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0401 유리 지바고의 일생을 보고 온 밤

지바고덕(125.186) 2012.04.01 23:36:10
조회 479 추천 2 댓글 18

원래 난 유리에게 감정이입해서 보는 사람이야
그런데 오늘은 다른 인물을 다 잊어버릴 정도로 유리 지바고에 모든 걸 걸고 온 날이니까.. 감안해주길

사실 초반에는 오늘 공연이 좀 걱정됐었어
후이즈쉬 부르던 홍이 고음도 아닌 부분에서 살짝 삑이 나서 목 상태가 안 좋은가 했었거든
목이 좀 잠긴 것 같기도 하고 해서.. 2회 공연을 하는 날이라 지쳐서 오늘 레전은 힘들겠구나 했었어

하지만 빗속씬의 대화는 내가 본 공연 중에 가장 자연스럽고 가장 떨리는 모습이었어
미스 기샤르라고 라라를 부르면서 떨려하던 눈빛, 결혼했다는 그녀의 말에 흔들리면서 애써 환하게 웃던 표정
사라져버린 그녀의 뒷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워하던 표정

그리고 왓치 때부터 뭔가 심상치 않았어
전쟁터를 돌아보며 비통하게 눈물을 꾹 눌러참던 표정도

라라를 다시 만난 것에 놀랍기도 하고 걱정되기도 하고 기쁘기도 한 모습

러시아가 뭔가 달라지고 있다는 것에 진심으로 기뻐하면서, 다가올 새로운 미래에 대한 기대에 가득찬 표정
그때의 유리는 러시아에 닥쳐오고 있는 혁명이 러시아를 살아나게 만들거라고 진심으로 믿는 것 같았어
더불어 자신의 인생도.. 자신의 영혼이 이끄는대로 라라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그녀와 함께 새로운 인생을 살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어

얀코의 죽음에 비통해하며 얀코가 남긴 절절한 연서를 한줄한줄 손으로 짚어내려가면서 읽어가는데
그게 어느새 자신의 모습이 되어서 그게 또 너무 비통해서 하염없이 눈물을 떨구고
손을 뿌리치려는 라라에게 안돼 가지마 라며 애원하고 한참이나 그 자리에서 그녀가 가버렸다는 걸 믿지 못하겠다는 듯이 넋을 놓고 서 있었지 ㅠㅠ

그렇게 자신의 열정의 불꽃인 라라를 놓치고 돌아온 집은 예전과 너무 달라져 있어서ㅠㅠㅠㅠㅠㅠ
가족들도 친구들도 모두 달라져있어서 당황스러움이 가득하던 그 표정..
자신의 동료였던 의사들의 처형을 차마 보지 못하고 고개를 돌려버리곤 온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걸어가던 뒷모습 ㅠㅠ

추워하는 어머니의 손을 꼭 잡고 구멍난 장갑 때문에 시려울까 호호 불어주며 가족들을 챙기던 유리

어맨후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도 단호해보였어
절대로 가족들을, 자기 자신의 신념을 무너뜨리지 않겠다는 다짐이 엿보였지

스트렐리코프 동무는 오늘 더욱 자비없는 모습으로 차갑고 냉소적이고 어떻게 보면 야비할 정도로 차가운 미소를 날리며 유리에게 총구를 겨누었고
토냐의 목소리를 들은 유리는 안돼 어서 도망가 제발 가 라고 계속 토냐의 귀에 속삭임 ㅠㅠ

오두막으로 돌아온 유리와 토냐의 엇갈림은 언제봐도 너무 슬프다
자신도 모르게 라라 라고 불러버린 유리와 그런 유리를 보며 슬퍼하는 토냐 ㅠㅠ
남편에게 손을 차마 뻗지도 못하고 용기를 내어 불러보려고 했지만 결국 부르지도 못하는 토냐 ㅠㅠ

라라와 다시 만나 행복했던 것도 잠시 그녀와 헤어지면서 유리는 라라를 돌아보지도 못하고
아니오 라는 그녀의 대답에 무너져버려 하지만 절대로 돌아보지는 않지 ㅠㅠ 돌아보면 결심이 흔들릴거라는 걸 아는 것처럼..

이렇게 차곡차곡 쌓여오던 감정은 포로씬에서 터지기 시작하더라
리베리우스가 넌 여기 있는게 좋은 거야라고 말하는 순간부터 눈물이 차오르기 시작하더니
사슴조각을 받아들고 가족들 얘기가 나오는 순간부터 눈물이 ㅠㅠ

미친여자포로님이 목을 그은 순간부터 으아아아아아 하며 괴로워하고 그녀의 머리맡에서 떠나지도 못하고 ㅠㅠ
결국 자기가 총을 쏴버리고 난 후엔, 자신이 한 짓을 직시하고 그걸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어
지금까지는 믿지 못하겠단 것처럼 울부짖었다면, 오늘의 애쉬즈는... 그래 이 모든 것도 다 내가 감당해야 할 내 몫이구나 하고 받아들이는 모습
하얀 재처럼 허무한 눈물처럼 흩어지지 않으리니 라고 외치면서 정면을 똑바로 바라보며 자신의 눈물을 거칠게 닦아내는 모습이 정말 강인한 남자더라 ㅠㅠ
심장이여 뛰어라를 부르면서 자기 심장을 주먹으로 쾅쾅 내리치고..
기차 위에서 우뚝 서서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겠다는 것처럼 정면을 응시하는 표정이 정말 좋았어..

토냐의 편지를 읽으면서 감정이 북받쳐 겨우겨우 편지를 다 읽어내려가곤
라라의 강한 설득에 처음에는 그럴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내젖다가.. 조금씩 결국 그녀의 말에 설득되어서..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는 그 감정을 누리고 싶다는 듯.. 벅차게 행복해해 ㅠㅠ
라라의 손에 깍지를 껴고 함께 걷고, 그녀를 강하게 조심스럽게 껴안고 느끼면서 ㅠㅠㅠㅠㅠㅠ

나를 도우려는 게 아니라 라라를 도우려는 거겠지.. 당신 아직도 라라를 사랑하는거야?
대답을 듣지 않아도 표정만으로 모든 걸 알아버리곤 당신이 라라를 데리고 가달라고 애원하면서 눈물이 범벅..
하지만 라라가 들어오는 소리를 듣고는 얼른 눈물을 닦아내곤 환하게 웃으면서 라라를 강하게 설득해
당신이 없는 삶은 내게 아무 것도 아니야, 걱정하지 마.
환하게 웃으며 라라에게 확신을 줘놓고는 라라의 임신소식에 책상위로 무너질듯이 쓰러지며 울던 남자 ㅠㅠ
그리곤 그 얼굴을 라라가 볼새라 얼른 키스하며 급하게 그녀를 밀어내고
처절하게 나우립... 그리고 심장을 부여잡고 한쪽무릎을 굽히며 바닥에 주저앉아 ㅠㅠ
너무 괴로워서 술을 들이키곤 책상으로 걸어가 시가 적힌 종이를 가슴에 품고는 그제야 안정을 찾아
마치 라라를 품에 안은 것처럼 편안해진 표정으로.. 웃으며 라라를 위한 시를 썼지 ㅠㅠㅠㅠㅠㅠㅠㅠ

파샤동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 두 사람의 대화를 본 나는 성자로 기억될거야
파샤가 시를 거칠게 잡아채자, 안돼 제발... 그건 안돼...
거칠게 내팽겨쳐진 시를 처연하게 바라보던 유리의 표정이 정말 잊혀지지가 않는다 ㅠㅠ

너는 뭘했는데? 라는 파샤의 물음에 사랑했어, 사랑했어.. 사랑...
그의 발에 이리저리 채이는 시를 보며 저리 비키라는 듯이 손짓하며 다가가다가 쿵 소리가 나게 쓰러져버렸지 ㅠㅠ

어이 시인, 말해봐 세상에 사랑만 가득한 건 도대체 어떤 거냐?

파샤에게 시를 주워달라 부탁하고 그가 종이를 집어들자
또 혹시라도 그가 시를 거칠게 대할까봐 안절부절하던 모습, 파샤가 시를 읽는 내내 그런 표정이었어

파샤...파샤 ㅠㅠㅠㅠㅠㅠㅠㅠ 이 불쌍한 사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마지막 장례식장에 나타난 유리는 자신의 장례식을 한참동안 바라보고 시를 정리하곤
자신의 분신같은 그 의자에 기대어 라라를 바라보며 노래했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사랑은 찬란히... 내게 남아..... 빛이 되리라 영원하리라..... 시간의 끝을... 함.께.




추천 비추천

2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주위 눈치 안 보고(어쩌면 눈치 없이) MZ식 '직설 화법' 날릴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4/29 - -
264928 120226 모오락 박근촤 / 김싴살 & 김호촤 / 김싴살 컷콜 재 [18] 유동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04.23 473 0
264924 ㅃㅃㅃ ) 횽들은 애정배우, 혹은 본진들이 같은 작품에 출연한적 있어?? [21] 봅봄(61.42) 12.04.23 811 0
264922 횽들은 공연보고서 나올 때 기가 흡수되는 배우가 있어?? [22] 넥넥투투노노(211.234) 12.04.23 2139 0
264918 ㅃㅃㅃ*100)) 밑에 글 보고..ㅎㅎ..횽들이 보고싶은 캐슷? [13] 넥넥투투노노(211.234) 12.04.23 711 0
264914 ㅃ 그럼 이건 확실하지!? [22] 홍은석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04.23 2081 0
264911 홍이 롤리폴리~~~부를 생각하니 빵ㅋㅋㅋㅋ [11] ㄹㅁㄹ(211.234) 12.04.23 727 0
264910 노곤노곤하다 ㅃㅃㅃㅃㅃㅃ [7] 깜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04.23 370 1
264908 쇼노트에서 해드윅 7월말에 올린다는거 같던데 [14] ^^(112.172) 12.04.23 1018 0
264905 ㅃㅃㅃㅃ뮤지컬넘버로 음악치료 모의수업을 할건데 [35] ㅇㅅㅇ(110.70) 12.04.23 685 0
264903 그럼 조완댜 류정한 홍광호 정성화가 한무대에 선다면.... [16] ??(112.172) 12.04.23 1182 0
264900 ㅃㅃㅃㅃ 그럼 조승우 류정한 엄기준 김선영을 한무대에서 본다면? [16] ㅍㅎ(125.183) 12.04.23 1234 0
264897 개념글에 엘리 사전 어디갔지ㅠㅠ [3] 통장구멍(115.145) 12.04.23 260 0
264895 모비딕...마지막 선택 ㅠㅠㅠㅠ [20] 파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04.23 382 0
264892 모비딕 텐아시아/ 뉴스웨이브 기사 [5] 울라울랄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04.23 346 0
264891 ㅈㅁㄱㅈㅅ) 마티네 할인.... [5] ㅇㄷ(116.127) 12.04.23 520 0
264890 ㅃㅃㅃ모비딕 오스트 한탄글 [4] ㄹㄹ(128.134) 12.04.23 254 0
264889 ㅇㄷㄱㅈㅅ) 내일 엠나비 시연회 1층 양도 [2] ㅎㄹㄹ(59.16) 12.04.23 200 0
264888 ㅈㅁㄱㅈㅅ)모오락 지연관객 입장 [2] SCHULRA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04.23 181 0
264886 ㅃㅃㅃㅃㅃㅃㅃ만약에 조완자가..? [26] ㅇㅇ(118.37) 12.04.23 2613 1
264883 나 방금 지하철에서 이창용배우님을 본고같애! [26] 솜솜하고 우는 밤(211.234) 12.04.23 1360 1
264882 구걸글ㅈㅅ))) 모오락 [9] 키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04.23 323 0
264877 어제 갤에서 봤던 내용이 기사화됐네 ㅎㅎ [3] 뮤리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04.23 1142 0
264876 ㅃㅃㅃ^1876)솜보고 당분간 갤질안해야지ㅠㅠ [2] (211.234) 12.04.23 117 0
264870 ㅃㅃㅃ 이별은 만남이다.. [8] 뷰뤼풀데이(223.33) 12.04.23 297 0
264864 인팍어플로 솜 한번 봣는데 막공 다나갓네ㅜㅜㅜㅜㅜㅜㅜ이런 [5] 솜솜.....(115.161) 12.04.23 357 0
264863 ㅈㅁㄱㅁㅇ 나도 모오락가사질문.. [8] tutoria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04.23 235 0
264862 ㅃㅃㅃ 솜덕들의 해석은 진짜 다양해서 좋다ㅠㅠ [54] ㅇㅇ(121.163) 12.04.23 629 0
264856 ㅃ방금 영화 아마데우스를 봤다. [9] 대구좀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04.23 672 0
264852 ㅃㅃㅃㅃㅃ 더럽게 안 질리는 뮤지컬 넘버는 [16] ㅃ뽁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04.23 1011 1
264851 ㅃ테스트) 당신은 호갱님 입니까? [13] 엄석대(175.115) 12.04.23 621 0
264850 ㅈㅁㄱㅁㅇ 엘리 시방석말야.... [5] ㄷㄷ(210.125) 12.04.23 431 0
264849 근데 왜 석옵이 솜 끝나기 전엔 안부른데?ㅠㅠㅠ [10] 순간(119.67) 12.04.23 779 0
264848 ㅈㅁㄱㅁㅇ) 셜록ost 이번 뉴버전에서 시작됐어 부른 배우님 누구야?ㅠㅠ [7] 만두(118.130) 12.04.23 450 0
264847 어제 오디 뮤지컬 갈라 콘서트 후기.. [18] 갈라콘(119.196) 12.04.23 1423 0
264842 ㅃ...은근톰도괴짜스러운걸까? [10] 망구르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04.23 265 0
264839 ㅃㅃ)월욜이니 뻘질문 하나 던져본다 [19] 깜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04.23 499 0
264838 모든 건 삶으로 채워져, 인생으로 vs 모든 건 생명으로 채워져 [33] 지바고덕(61.40) 12.04.23 1914 47
264835 연강홀.......내게 왜이래.........ㅠㅠ [11] 억..(124.49) 12.04.23 606 0
264834 ㅈㅁㄱㅈㅅ)좀비횽들에게 성남국 교통편 질문 [8] 고래(211.234) 12.04.23 177 0
264832 ㅇㄷㄱㅁㅇ)키사라기28일 7시공연 양도~ 키사라기(118.221) 12.04.23 86 0
264825 4/22 모비딕 낮공 윤스 처음본 감상! 그리고 퀴퀘그ㅠㅠ엉엉ㅠㅠㅠㅠ [63] *캐롤라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04.23 761 0
264818 엄옵 말이지... [3] 오잉(112.170) 12.04.23 666 0
264816 횽들 근데.. 넥스트 투 노멀 어때?? [29] +-+(125.134) 12.04.23 644 0
264815 ㅃㅃ) 모오락 막공도 다가오고... 잉여스런 월욜이기도하고.. [29] ㅁㄴㅇㄹ(118.46) 12.04.23 434 0
264812 ㅃㅃㅃ 니 머릿속에만 이야기가 몇 천개야 톰~~ [7] ㅁㅁ(203.226) 12.04.23 169 0
264811 ㅃㅃ 파리의연인 마넌해서 보러갈껀데 [13] 빔밤빔붐~(59.13) 12.04.23 767 1
264807 ㅃ엘리보고싶다 [6] 쿠우우우우(114.207) 12.04.23 697 0
264806 성남 모오락 자리 후기 [9] 모오좀비(115.92) 12.04.23 388 0
264803 ㅃ 엠디글 미안 [8] 구니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04.23 280 0
264802 횽들 부산mbc롯데아트홀 좌석 추천 좀.. [8] +-+(125.134) 12.04.23 740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