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군생활 하던 시절 직접 겪었던 일임

일단 기본적으로 알고가야할게

내가 나온 부대는 육군항공부대인데 우리부대가 육해공 통틀어 2번째로 긴 활주로를 가진 병1신같은 부대였음

근데 항공부대특성상 병사는 대대급인데도 40여명뿐임

우리부대가 35사단 바로 옆에 붙어있긴 한데 35사단은 아님

그리고 우리부대하고 35사단 사이에 소년원이 하나 껴있었음

하루는 일과 다 마치고 당직사관 주관하 저녁점호를 받고있는데

당직사령이 당직사관을 지통실로 소환했었어

그러더니 당직사관이 존나 심각한 표정으로 와서는

소년원에서 어떤 미친놈이 탈출을 했는데 이자식이 어디로 텻는지를 모른다

우리쪽으로 넘어왔을지도 모르니 전초소 투입하고 오대기 순찰준비하라는거임

근데 그때 내가 상꺾이였는데 하필 내가 그때 오대기 분대장이였음

순찰갔다오느라 환복도 못하고(우리부대는 오대기 야간순찰 끝나면 환복하고 샤워도 시켜줌 딴부대는 안그런다던데 ㅋ)

땀쩔어있는데 순찰가라니 존나 좆같앗징.. 그래도 실제상황인지라 불평도 못하고

단독군장에 총기 수령하고 공포탄까지 수령하고 고이 모셔놓고

나는 분대장이랍시고 한번도 써본적없는 A급 nvg까지 지급받음

조를 2개로 나누고 순찰을 시작했지 활주로를 반토막 해서 분대장조는 동쪽 부분대장조는 서쪽

나하고 의무병, 통신병 셋이서 활주로 따라 걸으면서

야 설마 어떤 미친새1끼가 소년원 탈출해서 군부대 안으로 들어오겟냐 시1발 ㅋㅋㅋ

그러게 말입니다 근데 저희가 잡으면 저희 포상휴가 나가는겁니까?

포상휴가가 문제냐 병1신아 국방일보 1면에 뜬다

이런 잡담 하면서 슬슬 걷고 있었어

근데 아까 말했듯이 우리부대가 육해공 통틀어 2번째로 긴 활주로를 갖고잇는 부대인지라 존나게 넓어

활주로 끝까지 가는것도 한나절이라 슬렁슬렁 걷고 있는데

활주로 끝쪽에 폐쇄된 지상 초소가 하나 있었거든

근데 그 초소가 자꾸 이상하게 눈에 띄는거야

그래서 뭐지 하고선 NVG를 켜서 초소쪽을 봤는데

씨1발 초소 창문에서 왠 사람 그림자가 왔다갔다 하더라??

순간 너무 놀라고 당황해서 야 시1발 미친 저새1끼 진짜 일로 넘어왓다 하면서 같이잇던 애들한테도 보여줬어

걔들도 당황해서 헐 미친놈 아닙니까 저거 이랬거든

내가 잘못본게 아니란걸 확인하고서 지통실에 보고하려고 무전기를 딱 들었는데

무전기에서 지지직 소리가 나더니 당직사령 목소리가 흘러나오더라고

현재시간부로 상황 종료라고... 인근 피시방에서 그놈 잡았다고...

그얘기 딱 듣는순간 우리 셋다 굳어서 아무말도 못하고 그자리에 얼어버렸음

진짜 머릿속이 새하얘지는데 그때 마침 머릿속을 스쳐가더라

그 초소가 폐쇄된 이유가 나 입대하기도 전에 태풍이 존나 세게 몰아칠때

초소로 올라가는 계단이 아얘 뚝 끊어져 버렸는데

그 이후로 보수를 안하고 그냥 그대로 폐쇄한거야

한마디로 사람이 올라갈 수가 없는 초소임...

한참동안 말도 못하고 서있다가 간신히 손 들어서 nvg로 다시 확인했는데

아까 보이던 그림자는 사라져 있더라

한참을 움직이지도 못하다가 부분대장조쪽에서 빨리 오라고 무전와서 정신차리고

진짜 무슨 정신으로 막사까지 복귀했는지 지금도 모르겠음...

우리부대 존나 진부한 부대여서 귀신이야기 이딴거 좆도 없엇는데

내가 하나 만들고 온게 자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