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초반, 주간으로 발행되는 만화 잡지 '소년 점프'에는 당대 최고의 인기를 자랑하던 3개의 작품 '원피스', '나루토', '블리치' 트로이카를 묶어서 '원나블'로 부르는 이들이 많았고 실제로 해당 작품들은 높은 인기만큼이나 활발할 미디어믹스 전개를 통해 애니메이션, 소설, 실사화 및 비디오 게임화가 이뤄졌고 이는 2개 작품이 완결되고 1개 작품이 최종장에 들어선 지금까지도 현재진행형이다.
그 중에서도 블리치는 높은 작화력과 더불어 일반적인 소년 만화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독특하고 스타일리시한 연출을 강점으로 삼고 있으며 매 상황에 딱 들어맞는 임팩트 있는 명대사가 상당히 많아서 일반적인 작품에 비해 기억에 남는 밈으로서 소비되는 '유통기한'이 꽤 긴 편에 속한다.
때문에 블리치를 기반으로 하는 비디오 게임의 경우 이용자들이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얼마나 맛깔나게 원작의 연출과 대사를 살렸는가'인데 가장 최근에 나온 대전 액션 게임인 '블리치: 리버스 오브 소울즈'에서 그 명대사 파티가 얼마나 완벽하게 재현되었는지를 확인해봤다.
의도치 않게 '쿠로사키 이치고'에게 사신의 힘을 전부 양도하는 불법을 저지른 '쿠치키 루키아'를 오빠이자 현세체포조인 '쿠치키 뱌쿠야'가 압송하러 오면서 덤벼드는 쿠로사키 이치고를 순식간에 제압하는 장면에서 나오는 명대사다. 원작이나 애니메이션과는 달리 똑바로 내려다보는 것이 아니라 뒤돌아선 채로 흘겨보는 것이 이전보다 훨씬 고압적인 느낌을 주고 있다.
게임 내에의 스토리 모드에서는 '아바라이 렌지'와의 대전 이후에 해당 시네마틱이 등장하는데 해당 시점에서 힘의 격차를 감안하면 이치고가 뱌쿠야에게 전혀 상대가 되지 않는 게 맞다.
하지만, 그래도 게임적 허용으로 대전을 진행하여 뱌쿠야를 두들겨 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고 강제 패배 이벤트가 들어가는 방향이었다면 그건 그거대로 재미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블리치에서는 뱌쿠야를 기점으로 슬쩍 지나가면
상대가 피투성이에 만신창이가 되는 '힘의 격차 연출'이 템플릿으로 정착하게 된다
■ 그 정도 순보로 가능하리라 생각했나
소울 소사이어티 에피소드 중반부에서 '시호인 요루이치'가 시해 상태로 다시 한번 뱌쿠야에게 맞서는 이치고를 주먹 한방으로 제압하고 도주하면서 남긴 명대사다.
팔에 감고 있던 장포로 뱌쿠야의 참백도를 결박하여 시해 '천본앵'의 발동을 막는 장면은 없어진 요루이치가 훨씬 더 빠른 속도를 자랑하며 뱌쿠야의 팔 위에 올라가며 농락하는 연출은 팔 대신 칼을 타고 올라가면서 더욱 강렬해졌다.
특히 서로 자신의 이동 수단인 '순보'의 속도가 훨씬 우월함을 어필하면서 기싸움을 벌이는 장면이 추가됐는데 이 과정에서 서로 등짝을 감상하는 장면이 반복되면서 블리치식 연출 템플릿 중 하나인 반복적으로 서로의 등 뒤를 잡는 속도전 연출을 확인할 수 있다.
소울 소사이어티 에피소드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부분이다. '도대체 언제부터 경화수월을 쓰고 있지 않다고 착각한 거지?'와 함께 인기 최종보스인 '아이젠 소스케'의 강함과 오만함을 단 한줄의 대사로 함축하고 있어 팬들에게 극찬을 받은 명대사인데 2000년대 초반에 방영된 애니메이션에 비해 훨씬 매끄럽고 세련된 연출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역시나 위의 사례들처럼 디테일하게 바뀐 부분이 여럿 있는데 본인이 흑막임을 선언한 시점부터 눈동자에서 하이라이트가 완전히 사라지고 죽은 눈을 유지하던 기존 미디어믹스와는 다르게 자신의 진정한 목적을 은유적으로 표현할 때 잠시 눈에 생기가 돌고 있다.
본모습을 위장할 때 사용하던 안경을 처리하는 방법도 이전과는 다르게 힘으로 으스러뜨리는 소리나 효과가 나오지 않고 가루가 되어 서서히 사라지는 식으로 표현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아이젠이 블리치 세계관에서 힘과 능력의 기반인 영자의 컨트롤 능력이 매우 높고 강하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변경점이라 볼 수 있다.
여기서는 붕옥 얻어서 기쁘다고
'내가 무대에 서겠다'면서 붕옥 댄스 같은건 추지 않는다
그 밖에도 대전 중에 등장하는 만해나 일부 기술의 특수 연출에서는 파괴술 90번 흑관의 완전 영창이나 섭리 타령을 하는 명대사 '그 긴 거'가 전부 들어가거나, '잘 봐둬라, 그리고 어디가서 말하지마라'와 같이 갤주력이 넘쳐서 첫 마디만 나와도 웃음보가 터지는 명대사와 연출이 즐비하고 그 퀄리티 또한 매우 높다.
만약, 원작의 팬이 아니더라도 현재 시즌제로 방영 중인 '천년혈전' 에피소드의 애니메이션을 시청하기 전에 예습하는 용도로 플레이하기에 매우 적합한 게임이니 한번 쯤은 찍어먹어볼 만한 가치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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