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술 '첨단 패키징'…장비 수주 성과 보여줄 것"

안건준 레이저쎌 대표

김혜란 기자공개 2024-01-16 10:32:49

[편집자주]

새해 코스닥 기업은 생존의 시험대에 놓였다. 조달 사정은 위축된지 오래됐고, 신사업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옥석이 가려지는 시기, 기업들은 한해 먹거리에 대한 치열한 고민을 사업계획에 담았다. 새로운 도약대를 찾아 퀀텀점프를 꿈꾸는 기업들의 비전을 현장에서 직접 들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6일 09: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회사의 가치는 숫자와 기술력, 이 두 가지로 증명됩니다. 레이저쎌은 남의 것을 카피하는 게 아니라 기술을 선도하다 보니 '숫자'로 입증하는 데 시간이 길어졌습니다. 올해는 두 가지 모두 보여주는 원년이 될 것입니다."

반도체 장비사 레이저쎌의 안건준 대표(사진)는 15일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글로벌 반도체 기업과 1년 6개월 정도 레이저압착접합(LCB) 장비를 공동개발해왔고, 퀄리피케이션(품질 인증) 통과가 목전에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레이저쎌은 올해 안에 LCB 장비를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에 납품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어드밴스드 패키징(Advanced Packaging· 첨단 패키징)의 중요성이 점점 더 부각되는 가운데 안 대표는 첨단패키징을 구현할 LCB 첫 출하를 시작으로 크게 도약한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안 대표와의 인터뷰는 경기도 화성시 동탄 레이저쎌 본사에서 지난 11일 진행됐다.

◇LCB 장비 퀄 진행단계, 해외 납품 성과 자신

안 대표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과는 이종접합(로직과 메모리 반도체를 평면으로 붙이는 것) 패키징에 적용하기 위한 LCB를, 글로벌 메모리 제조사와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그래픽더블데이터레이트(GDDR) 생산에 쓰일 LCB 장비를 각각 막바지 테스트 중"이라고 설명했다.

레이저쎌은 레이저를 면(Area) 형태로 쏘아 반도체 기판과 칩을 본딩하는 LCB 장비를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 글로벌 메모리 제조사와 공동 개발 중이다. 통상적으로 레이저 하면 빨간 점(Spot)을 떠올리기 쉽지만, 레이저쎌은 점이 아닌 면 광원 레이저 기술을 갖고 있다.

그는 "(2022년 6월) 상장 전 제시했던 매출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한 게 아쉬운 부분"이라며 "글로벌 메모리 고객사와의 공동개발이 기존 계획보다 늦춰지면서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 두 글로벌 반도체 기업에 납품을 시작하면 개선된 실적, 회사의 잠재력까지 모두 균형 있게 보여줄 수 있다"며 "글로벌 NDR(기업설명회)에도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회사 포텐셜(가능성)의 약 70%를 차지하는 게 어드밴스드 패키징 전용 장비인 LCB"라며 "먼저 해외 납품에 성공한 뒤 국내 메모리 제조사까지 고객사를 넓히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LCB 장비 성공 확신, 생산성 획기적 향상

첨단 패키징의 핵심은 반도체를 층층이 쌓아 집적도를 높이는 것이다. LCB 장비는 후공정 중 웨이퍼에서 떼어낸 반도체를 기판 위에 접합(본딩)하는 과정에 사용된다. 이 때 LCB의 면 광원 레이저 기술을 이용하면, '적층한 뒤 접합'하는 후공정 과정에서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게 레이저쎌의 설명이다.

LCB 장비 이미지

AI 시대 각광받고 있는 HBM을 예로 들면, D램을 8~12개를 적층하면서 웨이퍼에 붙여야 하는데, D램 개별 칩을 하나하나 열압착해 붙이는 게 현존 기술이다. 레이저쎌의 LCB 장비는 D램 8개를 웨이퍼 위에 모두 올려놓고 레이저를 쏘아 한 번에 본딩한다. 이 시간이 5~9초밖에 안 걸린다고 한다.

레이저는 최대 300mm×300mm 면적까지 조사할 수 있다. 12인치(300mm) 웨이퍼를 한 번에 패키징할 수 있단 얘기다. LCB 장비를 쓰면 빠르게 적층과 접합을 한 번에 해결하기 때문에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열에 의한 인쇄회로기판(PCB) 등 기판의 워피지(Warpage·휘는 현상)를 막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안 대표는 "반도체 생산에는 전기가 어마어마하게 쓰인다"며 "기술적으로나 생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측면에서나 (LCB 사용 확대가) 맞게 가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그는 "LCB를 통해 풋프린트(장비가 클린룸을 차지하는 공간)를 절감할 수 있다"며 "전력 소모는 기존 방식보다 10분의 1로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AI 시대에는 이종접합과 칩렛(다른 공정에서 생산된 반도체를 하나의 패키지로 만드는 것) 기술로 성능을 끌어올린 첨단반도체가 많이 필요하다. LCB는 첨단패키징을 가장 효율적으로 해낼 수 있는, 세상에 없던 장비라는 게 안 대표의 설명이다.

레이저쎌은 LCB 외에도 미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점쳐지는 실리콘카바이드(SiC) 등 전력반도체에 특화된 레이저신터링(LSB) 라인업도 보유 중이다. 안 대표는 또 올해 적극적인 투자로 회사 포트폴리오를 확장한다는 청사진도 밝혔다. 우선 현재 지분 25%를 보유한 2차전지 레이저 전문기업에 추가로 투자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최근 주관사 선정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레이저쎌 관계자는 "최근 상장한 한빛레이저와 비교될 수 있는 기업으로 향후 레이저쎌 포트폴리오 확장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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