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쎄요∼어찌 될 런지 모르겠네요.”

송승준(35·롯데)은 아직 아무런 언질을 받지 않았다. FA 자격선수 공시일은 11월20일이고, 원소속구단과의 협상은 22일부터 일주일간이다. 딱 한번 수뇌부와 간단한 식사 자리를 한 것 뿐이다. 몸상태에 대한 안부를 묻고, 이런저런 얘기만 하다 끝났다. 송승준은 “FA와 관련해서는 아무런 얘기를 나누지 않았다”고 했다.

남느냐 떠나느냐=2007년 해외파 특별지명으로 입단한 송승준은 올 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취득했다. 그런데 이게 생각지 못한 선물이다. 2008년 바뀐 규약(2006년 신인선수부터 규정이닝의 3분의2이상은 제외·등록일수 145일만 산정)으로 인해 송승준의 2007년은 6일이 부족해 한 시즌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하지만 KBO가 송승준의 2007년을 인정해주면서 ‘대박’의 기회를 얻게 됐다. 시즌 중 알려진 소식이지만 그때 송승준은 입을 닫았다. 송승준은 “팀이 중요한 시기에 선수들 사이에서 내 얘기가 나오는 게 싫다”고 선을 그었다.

시간이 흘러 어느덧 FA 신청일(20일)까지 2주 정도 남겨뒀다. 송승준은 “롯데에 남고 싶은데 구단에서 절 어떻게 생각할 지 궁금하네요”라고 차분히 말했다. 민감한 사안이다 보니 송승준은 말을 아꼈다. 잠시 생각하던 송승준은 “글쎄요, 정말 어찌 될 런지 모르겠심니더”라며 “다들 내 마음과는 다를 테니까요”라고 본인도 미래를 궁금해했다.

2015년의 교훈=송승준은 잔부상에 시달렸다. 옆구리 통증과 오른팔 굴곡근 부상으로 잇달아 1군 엔트리서 빠지는 경험도 했다. 특히 오른팔 통증으로 마운드에서 손을 들고 자진강판한 기억도 있다. 큰 부상은 아니었다. 이때는 8월초였고, 롯데는 치고 올라서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었다. 빨리 돌아와야했고, 9월초 진짜 돌아왔다. 하지만 이른 복귀는 분명 후유증이 있었고 들쑥날쑥하다 2015시즌 8승7패 평균자책점 4.75에 머물렀다. 한 달 반의 휴식이 필요했지만 20여일만에 돌아왔으니 예견된 수순이었다.

송승준은 “올해는 너무 아쉽다. 6월까지 6승 하며 초반부터 괜찮았는데 아픈 뒤 문제가 생겼다. 팀이 5강싸움을 하고 있었고 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며 “참고 한다고 모든 게 다 좋은 쪽으로 가는 건 아닌 것 같다”고 되돌아봤다. 그래도 후회는 없다. 선발부재 속에 팀이 힘든 상황이었고, 던질 수 있을 것 같아 조기복귀를 했다. 다 결과론이라는 것이다. 송승준은 “결과가 안 좋으니 비난을 받았던 게 아니겠느냐. 해야할 것을 했고 후회는 없다”고 강조했다.

올 겨울 바쁘다 바빠=송승준은 이미 운동을 시작했다. 오른팔 염증은 완전히 나았고, 웨이트 트레이닝에 몰두하고 있다. 12월 개인일정도 이미 다 준비했다. 내달 15일 사이판으로 들어가 조금 이르게 공을 만져볼 생각이다. 어느 정도 몸을 끌어올린 뒤 1월초 돌아와 열흘 정도 휴식을 취한 뒤 스프링캠프에 합류할 구체적인 스케줄까지 세워놓았다. 송승준은 내년 시즌 건강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 롯데에 잔류할지, 혹시라도 다른 팀으로 떠나게 될 지 미래는 불투명하다. 잔류 쪽으로 생각을 하고 있지만 세상일 어떻게 될 지는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어느 쪽이든 건강하게 공을 뿌려야 대접을 받을 수 있다. FA 계약 후 부상으로 제 역할을 못한다면, 대박은 족쇄가 된다. 송승준은 “남들이 볼 때는 ‘나이 들어서 공 던지겠나’고 할 지 모르지만 난 이런 생각을 조금도 하지 않는다”며 건강한 모습을 약속했다.

그리고 송승준은 “어떻게 될 지 모르겠지만 (FA 계약을 한다면)먹튀소리를 들으면 안 된다. 조용히 몸을 만들며 준비하고 있다”며 “잘하겠다고 아무리 말해봐야 의미없더라. 조용히 준비하면서 마운드에서 보여주는 게 답이더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