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공 보고 막와서 씻지도 않고 올리는 후기...라기엔 두루뭉실 감상문에 더 가까울듯..
표현력이 딸리지만 어디다 말 안하고 그대로 자다가 심장 터질 것 같아서..;;;

두엘리, 세토드, 둘돌프(꼬마 삼돌프)에 두 조피, 아 그리고 두 제프까지 다 봤는데(승현돌프는 아직이네;;)

오늘이 젤로 뭉클했다.

요새 엘리에 관한 뒤숭숭(?)한 일들 때문에 속도 시끄럽고
감기기운도 있고 해서 스킵할까도 했지만 취소표 어렵게 앞열로 잡아논거라 컨프롱하다가
결국 보고 온 나님을 칭찬한다.

여왕엘리나 은케니 승돌프는 워낙 자체적으로도 잘해왔고 늘 기2대만큼 해주는터라 어느정도 기대가 있었지만
샤톧은 2주간의 공백도 있었고 해서 사실 긴가민가 했었어..
그래서 샤톧위주로 써볼께..

1막 시작전에 적막감은 샤톧 공연에 늘 있어왔던 거라지만 긴장감은 오늘 대단했어
마치 내가 무대에 오르기전에 숨차오르는 듯한 느낌이랄까 시작하기 전인데도 조용하게 숨소리도 나지 않았지

그리고 시작하기전에 김문정 음감님이 일어나서 인사하시잖아
나 왠지 그때 음감님 눈가가 벌써 촉촉해보이는게 맘이 짠하더라고
 
밑에 다른 횽들이 썼던 것처럼 기합 팍 들어가서 오늘이 첫공인 것처럼 다들 집중하는게 느껴졌었지

그리고 샤톧 원래 슬림하고 군살 없었다지만 오늘따라 볼살이 쑥 패인게 조명받을때마다 각도가 예술이었어
그때문에 더 무기질적 존재같아 보였을 수 도 있고..

암튼 샤톧 오늘 대단했다. 그동안 힘든 일 있었다고 알고 있는데 그래서인지 오늘 죽음이 좀 다르게 느껴졌어
유혹적이고 섹시한건 여전했는데 철없이 사악한 부분은 많이 없어지고 대신 슬픔과 아픔때문에
좀 더 의젓해진 죽음이랄까..

암튼 마지막 엘리 죽기직전 얼굴 감싸않고 죽음의 키스 하잖아 그리고 엘리 죽은 후에 표정이
그전에는 그렇게 갖고싶었던 존재를 드디어 손에 넣었지만 바로 헤어져야 하는 허무함이 느껴졌었는데
오늘은 너무나 슬프게 느껴져서 나도 모르게 눈물 한방울 뚝 떨어지더라

정말이지 샤톧 자신만의 캐릭터 해석 능력은 갑인듯.
1막 그림자송이랑 침대씬, 2막에서 승돌프와의 그림자송은 두고두고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정말 여왕엘리와 승돌프, 윤제프.. 심지어 탕돌프와의 케미도 장난아닌 듯

그리고 아직까지 내 가슴이 먹먹했던 건
커튼콜 때문이야

대부분 어느 공연이든 2막까지 다 끝나고 앙상블들이 무대에 서면 그제서야 다들 박수 치면서 일어나고 뭐 이렇게 하잖아

근데 샤 공연은 원래 그런건지 오늘 유독 그랬는지
2막끝나고 다들 어떻게도 그렇게 빨리 일어나는지
닫혔던 커튼 걷히고 앙상블들 나오는데 이미 다 일어나서 박수치고 있더라고
내가 앞열이여서 뒤는 못돌아봤지만
앙상블들이 눈이 휘둥그래져서는 3층까지 쳐다보고 놀라는 것 같았어.
이용진 배우님었던 것 같은데 그분하고 루도비카여사는 눈에 눈물까지 글썽이는 것 같았지
그게 관객에 대한 감사함이든, 어제부터 이런저런 시끄러운 일들로 다같이 속썩였을 엘리팀들 감정이 그렇게 표출된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때만큼은 덩달아 뭉클해져서 내 주위는 다들 훌쩍이더라

은케니 은산탈춤때 함성도 장난아니었고 샤톧나올때는 지붕 뚫는 정도가 아니라 날라가는 줄 알았지
샤톧도 커튼콜 마지막 춤때는 눈물나는거 참으려고 더 소리지르는것 같았고
여왕엘리도 눈이 빨개져서는..
야심한 시간이라 더 감정적이어서 그런지

이상하게 내가 무대위에 있다 온양 피곤하고 힘든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난 또 산책을 하고 있을 것 같애..

+)여왕엘리랑 윤젶이랑 승돌프 얘기는 감정 좀 추스리고 찬찬히 생각해볼까해..지금도 너무 벅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