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 오늘 낮공 보고 왔음. 공연 퀄은 쏘쏘-였는데 개인적으로 오늘의 포인트는 3주만에 보는 은케니 동돌프-였고 거기에 탕돌프까지 끼얹어져서. 뭐 그것만으로도 만족도는 채우고 온 듯.

프롤로그에서 은케니가 등장하는데 정말 반가워서 눈물날 정도더라. 그 사이 각기춤도 는 거 같고 살도 확 더 내려서 더 핸섬해진 동돌프는 더할 나위도 없고. 동돌프가 목소리를 확 낮춰서 더 선명하게 들리는 탕돌프의 청아한 고음까지 아우 정말 애정 3종세트- 그리고 드라마 덕인지 비쥬얼은 점점 더 블링블링해지시는 류토드 등장. 난 이 프롤로그에서 제일 좋아하는 부분이 루케니-토드의 엘리-자벳 배틀인데 오늘은 은케니가 목이 안 좋은 티가 나고 류토드가 프롤로그를 너무 멋지게 불러서 오오 간만에 류토드 승!!하고 봤는데......이 모드가 끝까지 가진 않더라능;

그리고 등장한 두번째 보는 옥엘리는...엘리 두 자릿 수 찍는 동안 초반에 열심히 김엘리만 보다가 지난 주에 이어서 오늘 두번째로 옥엘리였는데, 뭐 메르 때도 아가씨 옥메르는 나쁘지 않았듯, 오늘도 초반 옥엘리는 참 좋았음. 일단 진짜 이쁘고, 이쁜 거만이 아니라 막스아빠한테도 어어찌나 타고난 애교가 뚝뚝 떨어지던지.

친척들 모임 씬에서는 씨구역에 앉았더니 안보이던 은케니 디텔이 많이 보이더라. 송권배우 성림배우랑은 계속 건배건배하고 그 와중에 정열하인은 술잔으로 두 차례나 후려치면서 왜 그리 구박하나요 ㅎㅎ 엘리가 줄타기 시작하니 대원배우네 커플 뒤에 가서 툭툭 치면서 저거 보라고 막 이르고. 아우 암튼 참 깨알같은 은케니- 디텔 많이 빠졌대서 겁먹고 갔는데, 목 상태가 베스트가 아니라서 기세가 조금 약해서 그렇지 디텔은 오히려 더 많아진 듯. 단 초반처럼 무대 전체를 보이지 않는 실로 쥐락펴락하는 연출자 모드는 약해지고 광기는 더 강해져서, 초반에는 광기 뒤에 숨은 이지가 더 강해 보였는데 오늘은 광기가 더 강해 보이더라는.. 

옥엘리를 안아올린 류토드는 지난번의 그 알록달록한 미물-_- 보듯 하던 모드에 비하자면 엘리에게 조금은 관심이 커진 듯. 오늘 류토드는 지난번 절대자 모드에서 구남친 모드로 한 걸음 옮겨온 거 같은 느낌이었는데, 그래도 찌질한 구남친-_-은 아니라 그나마 다행이라고나;

옥엘리는 바트이슐로 가는 마차에서도 뭔가 하인에게 사근사근 이야기를 거는, 사교성 쩌는 타입의 공주님;;;이라 이 초반의 천진난만 모드가 뒤쪽의 암울한 모드랑 좋게 본다면 대조적이라 황실 생활이 얼마나 엘리를 망가지게 했는지 보여주고, 나쁘게 본다면 좀 단절적인 듯도 하고. 지난번 옥-윤이 케미가 묘하게 남매스럽고 애인스럽지 않았던 데 비해서 옥-민은 또 케미가 굉장히 좋아서 깜짝 놀랐는데, 배 타는 씬에서도 화사하니 장난치는 옥메르랑 목걸이를 두근두근 줬다가 무거워-하는 말에 완전 의기소침해졌다가 너무 아름다워에 급방긋하는 민제프는 정말 그림같은 한 쌍. 민제프도 그 사이에 헤어스타일이 미묘하게 바뀌었는데, 뭔가 더 훤칠하고 젊어진데다 오늘 목상태도 제일 좋았던 듯도. 

태원조피야 늘 변함없이 훌륭하시고, 결혼식 조피-막스의 듀엣 후에 막스를 스쳐 지나가면서 아빠아-하고 손 내미는 옥엘리는 봐도봐도 참 사랑스런 딸이고. 근데 너어무 천진난만-해서 등장한 죽음을 보고도 우와 그때 그 왕자님이다- 내 드레스 이쁘죠? 모드는 여전-_-;;; 처음에 웃으며 등장한 토드가 거기에 호응해주지 않으니까 아 이게 아닌가?;하는 옥엘리는 참 아방해도 너무 아방하긴 하고, 지난번엔 옥엘리의 그 모드에 니가 감히!!하던 절대자 류토드가 오늘은 나를 잊었어? 하는 상처가 좀 더 섞이면서 아 구남친 싶었;;;; 지난번엔 깔끔한 클리어였던 마지막 춤 노래가 오늘은 중간에 살짝 불안했던 게 좀 많이 아쉬웠고,  그러면서 옥엘리 배에 손 대는 디텔은 더 강해져서 너도, 앞으로 네가 낳을 아이들도 다 내 것-하는 복선으로 보였고.

황후는 빛나야 해, 씬에서는 이빨을 보여달라는 데 대한 옥엘리 반응이 과하게 느껴졌던 지난번에 비해서는 이빨을요?에만 강세를 두고 좀 약해져서 좋았고, 요제프에게 호소하는 표정이랑 제국을 위해서야, 하는 말이 나온 순간 확 실망하는 표정도 좋았고 어머니와 엘리 사이에서 괴로워하는 민제프 표정도 참 좋았는데....내가 옥엘리에게 극복이 안 되는 부분은 역시 나는 나만의 것, 인듯. 이게...잘 불러, 잘 부르는데 너어어무 곱고 이쁘게 불러서 이미 선영엘리 버전이 엄마오리가 되었다는 걸 감안해도 좀 아쉬움. 난 이 노래 같은 경우 앞의 한두소절이 탄식이다가 뒤로 갈수록 절규와 다짐, 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선영엘리 버전은 그 밸런스가 잘 맞는데 옥엘리 같은 경우 참 곱고 이쁜 탄식이 너무 길고 상대적으로 절규나 다짐, 부분이 약하다는게 나랑은 잘 안 맞는 부분인 듯. 이 노래가 약했던 데 비해 또 2막의 아무것도는 오늘 굉장히 강해서, 이 쪽은 다 놓는 탄식의 노래라 생각했는데 오늘 옥엘리의 아무것도는 절규에다가 그럼에도 극복해보겠다는 다짐까지 느껴져서, 개인적으로는 두 노래의 모드가 바뀌었으면 난 훨씬 좋았을 듯.

인형극에서 헝가리로 바뀌는 부분은 정말 엘리 의상을 초스피드로 갈아입어야겠다, 하고 오늘 보다 한번 더 실감. 난 윤제프를 굉장히 애정하지만, 민제프 같은 경우엔 좀 더 강한 제프인 만큼 소피의 죽음이나 루돌프의 죽음에서도 더 강하게 엘리를 부축하고 있다는 느낌이긴 하고. 카페씬은 정말 앙상블들 보는 재미가 큰데 오늘은 앙상블 솔로 한 부분이 살짝 오케랑 박자가 안 맞아서 스릴했는데 그래도 스무스하게 넘어가서 다행. 여기서 한번 더 잠깐 등장한 동돌프는 뭐랄까, 3주 전보다 훨씬 다른 혁명 봉기자들과 주고받는 호응이 커진 거 같고.

그리고 다시 등장한 탕돌프엔 온 객석이 다 엄마미소 짓는게 느껴질 정도고...태원조피가 더 엄하다고들 하지만, 엄마한테 가고 싶어요, 하는 루돌프 이야기를 들을 때랑 루돌프 코트를 여며줄 때 태원조피 표정을 보면 티는 못 내지만 짠해하는게 여실해서, 난 여기서 태원조피의 디테일도 참 좋음. 엘리-요제프의 부부싸움에 이어서 다시 등장한 토드를 보면서, 공연 첫무렵보다 류토드가 너무 말라서 의상핏이 훨씬 이쁘게 살아서 감탄.

다른 부분도 좋지만, 엘리에서 딱 한 장면만 볼 수 있다면 내가 택할 넘버는 밀크. 그 중에서도 은밀크는...참 들어도 들어도 진리더라. 기합 가득 들어간 앙상블도 너무너무 좋고...그 우유통 내려 찍을 때마다 나도 같이 두근두근하는데다 그 기세 센 앙상블들 목소리를 뚫고 쭉 올라가는 은케니의 그 힘찬 목소리는 정말이지. 여러 번 반복되는 말이지만, 이번 엘리에서 은태가 너무 신기한게 목이 분명 안 좋다 싶은 날에도 다른 넘버는 티가 날 지언정 밀크는 항상 클리어+@. 도대체 은케니는 이 넘버에 무슨 마법주문을 건 거냐며.    

그리고 오늘 류토드는 묘하게 각 막의 첫부분과 마지막 부분이 제일 좋았는데, 나만의 것 리프라이즈에서도 정말이지 깨끗하고 쩌렁거리는 목소리- 옥엘리는 원래 이 부분이 굉장히 센데 오늘은 민제프고 목상태가 좋아서 완전 파워풀한 옥류민 삼중창.

2막의 은케니 키치는 중간중간 목 안 좋은 게 티가 나긴 했지만 역시 씬나씬나-고 엘젠에서 은산탈춤도 살아나서 기뻤고. 이 몸이 춤추실때에서 제일 감탄스러운 건 옥엘리의 치마, 인 듯. 분명 선영엘리랑 같은 치마일텐데 옥엘리는 치마에 무슨 마법주문을 걸어서 치마가 저렇게 예쁘게 흔들리나 싶을 정도. 1막의 기세등등, 이 이어져서 오늘 이 넘버도 엘리도 토드도 참 강강강-이었고 오늘 옥엘리 기세가 너무 강해서 지인 표현대로 훠어이, 하고 한번 팔로 쫓으면 죽천들도 다 날려버릴 기세였.....

탕돌프 솔로야 워낙 잘하는데 오늘은 중간에 살짝 삑이 나서 오히려 인간적-이었다고나 ㅎㅎ 우리냐, 그녀냐, 에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부분은 태원조피에게 애교떠는 승욱그륀네. 볼프살롱 같은 경우엔 난 돈만 있으면 나도 거기 가서 그 로리콤 언니 좀 대여하고 싶을 정도라-_-;;;; 근데 은케니는 여기서도 참, "과연"까지도 너무 깜찍한, 어찌나 볼프여사 귀염을 받는 기둥서방인지 ㅎㅎ

오늘 말라디에서는 거침없던 류토드 더듬는 손길이 평소보단 좀 약했던 듯 하고, 그리고 그 소식을 접한 엘리의 심경은 이해하지만-_- 거기서 온몸을 쥐어뜯는 디테일에서는 난 항상 좀 현실입갤;

그리고 동돌프 등장. 간만에 본 동돌프도 목상태가 썩 좋은 것 같진 않았지만 연기가 볼때마다 늘어서 놀랍고.그림자송에서 토드를 두려워하면서도 토드에게 끌리는 것도 참 잘 표현해내고, 평소보다 머리가 더 흐트려져서 나온 거울송온 또 얼마나 애잔하던지. 저런 아들을 외면하는 옥엘리가 진심 원망스러웠...마이어링에서는 정말 세 번째 단추만 꿰맨 거처럼 붙어있길래 동돌프는 의상팀에 저거 꿰매달라고 하고 셔츠 머리 위로 입는 거 아니냐고 의심했는데 그게 밤공에는 뜯어졌다니 반칙!!!! (어느 죽천이 글케 덕들의 소망을 들어준 거냐며;;;) 아무튼 동돌프, 뮤지컬 루돌프에서도 부디 루돌프로 만나기를 기원- 그러면 난 루돌프가 실상은 좀 찌질했다는 역사적 사실과는 별개로 이미 루돌프에 백퍼 이입하고 공연 보기 시작할 듯. 그러니 EMK여 보고 있나요-

침몰하는 배, 에서는 확실히 칼 주고받는 게 제일 깜쪽같은 건 류토드-은케니인 듯. 여기선 또 민제프-류토드의 배틀이 참 좋고. 암살 부분에서는 은케니의 광기가 더 강해진 것 같았고. 마지막 베일은 떨어지고에서는 워낙 화음도 좋았고 토드-엘리의 키스도 내가 다른 공연에서 본 류옥 조합 포함해 제일 케미가 좋았...뭐랄까, 어딘가 엘리를 가엾어하는 토드의 마음이 많이 드러나 보였고.

커튼콜에서 기억나는 건 류토드의 삑, 과 은케니의 머리 위 하트. 류은동은 정말 많이 달린 조합이었는데, 인제 5월 5일 한 번 남았다니 아쉽기도 하고, 3월에 김류은동 많이 봐 놓은 스스로가 대견하기도 하고....달릴 만큼 달려서 지방은 안 갈 생각인데, 9회나 한다는 대전에 나의 궁극의 캐스팅인 김류은윤동태탕, 이 있기를 바래야 하는 건지 바래지 말아야 하는 건지 헷갈리고 있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