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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만차랑 오늘 드디어 극적인 화해를 했다...(쓰다보니 긴후기)

(222.111) 2012.08.04 22:35:08
조회 736 추천 3 댓글 12



 
 횽들에게 고백하자면, 라만차 자체첫공 홍동키로 끊고 엄청 실망했음.

 진짜 역대 실망 중에 최고 실망에 속했었음. 
 풍월주 자체첫공보다 더 실망. 이렇게 실망했던 적이 없었던 것 같음. 
 1막에서는 재밌었고, 빵빵 웃으면서 봤는데 2막부터 불편하고 이해 안가는 것 투성이.
 왜? 어째서? 그래서 뭐? 라는 의문이 끊이지 않았고, 홍는 노래를 잘하는구나, 그 이상의 생각을 할 수 없었음.

 워낙 좋은 극이다, 좋은 극이다, 감동적이다, 어떻다,라는 말을 듣고 가서 그랬던거 같음.
 게다가 요즘 직자엥 뭐에 질풍노도 + 시니컬리즘이 극에 달하는 시기를 보내고 있어서 
 라만차라는 극 자체에 엄청난 기대와 희망을 가지고 있었던거 같아.

 홍동키, 뭐 딱히 나무랄데가 없었는데 그냥 그뿐이었어.
 훈산쵸는 귀엽고, 정은돈자는 화가 엄청 나있었고, 홍동키는 마냥 순수한 사람이었는데
 정말 딱 그뿐이다는 생각이 들었어. 홍동키는 뭔가 할배인데 너무나도 순수하게 나이가 든 사람이라서
 정말로 험난한 길을 험난하다고 아이예 '인식자체를 못하는' 느낌이 나한테는 강했어.
 마냥 순수한 사람이라서 어린왕자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었어. 

 이 사람이 너무 순수하고 어린애처럼 귀여우니까 산쵸나 여관주인, 나중에 가서는 둘시네아
 이 모든 사람들이 그의 그 순수함을 지켜주고 싶어서 주변에서 우쮸쮸쮸 해주는 느낌을 받아서 그런지
 알돈자가 나중에 할배 죽어갈 때 찾아와서 울부짖는 것도 이해 안갔어.
 도대체 돈키호테가 알돈자에게 무엇이길래, 알돈자가, 아니 둘시네아가 저렇게 할까. 
 그녀에게 그가 어떤 의미가, 무슨 의미가 있길래, 그녀는 갑자기 그가 죽어가는 자리에 찾아와서 저럴까.

 그래서 나중에 돈키호테로써 할배가 죽어갈 때도 시큰둥, 그냥 마냥 좋아하던 사람이 죽어서 
 가슴 부여잡고 울던 훈산쵸가 슬퍼서 쯧ㅠㅠ, 이러고 말았지. 
 세르반이 우리는 모두 라만차의 기사입니다, 라고 할 때도 엄청 시큰둥.

 사람들은 기립박수 치는데 나는 정말 멀뚱멀뚱하게 앉아있었어.
 그러면서 나한테 무슨 문제가 있는건가,하고 생각했지. 요즘 나 좀 문제있거든.

 뭘 봐도 감동스럽지 않고, 시큰둥하고, 시니컬하고, 
 심지어 풍월주도 감정없이 그냥 앉아서 그저 냉정하게 분석하면서 본 사람이었으니까. 


 그래서 에잇, 홍동키라서 그럴거야. 그러고 황동키를 봤지.
 근데 이게 뭐람. 황동키는 나에게 홍동키보다 더 큰 실망을 안겨줬음.

 그날 황동키에게 무엇이 씌였는지는 몰라도, 가사 틀리고 자기가 대사 먼저 치고 나오고,
 그러고 자기가 당황해서 굳어있으면 영주님ㅋㅋㅋ이나 산쵸가 수습해주고ㅋㅋㅋ

 그래서 그거 보면서 진짜 실망의 실망만 했어.
 되려 홍동키 보다 빵빵 터지지도 않는데 연기도 그닥....ㅋ......
 홍동키는 노래, 황동키는 연기, 범동키는 진정성이라고 듣고 갔으니까.

 거울의 기사,에서만 진짜 연극인의 포스.

 정말 무너지는 것만 같은, 현실에게 무참하게 공격받고, 자신의 진실이 산산히 조각나는
 그리하여 자신의 삶이, 세상이 무너지는 그런 돈키호테->알론조를 정말 잘 표현하드라.

 근데 그걸로 끗.

 그리고 난 용용하고도 안 맞는거 같아.이상해 난 이창용 배우 좋아하거든? 진짜루.
 솜 초연때도 캐릭터 해석은 나랑 쪼오금 안 맞았지만 좋았고,
 근대 용산초는 나랑 안 맞아.... 어딘가 아직 어린 느낌이라서 마누라 얘기할 때 읭?! 했어.

 훈산쵸는 동키들 옆에서 정말 보좌하고, 그가 좋아서, 그가 걱정되서, 그를 위해서 졸졸 쫓아다니면서
 챙기고 아끼고, 옆에 있고, 동키가 이룰 수 없는 꿈을 꾸는 것을 알지만서도 동키들을 위해서 
 보이지 않는 것도 그런 척 해주고, 이것이 '현실'은 아니라는 것은 알지만 동키에게는 너무나도 소중한 '진실'이라는 것을 알기에.
 그에 맞춰서 자신도 함께 그의 꿈에 동참해주는 느낌이었다면

 용산쵸는 조금 어리다는 느낌이었어. 용산쵸도 동키를 짱 좋아해. 엄청 좋아하기는 하지만
 뭔가 용산쵸는 동키가 자신의 주인님이기 때문에 뭔가 그저 따르는 느낌이었어.
 이것이 동키에게 너무나도 소중한 '진실'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알고 있다는 느낌이라기 보다는
 그냥 동키가, 자신이 너무너무 좋아하는 주인님이 그렇다고 하니까 그저 따르는 느낌? 
 
 여하튼 그래서 황동키랑도 엄청 싸우고 왔지.
 
 내가 기대한건 이게 아닌데, 뭐지. 무언가를 받고 싶어서 라만차까지 갔는데
 뭔가 빈손으로 터덜터덜 돌아온 느낌이었어. 뭔가 다들 하나씩 얻어서 가는데 나만 혼자 빈손으로 나온 느낌.
 그래서 라만차에 진짜 화낼뻔 했음. 작품 잘못도 아니고, 누구 잘못도 아닌데

 왜 나를 다독여주고, 내 꿈을 찾아주지 못하냐고, 진짜 누구 잘못도 아닌데 화낼 뻔 했어.


 
 아... 모르겠다. 전캐 찍고 끝내자. 이런 생각으로 범동키 공연을 예매하고, 진짜 터덜걸음으로 롯데로 또 향했지.
 뷥석에 혼자 멍때리고 앉아있었음. 사람들 들어올 때도 그냥 머엉. 하면서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자고 여기 앉아있냐...
 이 생각하면서 있다가 진짜 범동키한테 호되게 혼났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범동키의 연기 어디가 대단히 뛰어났다고는 말 못하겠어.
 세르반테스와 동키를 구분짓는 건 홍이 더 잘하는 거 같고, 
 거울의 기사나 가장 굵직한 부분들은 황이 더 잘하는 거 같고,
 그런데 그 둘이 나에게 주지 못한 감동을 오늘 범과 혜경돈자가 나한테 줬어.

 한동안 뭘 봐도 감동도 없고, 느낌도 없던 나를 뭔가 앉아주는 느낌이었어.


 초반부에 빵빵 터지면서 웃으면서 보다가 둘시네아부터 울컥하는거야.
 알돈자가 범동키가 자신을 향해서 둘시네아라고 하니까 어이없어서 하고, 기가 막혀하고
 또한 당황하면서 자신의 이름을 알돈자라고 하니까 범동키가 제 가슴에 손을 얹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 나는 그대를 알고 있소. 내 마음은 오래전부터 그대를 알고 있었습니다. "

 라고 하는데 울컥. 알돈자는 자신의 제대로 봐주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범동키는 정말로 둘시네아를 본거야.
 당신이 당신 스스로를 누구라고 생각하더라도, 비록 스스로를 보잘 것 없는 것으로 생각하더라도
 내가 당신을 알고 있었으니, 그것도 오래전부터 그대를 알아보았고, 그대는 바로 그런 존재라고.

 오늘 혜경돈자도 그 말을 듣고 뭔가 멈칫하는 것이 당황하면서도 그를 아주 밀쳐내지 않는 것이
 그녀도 기다려온 것 같았어. 그녀도 어딘가 범동키를 알아본게 아니였을까. 범동키가 둘시네아를 기다려왔듯
 모든 것을 포기하고 체념한듯이 살아온 지친 그녀였지만, 그럼에도 자신을 알아봐줄 누군가를 기다려온게 아니였을까.

 
 (스킵)


 빨래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뭐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둘이 왜 이렇게 귀여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진짜 훈산쵸 주머니 터져도 좋으니까 주머니에 넣어서 집에 가져가면 안될까ㅠㅠㅠ........
 나 밥도 끼니마다 다 챙겨줄 수 있어...ㅠㅠㅠ..... 훈산쵸 집에 데려갈 수 있게 허락해줘ㅠㅠㅠㅠ

 (스킵)

 근데 범사마는 무대 위에서 정말 행복해보더라. 정말 동키를 연기하는게 아니라
 자기자신자체가 너무나도 꿈을 꾸는 듯한 얼굴로, 그런 느낌으로 연기를 하드라.
 줄곧 얘기해온 것처럼 꿈꾸던 라만차에서 돈키호테/세르반테스를 연기할 수 있게 되었고,
 그 꿈을 이룬 사람이 꿈에 대해서 얘기를 하니까 눈이 미친듯이 반짝이면서 행복해 보이더라.



 (스킵)

 아....윤간씬은 언제봐도 불편하고 미칠거 같아....
 너무 불편하고 답답해.... 그 바로 전 씬만 해도 폴짝폴짝 뛰면서 소녀같이 좋아하던 그녀가ㅠㅠ.....
 
 모든 것을 포기하고, 모든 것에, 자신 스스로에게 마저 절망해서 다 시큰둥하던 그녀가
 작은 전투에서 이겼다고 폴짝폴짝 뛰면서 좋아하고, 기사 작위식에서 맑게 웃던 그녀가..ㅠㅠ...
 정말 고귀한 레이디처럼 자신들의 원수를 돌보겠다고 말한 그녀가...ㅠㅠㅠㅠ

 다시 그 구렁텅이로 밀어넣어지는 모습 보는게 진짜... 너무 불편해...ㅠㅠ....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 유린되는 모습 같아서 미친듯이 불편해서 숨 참고 봤다...ㅠㅠ....


 
 (스킵)

 그녀가 만신창이의 몸으로 여관으로 돌아와서 범동키에게 원망의 말을 퍼부을 때도 진심이라는 생각이 안 들었어.
 뭔가 당신이 내게 헛된 희망을 줬어, 당신이 제일 잔인해..!, 라고 하면서도
 엉망진창이 된 나를 눈 앞에 두고도 당신은 날 레이디라고 불러줄까?, 라고 하는 것 같았어.

 그럼에도 날 둘시네아라고 불러달라고, 헛된 희망이지만 그럼에도 당신은 희망이었다고, 
 그러니까 이렇게 만신창이가 된 나도, 더러운 나도, 엉망인 나도 받아달라고 그러는 것 같았어...
 그래서 거울의 기사에서 범동키가 무너지는 모습을 보면서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던 건지도 모르지.

 범동키를 비난하고 원망했지만 그가 무너지기를, 그가 쓰러지기를 원했던건 아니었는데.
 그를 잃어버리면 마치 그가 자신의 안에서 찾아준 둘시네아 마저 사라질 것 같아서.



 근데 거울의 기사는 난 확실히 황동키가 좋드라.
 황동키랑 대박 싸웠다고는 말했지만 거울의 기사만큼은 황동키가 甲
 그 동키였을 때랑 무너질 때의 갭이 너무나도 애일정도.



 (스킵)

 근데 알론조 키하나로 죽어가고 있을 때, 안토니아 왜 이렇게 미워? ....진짜 오늘 공연처럼 미웠던 적 처음이다.
 진짜 하루 빨리 알론조가 죽기만을 기다리는 사람 같았어. 별로 밉다는 생각 안했었는데 진짜 밉드라.
 그리고 가정부는 도대체 왜 있는거야? 안토니아야 뭔가 존재의 이유가 있는데 가정부가 뭔 필요나 싶드라.

 그리고 오히려 까라스코는 밉지도 않고, 그 또한 자신이 믿는 것이 있고 (이성이겠지) 
 그것을 세상에 보이고 싶어서 그런 것 같았어. 안토니아나 가정부는 '자기 자신'을 위해서 그를 위하는 척하지만
 까라스코는 되려 자신이 믿는 것(물론 동키가 꿈꾸는 것과 정반대의 성질의 것이지만)을 세상에 보여주고 싶어서
 그러는 것 같아서 밉지는 않드라. 오히려 그저 자신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하는 것 같았어.

 그리고 뜬금없지만 난 신부님 좋아. 신부님 목소리 내 스탈이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튼 산초가 침대 옆에서 조잘조잘 얘기할 때, 너무 귀여우면서도 안쓰러우면서도 슬펐어.
 제 마누라의 힘이 빠져버린 것처럼, 그렇게 침대에 마냥 누워있기만 한 자신의 주인이 슬퍼서.
 현실이라는 벽에 깨어져 버린 계란처럼 그렇게 눈만 감고 있는 자신의 주인이 아파서.



 처음에 홍동키 때랑 황동키에 알돈자가 할배가 죽어가는 자리에 들이닥친거 완전 절대 이해 안갔거든?
 당신이 제일 잔인해라고 뭐라뭐라 하더니 왜 갑자기 저러냐????? 읭???? 이랬었거든.
 물론 어떤 스토리 순환 구조인지는 알고는 있었어. 알돈자의 기사 = 돈키호테. 알론조 키하나의 기사 = 둘시네아.
 뭐 이런 구조니까.. 그런데 딱 별로 마음에 안 와닿는 그런 느낌이었는데

 오늘은 왜인지 모르겠는데 그게 확 와닿더라. 어떤 부분이 그랬을까ㅠㅠ??

 알돈자가 할배가 무기력하게 죽어가는데 찾아와서 그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서 울면서 
 하나하나씩 기억을 읊는데, 그녀의 그러한 모든 말들이 어찌나 절실해 보이던지..ㅠㅠ..

 알돈자가 범동키로 인해서 절망에서 벗어나서 스스로를 둘시네아라고 부를 수 있게 되었듯
 알돈자 또한 할배에게 동키를 되찾아주고 싶었겠지ㅠㅠ....
 죽는 한이 있더라도 끝까지 꿈을 향해서 가겠다고, 꿈을 쫓다 죽겠노라고 말하던 그가 
 그저 무기력하게 죽어가면서 건강 낭비라며 이제 죽어야지, 라고 읊조리던 그를 보고 싶지 않았을거야ㅠㅠ..

 알돈자는 진정으로 범동키로 인해서 변했어. 그로 인해서 그녀의 인생이, 그녀의 영혼이 송두리째 바뀌었지.
 그는 그녀의 모든 것을 변화시켰구나, 영혼 깊은 곳에 있던 둘시네아를 찾아주었구나, 
 이상하게 오늘은 그게 갑자기 나한테 폭풍처럼 와닿은걸까...ㅠㅠ....

 둘시네아가 계속해서 할배한테 말걸면서 제발 좀 기억해봐요!!!! 하는데  
 쓰레기더미에서 손에 헤지도록 보석을 찾는 사람 같았어...
 그리고 범동키가 병석에서 일어났을 때, 꿈을 반짝하고 눈동자에 돌아오고
 그와 동시에 갑옷 가지고 오라는 범동키의 말에 훈산쵸가 함박 웃음을 짓는데 너무 기여워ㅠㅠ...

 셋이서 노래 부르다가 범동키가 죽었을 때, 처음 봤을 때는 헐???? 저게 뭐임??? 죽은거??? 읭???
 이랬는데 오늘은 그냥 아아, 범동키는 행복하게 죽었구나. 
 거짓된 가족에게 둘러싸여서 왜 죽어가고 있는가,를 생각하며 죽어가는 것이 아니라
 
 그를 너무나도 좋아하는, 그를 범동키로 알아봐준 훈산쵸와 둘시네아에게 둘러싸여 
 나는 왜 살았는가,를 생각하며 죽을 수 있어서 그가 원했듯이 꿈을 쫓다가 죽을 수 있어서
 그는 진정 행복하게 죽었구나, 아니 살았구나, 그렇게 생각되는 기분이었어.
 
 훈산쵸가 울음에 목이 매여서 말도 못하고 손을 휘휘 저으면서  
 / 주인님, 가셔야지요. 모험길에 또 나서야지요. 가시자고 하셨잖아요. 일어나세요. /하는데
 그리고는 제 가슴을 부여잡고 엉엉 우는데, 마누라도 있는 다 큰 남자가 엉엉 우는데ㅠㅠ....
 그날은 집에 가서 마누라가 또 어디 갔다왔냐고 마구마구 때려고 멍하니 앉아서 울면서 맞고만 있겠지...

 할배는 죽었지만, 범동키는 죽지 않았고,
 알돈자는 죽었지만, 둘시네아는 다시는 절망치 않고 살아가겠지. 

 자신으 범동키의 레이디였으니까, 레이디이기에 다시는 스스로를 내던지지 않고,
 고귀하게, 순결하게 아름답게. 


 마지막으로 범세르가 올라가는데 딱 묵직하게 느껴진게,
 진정으로 범동키가, 고작 이야기 속에 인물인, 허구에 지나지 않는 인물이었던 그가 모두를 변화시켰구나.
 현실에 속하지는 않지만 '진실된' 범동키가 이 모든 사람들의 인생을 바꿨구나.
 
 솔직히 말해서 현실을 보자면 죄수들이 꿈을 꿔봤자지, 감옥 안인데 그들이 어디를 갈 수 있겠어. 
 그럼에도 그들에게 범동키가 주었던 것을 우리가 흔히 말하는 '꿈'이라기 보다는
 자신이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나은 존재라는 것, 더 고귀하고 소중한 존재라는 희망을 주었다는 것이 아닐까, 싶어.

 어떤 횽이 라만차는 치유극이라고 했는데, 왜 그랬는지 알 것 같았어. 
 괜찮다. 괜찮다. 너는 레이디이며, 너는 기사이고, 너는 절망치 않으리라, 라고 말하는 것 같았어.




 급마무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뭔가 전반적으로 완벽한 극은 아니였어. 실수가 없었던 것도 아니였고, 
 모든 합이 정확하게 들어 맞았다고 할 수도 없고, 중간 가끔 깨는 애드립도 있었고
 그래서 오늘 공연이 다른 횽들이 보기에 어땠는지 몰라도
 나는 라만차랑 화해해서 마냥 좋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아, 기사님은 날 실망 시키지 않았어...
 그동안 너무 힘들고, 매사에 시큰둥하고, 매말라 있었던 것 같았는데
 감성이 매마른 나를 보는게 너무 힘들어서 이제는 공연 보고 이러는거 포기할까, 
 생각하면서 살고 있었는데 기사님이 황무지에서 날 데리고 돌아와준 기분이었어...

 라만차는 옳다. 돈키호테는 옳다. 삶은 옳다. 나는 옳다.





 + 미친듯이 산만하지만 수정하기 귀찮아서 올리게썽.....
 진짜 오랜만에 긴 후기 써본닼ㅋㅋㅋㅋㅋㅋㅋ..........

 뻘글 다 읽은 횽들은 대단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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