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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만주철도주식회사.

만철조사부장 2006.02.16 22:14:15
조회 1589 추천 0 댓글 27


위의 사진은 만철의 최상위 열차, 특급 "아지아" 호의 견인기 되겠소. 현재 셴양의 어느 공원에 저렇게 놓여 있다고 하오. 녹이 많이 슬어버려서 외관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긴 한데, 전체적인 형상은 그대로 되겠소. 아마도 장식이겠지만 앞쪽의 BMW 차 같은 느낌의 그릴과 유선형으로 다듬어 놓은 외관 덕에, 스팀 펑크에 쳐 넣으면 어울릴 듯 한 인상이오. 소햏이 닉을 따온 만철, 즉 남만주철도주식회사는 근본적으로 러일전쟁 결과 러시아로부터 삥뜯은 동청철도의 남만주 지선을 자산으로 하여 1906년에 일본이 만든 국책회사 되겠소. 당시 일본은 국내의 경우 관설철도가 존재했지만, 해외에 대해서는 이런 식으로 반관반민적 회사를 만들어 노선의 부설과 운영을 떠넘기는 방식을 자주 이용했소. 경인선도 경인철도주식회사(후일 경부철도사에 합병), 경부선도 경부철도주식회사 등에 의해 부설되는데, 여기에는 일본 정부가 직접 끼어들어서 외교적으로 피곤해지는 걸 피하고, 민간 자본을 끌어들이고자 하는 의도에서 이루어진 조치 되겠소. 물론, 러일전쟁기에는 이런 "허울" 따위 걷어치우고, 군을 동원해서 돌관공사(이 단어 요즘도 건설업체에서는 쓰는데, 일본식 용어요. 돗칸, 즉 돌파 내지 돌격 정도의 의미라오)를 해치워 버리지만 말이오. 만철도 그런 식의 회사였소. 그러다 보니, 만철이라는 회사는 상당히 스탠스가 어정쩡하오. 정부도 아닌 주제에 철도경비부대 같은 무력을 보유하질 않나(이게 후일의 개또라이 군발이인 관동군이 되오), 또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일본 정부의 수하로써 철저한 외곽기관인가 하면 그렇게 말하기도 어정쩡해서, 심심하면 조선총독부와 교통이나 관세를 놓고 대립각을 세우는 이상한 짓을 하는 그런 기업 되겠소. 당시 일본제국주의를 순수하게 서구적 제국주의에 대입하면 말이 안되는 구석이 많이 존재하는데, 만철 역시도 동척이니 동인도회사니 하는 식민지 지배기업들에 비하면 영 어설픈 구석이 많았소. 제국주의라는 개같은 상황을 좀 제쳐 두고 본다면, 만철은 만주 지역의 중공업화에 상당한 기여를 하게 되오. 일본 본토에도 별로 없던 고로식 제철소를 설립하기도 했고, 철도차량 등을 만들기 위하여 기계회사를 세우기도 하였소. 나중에 조선총독부랑 대립하다가 이 산업부문을 분할해서 만중(만주중공업) 등으로 갈리게 되기도 하는데, 당시의 개척지 철도회사 답게 이것 저것 많이도 찔러대고, 또 그만큼 많은 산업적 기능을 수행하게 되오. 만주국 성립 이전까지, 중국의 행정력 보다 더 강력했고, 만주를 지배하던 군벌 장쉐량 등과도 대등하게 대거리를 할만큼의 역량이 되었다고 할 지경었다고 하니... 또, 만철이 웃기는게, 자체적으로 조사연구 부서들을 여럿 가지고 있소. 개 중 조사부라는게 있는데, 이게 나중에 만주국이 생기면서 경제정책을 좌지우지하는 핵심 브레인들이 되오. 이 조직은 일본 본토에서 사상 문제로 쪼여대고 하다 보니 만주로 빠져 나온 부류들이 많이 있고, 그래서 사회주의적 성향이랄까, 그런게 꽤 있었다고 하오. 실제 만주국의 시절의 경제운용이라는게 당시 소련식의 경제통제, 중공업화 정책과 유사한 부분이 많았소. 이후 이 집단이 패전후 일본에 기어들어가서 일본 경제 운용에 주요 요직에 슬그머니 끼어들어간 것은 또 나름대로 재미있는 점이라 할만 하오. 철도라는 측면에서 보면, 만철은 일제 당시 조선 철도와의 라이벌이자, 한때의 지배자이기도 했소. 1917년 부터 1925년까지 만철은 조선 철도의 운영권을 위탁받게 되오. 일본 본토의 정치인들 그리고 조선총독부의 입장에서는 가급적이면 한반도와 만주를 아우르는 통합된 철도 운영이 갖추어지기를 원했소. 그래서 "삼선연락운임"이라고 해서, 일본, 조선, 만주의 철도를 경유할 경우 운임을 할인하는 제도를 만들려고도 했고 말이오. 그러나, 당사자들, 특히 만철은 이걸 별로 내켜 하질 않았다오. 일본애들은 그냥 알아서 하길, 조선총독부는 자기 손 아래 쥐고 흔들 수 있기를 바랬는데 비해, 만철은 조선철도에 연계선을 줘서 자기들이 거점으로 키우는 다롄이나 펑텐이 죽는 걸 원하질 않아서 시큰둥 했소. 다롄을 거칠 경우 직접 기선으로 본토까지 연결이 되는데 비해, 조선을 거쳐야 하면 다롄이 죽는 건 물론이고, 안둥이 커지고 조선 총독만 노나는 결과를 낳기 때문이었소. 거기다가 조선을 거치는 편이 시간면에서는 더 짧아서, 다롄 노선의 경쟁력은 여러모로 애매했고 말이오. 그래서 저 철도 위탁은 서로 불편한 그런 것이 되오. 만철은 돈도 잘 안되고, 조선총독 눈치나 봐야 하는 일을 꺼려했고, 조선총독은 또 만철이 하는 짓이 마음에 안차고 말이오. 결국 운영권 반납하네 마네 하다가 25년에 만철은 조선에서 손을 털어버리게 되오. 이후, 만철은 조선에서는 회령-청진, 나진 정도를 빼면 얼씬도 안하게 되오. 만철은 후줄근한 이름이나 분위기랑 다르게, 본토보다 차량이나 이런건 나름대로 첨단을 달리게 되오. 차량 면에서도 디젤동차나 디젤-전기 기관차 등을 도입해서 운영하였는데, 일본에 비하면 전기화가 별로 안되어 있다는 약점은 있어도, 나름대로는 꽤 첨단화된 동네라 할만하오. 특히 앞서 말한 특급 아지아 호의 경우, 특급이라는 이름에 어울리게 일본의 영향권 내에서는 가장 빠른 속도를 자랑하는 열차였소. 또한, 상당히 호화롭기도 했고 말이오. 조선의 특급인 아카츠키, 츠바메, 일본의 특급인 나나렛샤 등에 비해서도 확실히 고급, 고속의 열차편이었다고 전해지오. 또한 경봉철도(펑텐-북경간) 등과의 연계운행이나, 조선 철도와의 연계(조선철도가 안둥을 지나 펑텐까지 들어갔었다고 하오)도 이루어졌다고 하니, 당시로서는 일본 국철에 비해서 대륙적 기질이 다분했다 할만 하오. 그러나, 제국주의의 주구 답게, 만철 역시도 철저하게 일본인에 의한 기업이라는 건 그리 바뀌지 않았소. 도시 설계와 토지 배분에 있어서도 철저하게 일본인 본위로 이루어지게 되오. 경부철도주식회사 역시 한반도에서도 똑같은 짓을 했지만, 이른바 철도부속지라 해서, 철도 부설과 시설에 필요한 땅을 확보를 하는데, 아주 악랄할 정도로 넓게 확보를 하고 그 중심에 철도역을 설치한 다음, 남은 땅을 일본인들에게 싸게 분양을 해서 상권을 지배하는 방식을 채택하오. 그 극치라 할만한 곳이 현재의 장춘, 당시의 신징이었고 말이오. 중일전쟁에 있어서도 물자 수송 등에 많은 기여를 했었다고 하고, 실제 무장을 하고 방탄복을 입은채 근무하는 만철 직원들의 사진은 곳곳에 남아 있소. 결국, 일본이 패망한 이후, GHQ에 의해서 해산이 결정되어버리게 되오. 소련의 보복적인 수탈 등의 피해를 보지만, 남은 설비는 중국 국민당군 등이 만주를 점유했을 때 잠시 점유당했다가 1949년에 중화인민공화국이 성립되면서 중국의 손에 들어가게 되오. 이후, 중국에 있어서 소중한 공업 거점으로서 역할을 하게 되오. 중국 최초의 자동차 생산이 바로 만주였다고 하니, 그 생겨난 의도가 악랄하고, 인민의 피고름을 빨아먹던 존재로부터 중국 인민들은 고생의 보답을 그렇게나마 얻었다 할 수 있겠소. 우리나라에서는 연구하는 분들이 좀 있기는 하지만, 어떤 대중적인 저술이나 학술서 등으로 나온 바가 별로 없소. 사실, 만주는 일본으로부터도 잊혀진 편인데, 몇몇 과거의 유라시아 횡단편 등을 추억하고 연구하는 사람들을 뺀다면 일본 역시도 만주의 철도망에 대해서는 열심히 파는 사람이 많지 않은 듯 하오. 그만큼 자료도 없고 말이오. 예전에 조선총독부 자료를 구해 보려고 알아보다가, 전집으로만 파는 책 사이에 만주연선안내니 조선철도약사니 하는게 끼어 있는 걸 보고 아쉬워 했던 기억이 나오. 200권 전집에 400만원이라는데 그걸 어떻게 산단 말이오.-_-  아무래도 이런 분야는 철도 애호가들 보다는 연구자들, 특히 근현대사 연구자들이나 볼 부분이어서인지 책이 거의 없다시피 한게 아쉽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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