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야 무치랑 봉이는 정바름을 끝까지 개새끼로 기억할 수 있고
바름이가 진짜로 죄책감을 갖고 괴로워한다는걸 무치랑 봉이가 아는순간 약간의 면죄부가 되는것과 동시에 바름이의 범죄를 미화하는것같아서


근데 그건 그냥 피해자가 아닌 제3자의 관점이었을뿐이었단걸 깨달음

피해자들이 가장 고통스러운 이유는
피해를 받은 본인은 하루하루 고통속에서 살아가는데 정작 나에게 이런 고통을 준 가해자는 일말의 정서적 고통없이 보통의 하루하루를 살아가기때문임

드라마에서 말하는 용서란, 가해자가 지은 죄를 모두 이해하고 포용해주겠다는 의미가 아님

20화에서 송수호엄마가 말했던것처럼 가해자를 용서한다는건, 남겨진 피해자가족들이 분노와 원망이라는 감정에 잠식되어 고통스럽고 피폐한 삶을 살기보다 더 나은 내일을 살아가도록, 온전한 나의 일상을 찾을수있도록 해주는 기제임

만약 바름이가 일부러 봉이와 무치에게 매정하게 말하고 예전의 본인처럼 행동했더라면 여전히 무치는 분노로 가득 찬 채로 정바름같은 놈 찾아서 죽여버리겠다고 매일 살인사건현장마다 뛰어다녔을거고
봉이도 그런놈을 몰라보고 사랑했다는 사실에 스스로 자책도 더 많이 했을거고 더욱 괴로웠을거라 생각함

무치가 정바름의 후회가득한 눈을 보는 순간 정바름이 진심으로 괴로워하고 있단걸 알았고, 본인이 겪은 고통의 십분의 일도 안되겠지만
어쨌든 십분의 일이라도 가해자 정바름이 고통을 느낀다는 사실에
분노로 가득했던 마음이 조금은 누그러질수 있었을거라 생각함

오봉이도 정바름의 진심어린 사과와 눈물을 보고
그래도 내가 한때 사랑했던 오빠가 나에게 보여준 행동과 마음들이 거짓은 아니었다는 사실에 그나마 스스로를 덜 자책하지 않았을까싶음
만약 바름이가 일부러 싸패인척 행동했으면 이때까지 내가 농락당했다는 사실과 모든 행동이 거짓이었다는 생각에 내가 봉이었으면 스스로를 많이 자책할것같거든ㅠ 물론 내 잘못이 아니란건 알지만서도

정바름이 진정으로 타인의 아픔을 공감할수있는 능력을 갖게 됨으로써
본인의 죄가 얼마나 중한지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고
피해자들에게 뉘우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기때문에
남겨진 무치와 봉이의 마음이 그래도 한결 편안해질수있었지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든다

결국 정바름이 무치와 봉이에게 보여준 진심어린 후회 덕에
피해자 무치와 봉이가 원망과 분노에 고통받기보다 본인들의 일상을 살아갈 수 있게된거임

유툽의 알수없는 알고리즘덕분에 추천영상에 ㅂㅊㅆㄹ 막화 리뷰영상이 떴는데 썸네일에 살인자에게 면죄부를 주지마세요 이지랄 해놨길래 존나 한심해서 한번 주저리 써봄ㅋㅋ 물론 영상은 안봄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