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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연출가에 대해서.

버들(125.188) 2012.01.03 23:53:58
조회 2369 추천 132 댓글 19



연출은, 무대 위에 올려지는 그 모든 것에 대한 책임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그래서 그만큼 더 고민이 많을 수 밖에 없고, 더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할 수 밖에 없는.

음악담당은 음악을 잘하면 되고, 배우는 연기를 잘하면 되고, 조명담당은 조명을 적재적소에 잘 움직이도록 하면 되겠지만
연출은 이 모든 것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는 역할이라고 나는 생각하거든.
즉, 음악에 대한 실수와 배우의 모자란 연기력 혹은 부족한 극해석과 전달력을 비롯해 무대위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은 연출의 책임이 된다는 소리야.
억울하기도 하겠지. 자신이 생각하는 대로의 무대가 보여지지 않는 것에 대해 속상하기도 하겠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신의 책임아래 일어난 모든 일들을 자신의 책임이 아닌 양 떠넘기는 건 옳지 못한 일이라고 생각해.

무대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자신의 생각과 입술과 손을 거쳐 나온 것들이 종합해서 구성된 것이므로 1차적으로 그 책임은 연출가에게 있으며
그것들이 설령 마음에 들지 않게 실행되었다하더라도 그렇게밖에 표현되지 않은 것이 재정적인 문제든 기술적인 문제든 개개인의 역량문제든
충분히 이끌어내지 못하고 지도하지 못하고 완성하지 못한 연출가의 2차적인 책임 역시 뒤따른 다는 거지.
그러한 모자람은 무대 위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는 문제이고 그것을 관객들이 모르고 투덜대고 폄하할 수는 있겠으나
만약 그러한 상황이 억울하고 화가 난다면 관객들로 하여금 충분히 납득할 수 있을 만큼 무대위에서 보여주는 것이 연출가의 몫이 아닐까.
인터뷰나 sns를 통해 이야기 하는건 부차적인 거지. 왜냐. 연출가는 무대위에서 말하는 사람이니까. 무대위에서 보여지는 게 곧 자신의 목소리니까.

무대위에서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면 그건 어찌되었든 연출의 잘못이고 역량부족이야.
어째서 무대가 아닌 다른 곳에서 이건 어떻고 저건 저렇고 사족이 붙어야 하지? 그럼 무대위에서의 연출은 도대체 뭐지?
의도라는 건 개개인마다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에 연출의 의도를 모두가 공감할 거라고 생각했다면 그건 지나치게 긍정적인 희망임에 동시에
연출가 자신에 대한 맹목적인 과신이야. 공감하지 못하는 관객을 향해 수준이 떨어진다느니 극을 이해할 수준이 되지 않는다느니 비아냥거릴 거였다면
애초에 그런 관객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극 연출 자체를 맡지 말았어야지. 당연한 거 아닌가?

예를 들면 이런거잖아. 내가 요리사라고 쳐. 근데 나는 일용직 근로자들을 위한 함바집에서 판매할 요리 메뉴 개발을 하게 된거지.
호텔에서 일하던 나는 호텔 수준의 영양균형과 재료 품질 등을 고려해서 나름 적정한 가격에 판매한다고 생각하면서 메뉴를 개발했어.
근데 먹는 사람들이 불평하는 거야. 먹던게 아니라면서. 그래서 내가 쫓아다니면서 설명을 해. 이건 이런 작용으로 이렇게 좋은 거고, 이건 이렇게 요리하는게 이렇게 어려운 거고 이건 이렇게 뛰어난 영양학적 요소를 갖추고 있는 건데 늬들이 무식해서 이해하지 못하는 거다, 하고.
근데, 요리의 본질은 먹는 사람의 만족 아닌가? 아무리 비싼 방법으로 과학적으로 영양학적으로 뛰어난 조리면 뭐해.
맛이 없고, 먹는 사람이 다시 먹고 싶지 않은 음식이라는데. 그럼 끝난 거 아닌가?

무대위에서만 말해줬으면 좋겠다. 배우들이 못해서 자신의 의도를 못살리는게 너무 쪽팔리고 창피하고 억울하고 원통하고 분하면
밤을 세워서라도 연기 지도를 해봐. 머리가 터지도록 고민을 해보라고. 근데 지금 문제가 단지 배우들의 역량 때문은 아니잖아?
본인 스스로가 만든 우물에 본인이 빠져서 허우적 대고 있는 꼴인데 그걸 누굴 탓을 해.
연출이 무대를, 극을, 엉망으로 만들어놓고 그 책임을 본인을 제외한 모두에게 전가시킨걸로도 모자라서
자신의 의도와 연출을 기꺼이 돈을 내고 관람하는 관객들까지 미쳤다고 조롱하는 지금의 이 형국이 정말 자신의 뜻대로 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하는건가?
그 밑도 끝도 없는 자부심은 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이며, 연극과 뮤지컬에 대한 그 개똥만도 못한 병신철학이 옳다고 믿는 건가?


내가 보기엔 이번 쓰릴미 노승희 연출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이거인 거 같아. 책임지지 않는 거.
연출이면 책임을 져라. 자기가 한 연출에 대해서, 자기가 연출한 무대에 대해서, 그리고 자기가 내뱉은 말에 대해서.
한두살 먹은 어린애도 아니고 무료 봉사하는 아마추어도 아니고 버젓이 연출가라고 이름 걸고 연출할거면 도망가는 거 말고 책임지는 게 먼저라는 걸
좀 깨달아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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