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연극은 종종 봐왔지만 "이건 정말 센세이션이다"라고 생각했던 연극은 됴화만발이 처음이었어
근데 오늘 궁리가 그걸 넘어섰다
일단 무대를 엄청 영리하게 만들었어
처음에 기우뚱 거릴때 저게 어떻게 될까 싶었는데 훅 하고 기울어지는 모습 보면서 깜짝 놀랐고
1층과 2층을 이렇게 잘 사용할 수 있다는걸 보여준 것과 미끄럼틀 같은 원형 통로의 역할 등등
정말 끝내주더라
개인적으로 됴화만발 볼때 지하 무대를 연옥으로 표현했던게 굉장히 인상적이었는데
궁리 무대는 감옥도 되고 온천도 되고 비탈길도 되고 산 꼭대기도 되는 모습을 보면서 놀라움을 금치 않을 수가 없었다

사실 궁리 보기전에 갤에서 후기를 먼저 읽고가서 횽들이 언급하는 별자리가 뭔가 하고 한참 봤는데
1막 처음에 무슨 홀로그램처럼 쏘는 영상보고 그건가 싶어서 조금 김샜다가...
2막때 정말 거짓말 안하고 입 떡 벌어졌어;;;;
너무너무 아릅답더라......
그리고 1막때 하얗게 빛나는 말들!!!! 아 이건 정말 예술이야 ㅠㅠㅠㅠㅠ 

배우들!!!
플북 잠깐 읽어보니까 이번에 다 오디션해서 뽑은 분들이라고 하더니 진짜 한분 한분 모두 연기신들린것 같아
장영실역이 더블이라서 다른분껏도 보고 싶은데 표가 없어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장면은 2막 초반에 감옥에서 장영실이 즉석에서 발명품들 만들고 소개하는 장면....
그 장면 보면서 우리 아빠랑 같이 왔으면 얼마나 좋아하셨을까 생각했음
(아빠 지방에 계셔서 아예 생각도 못했는데 ㅠㅠ 울아빠 역사에 관심 정말 많으신 분이거든)

솔직히 나는 굳이 따지자면 뮤덕이라서 연극은 그리 자주 보지는 않아.
어설프게 만든 연극은 진짜 돈 아까운 느낌이고 너무 정통 연극은 잘 만들어도 지루할 때가 많거든
근데 궁리는 정말로 작품성에 흥미까지 유발시켜서 한 순간도 지루할 틈이 없었어
딱 "웃었다 울었다" 이걸 계속해서 2시간 30분동안 반복하는 느낌?

진짜 커튼콜때 팔 빠지게 박수치다 왔어
몇몇 분 기립하시던데 나도 일어나고 싶었지만....내 주변 분위기가...혼자 일어나면 너무 섬 될것 같아서...용기를 내지 못했다.....

플북 삼천원인데 진짜 알차다
이렇게 읽을 거리가 많다니 ㅠㅠ 내일 정독해야지 ㅠㅠ

결론은....표 없으면 고양이든 안산이든 가라구 ㅠㅠㅠ
아 그리고 보조석 팔기는 하는데 좌식이라 엄청 불편해 하는것 같았고 양 싸이드 보조의자는 중간에 배우분들이 좁은길로 왔다갔다 하는거라 좀 불안해 보였음...

아 그나저나 오늘 양옆에서 은근히 관크해서 ㅠㅠ 그것만 빼면 완벽했는데 ㅠㅠ
인간적으로 좌석 구분 확실치 않은 소극장에선 다리 꼬지 말자.....다리 꼬면 몸 한쪽으로 쏠려서 옆 사람 불편하잖아.....
그리고 껌을 그렇게 쫙쫙 씹으면 어쩌자는거야....ㅠㅠ
사탕 먹고 싶으면 미리 물고 있어 ㅠㅠ 지퍼를 도대체 몇번을 열었다 닫았다 가방을 뒤적뒤적 거리냐 ㅠㅠ 에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