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고구마는 필요에 의한 고구마였다고 봄.

시작은 오지수라는 인물이 겉으로는 모범생이고 뒤에서는 뭔가 체계적인 범죄자인것처럼 보여주나

2화부터 백규리한테 폰 뺏기면서 굉장히 허점이 심한 쫄보임을 보여주고

백규리와 같이 일을 하면서도 뭔가 체계적인 사업 하는 것처럼 멋있게 보여주나

결국 백규리 역시 일을 키우는데 일조하고 다시 상황이 나락으로 빠짐.

이 들마의 주요 화자는 중범죄를 저지르는 어른인 척하는 "학생"들임.

학원물은 "주인공이 목표를 위해 열심히 달리지만 중간에 실패를 맛보고 후회를 겪고 성장한다"라는 클리셰가 항상 존재하는데,

이 들마는 그걸 범죄라는 소재에 대입해서 "주인공이 목표를 위해 사건을 전개하지만 연이은 실패로 후회하고 좆됨"으로 의미를 틀어버림.

아무리 미성년자라도 자신이 한 행동에는 책임과 벌, 댓가가 따른다는 게 이 드라마의 주제인 걸 감안하면

두 주인공의 고구마스러운 행동은 극 전개에 있어서 필요했다고 보고

오히려 고구마 없이 포주 일을 계속 수행해나가고 위기도 극적으로 모면하는 전개였다면 영락없는 청소년 범죄미화 드라마가 되어버림.

2. 캐릭터들이 입체적임.

주요 캐릭터들의 성격의 짜임새가 좋았음.

평범한 인생을 위해 범죄를 저지르고, 평소에는 소심한 모습 보이다가 위기가 닥치면 거칠게 돌변하는 오지수나

일탈 좀 해보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해서 자신도 모르게 점점 범죄에 빠져들어가는 백규리,

조건일에 대한 집착을 갖고 있었으나 여러 사건을 겪고 PTSD에 시달리면서 내로남불 오지는 전형적인 일진 서민희.
일단 이 세 명의 공통점은 셋 다 완벽하지 못하고 어딘가 나사하나 빠져있는 애들이었다는 거고,

선과 악의 경계에서 사건이 심화될수록 악으로 계속 향해간다는 점이 좋았음.

다만 기태를 포함한 일진들, 경찰, 담임, 조폭의 묘사는 좀 아숴웠음.

일진들은 무슨 90년대 일본 조폭학원물마냥 굉장히 올드하게 느껴졌고

경찰과 담임은 EBS 캠페인 광고에서 갓 튀어나온 거 같은 느낌이라서

온통 범죄자 일진 투성이인 주연 캐릭터들과 합이 안 맞는 느낌이었음.
조폭은 차라리 무섭게 갈거면 완전히 무섭게 갔음 좀 더 무게감 있지 않았을까 싶은데

팔 다리 썬다는 인간들이 너무 개그캐스러웠음.

소재 자체는 무거운데, 주연배우들 이외의 인물들이

소재에 비해 너무 가볍게 느껴진 점이 이 드라마의 흠이라 생각함.

3. 소재 수위 무시

청소년 술+담배, 욕설, 조건만남, 유흥업소, 조폭, 신체절단에 대한 묘사 등

한드에서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던 요소들을 이 들마에선 청불이라는 틀안에서 과감히 사용함.

아마 인간수업 기점으로 넷플릭스 한정으로 한드의 수위가 많이 높아지지 않을까 생각함.
(물론 정부가 국내 넷플 콘텐츠에까지 손을 뻗으면 뭐 할말은 없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