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찍이오... 일전에 성수지선에 갔다가 전철기 고장으로 10분 기다려서 갔었소. 자세한 사진 설명은 생략하겠소.
성수지선은 여러모로 참 애매한 노선이오. 1, 2호선 차량의 입출고 용으로 쓰이는 통에 배차간격도 길고, 또 다니는 열차 편성도 4량으로 초기 지하철 개통 당시의 편성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소. 게다가, 서울 지하철 노선 중에서 몇 안되는 토공 노반 구간이오. 8호선의 일부구간을 제외하면 이런 식의 성토/절토 노반은 거의 없다시피 한 편인데 말이오.
이 구간의 시작은 1974년 지하철 1호선, 종로선이 개통되면서 기지 인입구간인 0.7km 구간이 건설된 것이 시초라 할 수 있소. 다만, 계획상 이 구간은 연장을 통해서 5호선의 본선 구간으로 사용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소. 물론, 지금의 5호선과는 좀 다른 구성을 가지고 있기는 하오. 그리고 군자기지는 두 노선을 다니는 차량의 거점 기지로 활용할 계획이었고 말이오. 지금 보면 이건 좀 아니다 싶지만, 그때야 4량 편성으로 10분에서 20분 시격으로 다녔으니 못할 짓은 아닌 듯 하오.
이 5호선 구간은 사실 1호선 공사 시점에 사전 시공된 바 있소. 그 결정을 내린게 아마도 김현옥 시장 아니면 박통으로 보이는데, 1호선 구간을 복복선화 할 수 있도록 박스 구조물을 종각-신설동 간에 선시공한 것이었소. 물론 선로와 신호, 전기설비가 구축된 것은 아니지만, 나중에 공사를 통해서 역 설비를 정비하고, 도상과 선로를 깔았다면 사용할 수 있도록 구성이 되어 있다고 하오. 이를 통해 1, 5호선이 같은 방향으로 평행 주행할 수 있게 되고, 따라서 이를 통해 평면환승과, NH시의 급행 운전을 가능하게 하려는 복안이 있던 것으로 보이오. 이런 방식은 JR 오챠노미즈 역이나, JR야마노테선의 동측 구간, 타바타-시나가와 간에 이미 시연되고 있던 부분이었으니 말이오. 신설동 역의 꽈배기굴 구간은 단순히 입출고시의 방향 전환을 위한 것은 아니라 할 수 있소. 당시 일본쪽의 엔지니어 자문단이 이런 설계를 강력 권고하지 않았나 싶소. 즉, 서울 지하철망의 확장을 상당 부분 예상하고 한 것이라 보이오.
그러나, 이건 깨지게 되는데, 바로 구자춘 시장 등에 의한 강남개발이 본격화 되면서였소. 강남 개발이 추진되면서, 노선계획 역시 한번 싹 갈아엎어지게 되는데, 이때 2호선의 계획이 갈리게 되었소. 원래 2호선은 삼성동 축이던가를 그대로 남북방향으로 관통하도록 구상되어 있었다고 하는데, 이게 졸지에 계획 변경을 통해 대순환선으로 바뀌게 되었소. 이 부분은 철갤 어디에 이야기가 올라왔지만, 앉은 자리에서 대충 볼펜 그어서 결정되었다는 믿거나 말거나 한 이야기가 나오게 되오. 덕분에 서울메트로는 황금 노선을, 사람들은 지옥철을 얻게 된 택인데, 그래서 성수-화양-잠실-강남으로 도는 우회선이 결정되어 버리게 되었고, 이 본선이 될 수 있었던 신설동-성수간은 지선이 될 운명이 결정되었소.
그러나, 한때는 이 구간도 본선으로서 역할을 잠시 하는데, 초기 2호선 개통(1980) 후, 제 3단계 구간인 을지로입구-성수간이 개통될 시점(1983)까지는 본선으로서 기능을 했다고 하오. 그러나, 을지로구간 개통과 순환선 개통을 하면서 이 구간은 지선이 되어버렸고, 이후 흡사 일부러 떼어놓은듯한 교외 로컬선의 이미지를 가진 채로 지금에 이르고 있소.
만일, 당초의 계획대로 개통을 했다면 서울메트로의 경영수지 개선은 좀 시간이 걸렸을지도 모르오. 하지만, 현재의 구도심 접근성은 상당히 개선되었을 것이고, 이후 시설 개선 등을 통해서 종로선 구간은 급행 운전을 하는 광경을 볼 수 있었을 것이오. 강남 개발이 딜레이 된 만큼이나, 서울 구도심의 공동화는 늦추어 졌을 지도 모르겠소. 물론, 그 댓가로 엄청난 과밀을 맛보겠지만 말이오. 당시의 마인드는 서울의 정비를 하느니, 차라리 새로운 서울을 만들자! 라는 분위기였고, 거기서 주요 관료들은 부동산 앙등이라는 "콩고물"을 바라고 덤볐던 정황이 보이오. 아무튼, 그렇게 가지 않았다면 성수지선 구간도 지금과는 꽤 다른 분위기가 되었을 것임에는 틀림이 없소...
현재 저 선시공된 박스 구간을 재활용 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오. 일단 오래되기도 하고 해서 정비를 상당히 해야 할 필요가 있기도 하지만, 당장에 동묘앞 역 신설, 종로3가역 환승통로 공사 등으로 인해 선로시설을 할 여지가 없는 것으로 보이오. 또한, 이미 다른 노선에 의해서 대부분의 구간이 점유당해 있는 고로, 구태여 신선을 깔 필요가 없는 실정이기도 하오. 지하구간 복복선화 같은 건 여러모로 까다로운 것도 많으니 아마 그냥 예비지하공간으로서, 아마 공동구 등으로 활용하는 식으로 해서 그냥 그대로 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이오. 아쉬운 일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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