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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러시아에서 빠져나올 수가 없어.....누가 좀 도와줘요! ㅠ_ㅠ

릿@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2.03.16 16:28:02
조회 483 추천 23 댓글 23


오늘 하루종일 생각만 해도 눈에 눈물이 글썽글썽...
가만히 있다가 우는 이상한 여자로 안보이려고 애쓰는 중ㅋㅋㅋㅋㅋㅋ
어제의 러시아는 나에게 무슨 짓을 한거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글도 밖에 잠시 나가서 어제 생각하면서 걷고 있으니 눈물이 쏟아지려고 해서 글고 남기고 싶어 쓰게 된 글ㅋㅋㅋ

지바고 가사 너무나도 아름다운 건...두말하면 잔소리잖아.
그 중에서도 엔딩씬과 엣지맆은 백미 중의 백미이고.
그런데 어제의 현자 홍바고를 보고 엔딩씬에서 엣지맆을 듣고 있으니
가사가 정말 가슴에 사무치고 뼈에 사무치는거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 전에도 감동을 주는 순간이었지만 그 전과는 차원이 다른, 뼛속 깊숙히 아릿아릿하게 새겨지는 느낌이....ㅠㅠㅠㅠ
어제 전까지는 나는 엣지맆 가사를 그냥 글자로 이해하고 있었구나하는 깨달음이.....ㅠㅠ

닥터 지바고 등장인물들 중에 그 시기에 모질지 않은 삶을 산 이가 누가 있겠냐마는..
지바고는 선산을 지키는 굽은 나무처럼 끝까지 러시아를 떠나지 않고 살아남았기에 더 모진 삶이 아니었을까 하고 생각해.
그리고 어릴 때 부모님 다 돌아가셔, 아버지 죽게한 눈엣가시 같은 집안 변호사는 자꾸 근처에서 얼쩡거려,
하루에 수백, 수천명이 죽어나가는 전쟁에 나가서 군의관으로 현장을 지켰지,
운명같은 여인을 뒤로하고 집에 돌아오니 혁명이 일어나서 말, 생각, 행동 모든 것에 족쇄가 채워진듯 뭐하나 뜻대로 할 수 있는 건 없지,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시골로 떠났는데 그 운명과도 같은 여자와 가족 사이에서 어쩌지를 못하지,
그러다 다시 만나긴 했지만 그 여자 남편지시로 납치당하시피해서 빨치산 캠프에서 늙도록 끌려다니지....
천신만고 끝에 돌아오니 지켜주지 못한 가족은 이미 멀리 떠나버리고 남은 건 죄스러움 뿐....
곁에 남은 단 하나, 운명적 여인과도 짧은 해후 끝에 영원한 이별이라............
그리고 얄궂게도 그 여인의 남편의 마지막을 지키게 되고, 그 후로도 핍박받고 자유롭지 못한 삶을 살다가 간 사람.
이게 한 사람의 인생이라고 생각해봐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기구해도 이렇게 기구할까ㅋㅋㅋㅋ

그런데 이런 삶을 산 사람이.....
가족도 떠나보내고, 곁에 남은 그 단 한사람마저도 떠나보내고 늙고 병든 몸으로 홀로 남았는데
그 가장 외롭고 괴롭고 슬프고 철저하게 혼자이고 바닥인 그 순간에,
자신의 과오도 자신의 삶을 스쳐지나간 모든 사람들과 인연들도 다 품어안는 현자같은 사람이 됐다는 것도
내 가슴으로 다 담을 수 없을만큼의, 내 짧은 언어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벅차고 복잡하고 목이 메이는 감정을 불러일으키는데....
그 상태에서 바로 엣지맆의 가사, 그 시를 썼을 것을 상상하니까,
그 시를 쓰는 순간의 지바고를 머리 속에 떠올리면서 가사를 음미하면서 들으니까....
아.......진짜 미치겠더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저런 삶을 산 사람이, 가장 외롭고 철저하게 혼자가 된 순간에 놓인 사람이,
인생에서 가장 어두운 순간에 현인과도 같은 모습으로 저 가사를 썼을 것을 생각하니...ㅠㅠㅠㅠㅠㅠㅠ
아이러니하지만.....그렇기에, 그런 지바고였기에 저런 시를 쓸 수 있었던 거겠지...ㅠㅠ





(펑)



이제 그림자가 내리고
그대는 밤이 되어 나를 부드럽게 둘러싼다
별은 그대의 눈이 되고
바람이 그대 목소리 되어 내 곁에서 속삭인다

밤의 촛불로 일렁거리며
나는 태어난다 우릴 감싼 벼랑 끝의 시간에

여름비 되어 낙엽 되어 겨울바람 되어
봄의 씨앗들 숨죽이며 들판을 꿈꿀 때
자작나무 숲 어린 잎새로 영원히 푸르리
함께하는 벼랑 끝의 시간에

바다로 모래로 하얀 파도로
하늘과 수평선 하나가 될 때 하나가 될 때
그대가 비바람 속 피난처로 나를 쉬게 하여
죽음이 와도 나 더이상 두려움 없으리
모진 역사가 나를 덮쳐도

사랑은 찬란히 내게 남아 빛이 되리라
영원하리라
시간의 끝을 함께







이루말할 수 없는 이 심정.....어제의 러시아와 홍바고...그리고 모두는 내 가슴 깊숙히, 아주아주 깊숙히 날아와 박혀버렸어ㅜㅜ
어제 파샤랑 마지막으로 얘기할 때 홍바고의 형형하게 타오르던, 번뜩거리는 눈빛과 표정을 못잊을 거 같아.
육체는 늙고 병들었으나 그 눈에 담긴 기운과 영혼은 지바고 생애 어느 때보다도 생기있어보이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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