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섬앓이를 하다가 문득 파샤는 왜 유리를 죽이려고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
스터디 불판에서 몇번 얘기가 나왔었던 것 같은데 지난 일욜 공연을 보다가 새로운 걸 알았달까..

다리미씬에서 커튼 뒤로 간호사들이 앉아있잖아
그때 처음에 담배피우고 차 마시면서 쉬는 것처럼 있던 그녀들이
유리가 라라한테 들이대는 장면에서는 그 두 사람을 지켜보고 있더라구
역시 군대 내에서 두 사람에 대한 소문이 퍼졌겠구나.. 하고 짐작이 되는 부분이었어

그리고나서 생각해보니까 파샤가 유리를 묶어놓고 부르는 자비는없다 가사를 곰곰히 생각해보니까
파샤는 유리가 코마롭이 그러했듯이 라라를 농락하고 유희의 대상으로 삼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더라구

"타락한 너 배신자여 선량한 가면과 비열한 속내로 눈을 감고 침묵했나 힘을 가진 다른 자들처럼
이제 새 시대의 해가 뜨니 의사와 변호사, 시인의 위선은 무너졌다 저물었다
새로운 세상의 질서가 나의 발 아래 놓였으니 낡은 세상 이제는 재가 되니 자비는 없다

불공평한 세상 속에 순결한 소녀는 욕망의 노예로 짓밟혔지 절망했지
타락한 돼지들 너희들 모두가 죽는 그날까지 끊임없는 투쟁을 맹세하니 자비는 없다

수없이 많은 밤 꿈꾸어온 복수의 순간이여 널 소녀에게 환락을 줬지만 난 전쟁을 줬다
타락해버린 모든 것들 되돌리기 위하여 총을 들리라 몰아내리라 순결한 조국 위해"

가사를 곱씹어볼 수록.. 파샤는 유리가 라라를 타락시킨 그 부르주아 놈들의 하나일뿐이라고 생각한 것 같아
특히 의사(유리)와 변호사(코마롭), 시인(유리)이라고 언급한 걸 봐서도 그렇고...
넌 소녀에게 환락을 줬지만 <- 이라는 부분도 그렇고...

그렇게 생각하니까 파샤의 눈에는 그저 유리가 위선자에 기생충같은 부르주아로 보였겠구나..
그래서 죽이려고 한 거였구나 하고 이해가 되더라고..
그냥 질투 때문이라고 생각하면 파샤가 너무 찌질하자나......ㅋㅋㅋㅋㅋ

그렇게 보니까 토냐가 왔다고 유리를 풀어준 것도, 전쟁터로 자길 찾겠다고 찾아왔던 라라의 모습이 거기서 보였던 게 아닐까 싶고 ㅇㅇ




언제나 글의 마무리는 어렵다....... 곱씹을 수록 지바고는 옳다 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