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광염의 주된 원인 중 하나로 대장에서 유래한 장내 유해세균이 요도를 통해 방광까지 침투해 염증을 일으키는 경우를 꼽을 수 있다. 국가건강정보포털

방광염 재발이 잦은 환자 중 91.1%는 불안감을 느끼며 재발 횟수가 늘어날수록 불안 증세가 심각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방광염 증상이 지속되는 기간이 길수록 우울 증세까지 부르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고려대 구로병원 비뇨의학과 오미미 교수 연구팀은 재발성 방광염이 환자들의 정신건강과 일상생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에 대해 분석한 연구를 국제학술지 ‘국제신경학저널(International Neurourology Journal)’에 게재했다고 6일 밝혔다. 연구진은 2018년 4월부터 2022년 6월까지 고려대 구로병원을 방문한 재발성 방광염 여성 환자 112명을 대상으로 질환의 재발 횟수와 지속 기간이 불안 및 우울 증세 지표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적으로 평가했다.

연구 결과, 재발성 방광염 환자 중 68.8%는 심각한 불안 상태(STAI-S 불안 척도 점수 46점 이상)를, 22.3%는 중간 정도(불안 척도 점수 40~45점)의 불안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재발 횟수가 증가할수록 불안 척도 점수도 유의미하게 상승했는데, 특히 재발 횟수가 4회 이상(평균 60.7점)일 때부터 불안이 심각한 정도가 급격히 상승했다. 우울 증세는 질병 지속 기간과 관련성이 나타나 더 오랜 기간 방광염을 앓을수록 우울감이 심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방광염은 여성 2명 중 1명 꼴로 평생에 한 번 이상 경험하는 흔한 질환이며, 여성 환자 중 최소 한 차례 이상 재발을 겪는 비율도 3분의 1을 넘는다. 남녀 신체의 해부학적 차이 때문에 여성의 경우 장내세균이 짧은 요도를 통해 방광까지 들어와 염증을 일으킬 위험이 상대적으로 더 높으며, 소변을 너무 오래 참을 때도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재발성 방광염은 6개월에 2번, 또는 1년에 3번 이상 방광염이 재발하는 경우를 가리킨다. 방광염이 발병하면 소변을 볼 때 아프고 소변 횟수가 늘어나며 갑자기 소변이 마려워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또 소변을 봐도 개운치 않고 잔뇨감이 들거나 방광이 있는 아랫배까지 아프기도 하며 심할 경우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올 수도 있다.

연구진은 재발이 잦은 방광염의 특성을 고려해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질환의 예방 및 조기 치료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오미미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재발성 방광염의 반복적 발생이 환자들에게 누적적인 심리적 부담을 초래함을 시사한다”며 “재발성 방광염은 단순한 신체적 증상 이상으로 환자들의 정신 건강과 삶의 질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므로 체계적인 예방 및 관리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