많은 폭력과 폭언을 자행하셨다.


아주 선명히 기억한다.



특히 아버지는


뭔가 당신의 성에 안차거나 심사가 뒤틀리는 일이 있을때면


주로 문에다 화풀이를 하곤 하셨다.



쾅!!


쾅!! 쾅!!



대문이 닫히는 소리.


안방 문이 닫히는 소리.



그리고 그 소리는


마치 전쟁의 서막을 알리는 총포음과 같아


문소리가 들리고 난 뒤엔 어김없이 폭언과 고함 소리가 들려왔다.



어린 나에게

그 소리는 마치 하늘이 찢어지고 땅이 꺼지는 듯한 공포로 다가왔다.



덕분에 나는 수 십년이 지난 지금도


어디선가 큰 소리가 나거나 고함 소리가 들릴 때면


뭔가 엄청난 일이 터질 것만 같은 공포가 밀려와 심장이 두근거린다.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


그토록 무섭기만 하던 아버지의 모습도


이제는 세월의 파도에 침식되어 많이 순화되셨다.


세월의 무게에 짓눌려 나보다 훨씬 작아진 당신의 모습을 볼 때면


괜시리 가슴 한쪽이 아려오며 안타깝기도 하다.



하지만 내게 있어 아버지라는 존재는


여전히 세상 무엇보다도 두렵고 어려운 존재다.



누군가가 내게


아버지를 사랑하느냐고 묻는다면


아직 나는 대답 할 준비가 안되있다.



내가 받은 상처의 골은


흘러간 시간들이 축적된 세월의 높이보다 깊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 상처를 핑계로 아버지를 부정하진 않는다.


아버지를 부정한다는 것은


내 존재의 근원을 부정하는 것과도 같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제는 용서하려 한다.


또 노력하려 한다.



아직은 멀기만 한 아버지와 나의 간격을 조금이나마 좁히기 위해


당신을 향한 첫 발걸음을 떼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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