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중소기업 지역지방 청년 연쇄 퇴사 소설 <나만 빼고 퇴사해>2

명갤러(121.181) 2024.03.16 13:43:36
조회 50 추천 0 댓글 0

대구 달서구 성서공단의 중소기업인 천기식품에 다니는 주인공 나인오와 주변 인물을 통해 지역 청년들의 현실을 그려보고 싶었다. 대한민국 청년 노동자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사람들의 삶이 담긴 이야기이다.

 

희망사항 : 아마도(?) 대한민국 최초 연쇄 퇴사 소설

 

 명덕대학교 시청각실의 객석에는 학생들로 가득했다. 하진은 무대에서 자료를 띄우며 설명을 하고 인오는 행사 현장의 모습을 동영상으로 담았다. 그리고 인오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대학교 4학년이었던 인오와 찬형, 예주도 지금의 학생들과 똑같은 모습으로 시청각실을 찾은 적이 있다.

 

천기식품이라고 난 왜 처음 들어보지?”

 

설명회 자료 책자를 보고 있던 예주가 말했다.

 

나도. 그런데 채용설명회를 할 정도면 큰 회사인가?”

 

찬형이 거들었다.

 

큰 회사이면 유명해야지. 아무도 모르잖아.”

 

인오가 답했다.

 

그래도 괜찮은 회사처럼 보이는데.”

 

예주가 말을 꺼냈다.

 

난 뭔가 별로야. 느낌이 안 좋아.”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놀랍게도 인오는 자신의 앞날을 예측하고 있었다.

 

무대에 한명아 과장이 등장하자 세 사람은 대화를 멈췄다. 한 과장에게서는 뭔가 당차고 밝은 기운이 느껴졌다. 남자들의 입장에서는 매력을 느끼고 같은 여자가 봐도 부러워하면서 닮고 싶은 그런 인상을 풍겼다.

 

지금부터 채용설명회를 시작하겠습니다. 저는 천기식품의 경영지원부 과장 한명아입니다.”

 

객석에서 박수갈채가 터져 나왔다.

 

채용설명회를 위해 모교에 방문한지도 올해로 벌써 다섯 번째네요. 항상 올 때마다 후배들을 만나 즐겁고 긍정적인 기운을 얻을 수 있어 기분이 좋아요. 그럼 본격적으로 채용설명회를 시작하겠습니다. 먼저 저희 회사 홍보 영상을 보겠습니다.”

 

동영상 재생을 시작하면 80년대 분위기의 홍보 영상이 나왔다.

 

엄청 멋진데 카리스마까지.”

 

장난 아니다.”

 

예주와 찬형이 한 마디씩 했다.

 

홍보 영상의 재생이 끝나자 한 과장은 다음 화면으로 자료를 넘기며 본격적인 채용설명회를 이어갔다.

 

회사의 연혁, 현황은 넘어갑시다. 10년째 다니고 있는 저도 잘 몰라요.”

 

객석에서 웃음이 터졌다. 학생 몇몇은 채용설명회를 동영상으로 찍고 있었다.

 

기업 인재상?”

 

한 과장은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우리 회사가 이런 인재를 원한다고 하네요. 이런 인재를 뽑지도 않던데창의적인 사람? 창의적인 사람은 창의적이기만 하면 안 됩니다. 모순이기는 하지만 창의적이면서 복종을 잘해야 합니다. 창의는 자유로움에서 나오는 가치인데도 말이죠. 그리고 친화적인 사람도 우리 회사의 인재상이네요. 상사에게 잘 보이고 줄을 잘 서면 그게 친화적인 사람입니다. 끝으로 열정적인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요? 열정은 야근까지 하면서 발휘해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 회사에서 원하는 창의적인 사람, 친화적인 사람, 열정적인 사람이라는 인재상에는 이런 뜻이 숨어 있답니다.”

 

객석에서는 마치 종교 부흥회와 같은 열렬한 환호가 터져 나왔다.

 

시간이 흐르고 질의응답의 시간도 끝날 조짐이 보였다.

 

질의응답 질문은 끝났나요? 그럼 답변 할게요. 야근이 많은 편인지 그리고 야근이 무엇인지 걱정이 되는 거죠? 야근은 별 것 없어요. 이미 여러분들은 이름만 자율인 야간자율학습을 통해서나 학원에 다니면서 일찍부터 체험했잖아요. 우리나라는 국어, 영어, 수학뿐만 아니라 야근까지 조기 교육을 하는 참 훌륭한 나라예요. 그렇지 않나요? 앞으로 여러분이 하게 될 야근은 대구의 아름다운 야경을 만드는데 많은 기여를 한답니다. 대한민국의 직장인 덕분에 우리나라는 야경이 아름다운 국가예요.”

 

통쾌한 웃음과 박수가 터져 나오더니 끝날 줄을 모르는 분위기였다.

 

안 들었으면 큰일 날 뻔 했다.”

 

예주는 시청각실에서 나오며 그렇게 말했다.

 

지원해봐야겠다.”

 

찬형도 천기 식품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뭔가 별로야. 느낌이 안 좋아.”

 

인오는 자신에게 펼쳐질 모습을 아주 잘 알았다.

 

왜 괜찮아 보이는데.”

 

그러니까.”

 

저런 선배랑 일하면 좋겠다.”

 

예주와 찬형이 말을 주고받는 동안 인오는 혼자서 심각하기만 했다.

 

 

채용설명회를 끝낸 인오와 하진은 무대를 정리하고 차에 올라탔다.

 

운전 중이던 하진이 신호를 받아 멈춰선 다음에 회사에 돌아가기 싫다는 말을 꺼냈다.

 

이대로 그냥 집에 가자.”

 

조수석의 인오도 그렇게 대꾸를 했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인오에게 전화가 걸려왔고 액정화면에는 천 공장장의 이름이 떴다.

 

~ 진짜!”

 

인오의 인상은 구겨졌고 하진은 뭔가 아는 표정을 지었다.

 

 

- , 공장장님.

 

 

 

인오는 인상을 다시 펴고 전화를 받았다.

 

 

- 왜 이렇게 안 와? 현장은 바빠 죽겠는데.

 

 

공장장 천기풍은 다짜고짜 고함을 질렀다.

 

 

- 가고 있습니다.

 

- 빨리 와서 일손을 보태라고!

 

 

기풍은 자기 할말만 남기고 전화를 끊었다.

 

우리가 뭐 놀다가 들어가나?”

 

인오는 통화가 끊긴 다음에 성질을 냈다.

 

, 지긋지긋해. 자기 조카나 부려먹지.”

 

하진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천영우는 드라마를 봐야 하니까 바쁘지.”

 

윤 대리님이 그만둔지도 거의 한달 쯤인가?”

 

벌써 그렇게 됐어?”

 

퇴사하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날벼락 야근 명령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야간 업무를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잔업을

 끝내야겠다.

 오늘 밤에도 내일의 야근이 내 머리에 스치운다.

 

장안녕의 야근

 원작 윤동주의 서시

 

 

 

https://blog.naver.com/dramaplayerj/223377670244

 


추천 비추천

0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주위 눈치 안 보고(어쩌면 눈치 없이) MZ식 '직설 화법' 날릴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4/29 - -
AD 해커스로스쿨 기초인강 전강좌 100% 무료! 운영자 24/02/24 - -
AD 메가로스쿨 1타의 차원이 다른 퀄리티를 경험하라! 운영자 24/04/28 - -
516462 [명지대 취업] LIG넥스원 4년제대학교 채용설명회(리쿠르팅) 명갤러(112.171) 03.30 221 0
516460 이번 학기는 휴학할 걸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29 436 5
516458 서울엔 서울대; 동경엔 동경대, 과천엔 과천대 [2] 명갤러(223.38) 03.28 231 6
516457 ㅋㅋ ㅇㅇ(117.111) 03.28 117 0
516456 [취업팩트] 삼성전자 현직이 말해주는 취업 [1] 명갤러(223.38) 03.28 292 0
516455 3수 명지대녀 [2] 명갤러(118.235) 03.26 416 0
516454 팡운대 ㄸr 잏 [2] 가갤러(223.38) 03.26 343 3
516453 아까 당근 보니까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26 305 2
516452 명갤은 근데 왜 망한거임? 명갤러(175.114) 03.25 208 3
516451 여기 학교 파산해서 망한 거 아니었냐? [3] 명갤러(45.87) 03.25 661 26
516450 반수 탈명지 성공했다 [4] 명갤러(211.36) 03.25 372 4
516449 여기애들 반수 많이함? [1] ㅇㅇ(223.62) 03.25 205 1
516448 가천대만의 특장점 명갤러(223.38) 03.25 147 2
516447 명지대 대기업 비율 실화냐? 명갤러(223.38) 03.24 436 5
516445 여기 명단에 없는 대학은 지잡이라 보면 됨 명갤러(223.38) 03.24 249 4
516444 여기 명단에 없는 대학은 지잡이라 보면 됨 [3] 명갤러(222.111) 03.24 1807 1
516443 이러니 개콘이ㅈ망하지 명갤러(61.79) 03.24 107 4
516442 인천대 = 반병신들만 가는 대학 명갤러(223.39) 03.24 153 4
516441 작년 가천대 경영 합격자 원점수임 참고해라 ㅋㅋ 명갤러(223.38) 03.23 171 2
516440 명지전문대랑 통합 쉽진 않을 거다 [5] ㅇㅇ(175.114) 03.22 735 25
516439 현타가 온 과천대 신입생 ㅋ 명갤러(183.91) 03.22 238 4
516438 안되겠다 알바한다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22 274 1
516437 중소기업 지역 지방 청년 연쇄 퇴사 소설 <나만 빼고 퇴사해>5 명갤러(121.181) 03.22 68 0
516436 인천대생의 난중일기 명갤러(211.234) 03.22 115 3
516435 나는 의대생이 간절한 마음의 가천대생이다 가갤러(223.38) 03.22 96 3
516433 불쌍한 할아버지들 노후자금 호로록하고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21 100 0
516432 가천대 사회동문들 만나는법 꿀팁 명갤러(223.38) 03.19 201 14
516430 2024 현대차 대학별 임원급 아웃풋 [1] 명갤러(211.234) 03.19 450 13
516429 코리아 조직스토킹~~~ 명갤러(183.104) 03.18 73 0
516428 근데 가톨릭대보다 입결 낮아진 이유가 [1] ㅇㅇ(106.101) 03.18 297 4
516427 사회 나가면 가천대 훌리들이 제일 악질임 [2] 가갤러(223.38) 03.18 287 10
516426 명지대에서 취업하는 법 명갤러(110.10) 03.17 320 4
516425 이름도 모르는 가천대? 뒤로하고 국립인천대로.. 명갤러(61.79) 03.17 139 6
516424 강원도교육청에서 발표해서 논란이되었던 주요대서열 [4] 명갤러(211.234) 03.17 231 2
516423 명지대 삼성전자 임원 배출 ㄷㄷ [1] 명갤러(223.33) 03.17 374 0
516416 니들 뭐 명지대 까고 그러는데 애초에 니들 관심이 없어요 그갤러(218.235) 03.16 164 0
516415 타학교 관심없습니다 저리가세요 그갤러(218.235) 03.16 99 2
516414 ● 가천대 지나는 타대생의 객관적인 가천대 인식 명갤러(223.38) 03.16 192 11
중소기업 지역지방 청년 연쇄 퇴사 소설 <나만 빼고 퇴사해>2 명갤러(121.181) 03.16 50 0
516412 명지대 공대 몇등급맞으면 갈수잇음? [4] 명갤러(210.205) 03.15 330 0
516407 ☆☆☆ 2024 THE 세계 대학 순위표 ☆☆☆ [1] 명갤러(223.38) 03.14 150 7
516406 직장인들이 바라보는 국립 인천대 [1] 명갤러(223.39) 03.14 211 7
516404 왜 계속 가천대만 깝침???? [3] 명갤러(223.38) 03.14 507 28
516403 경기권 대학 서열 . JPG [2] SWU(223.38) 03.13 395 5
516401 음 ...... 분하다 가갤러(223.38) 03.12 184 6
516400 [ ! 인천대를 알 수 있는 7가지 포인트 ! ] [1] 명갤러(1.229) 03.12 179 10
516399 개콘대의 자랑 가천갤러(223.38) 03.12 138 5
516397 가천대생 특징.jpg 가천갤러(223.38) 03.12 146 5
516396 인천대생 특징.jpg 명갤러(211.234) 03.12 114 4
516395 ● 5~6등급이 가장 많이 지원하는 대학 명갤러(223.38) 03.11 258 6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