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의 사진은 미국 대륙횡단 철도의 초기 열차를 묘사한 그림이오. 글 내용과 관계 없소.
일본 철도의 운임은 대개 막연히 한국의 2배 정도다... 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큰 편이오. 그럴만도 한게, 도쿄 관광을 가서 다녀봤자 130~190엔, 더 멀리 가야 210엔 정도의 운임을 내본 경험이 전부이기 때문이오. 다녀봤자 야마노테의 인근 수준이니 그정도 이상의 운임을 내본 경험은 별로 많지 않으니 말이오.
일본의 운임체계는 한국인의 관점에서 보면 쓸데없이 복잡한 시스템이오. 일단 보통권을 사는 것이 기본이고, 신칸센이나 특급열차를 쓸 경우 별도의 특급권이나 신칸센권을 끊어야 하오. 여기에 특실(그린샤)이용을 할 경우 또 추가 티켓을 끊어야 하오. 우리는 운임의 차이가 있고, 그냥 일괄로 한 티켓에 끊어주지만 일본에서는 그런 시스템은 없소. 일부는 그런대로 합리적인 면이 있지만, 사실 그냥 수입했다가는 발권업무가 마비될지도 모르오.
수도권 운행의 경우는 우리는 900원, 쟤들은 130엔이오. 다만, 우리는 기본 운임 범위 12km까지, 일본은 3km까지고, 우리는 6km마다 100원씩인데, 일본은 가변임율이라 3km 당 20엔, 10엔이 오르오. 그러다가 10km를 넘으면 40~50엔씩 오르기 시작하오. 우리나라의 경우는 수도권의 범위를 평택까지로 잡기 때문에, 그 이후 구간은 표준운임율에 따라 오르게 되오. 아직은 평택부터 천안까지의 구간에만 적용되는 사항이지만, 추후에 강원도 지역으로 넘어가는 철도 등에 대해서는 이런 예외가 계속 적용될 것으로 보이오.
하여간, 이런 비교를 칠때 가장 좋은 방법은 대표적인 구간을 찍어서 요금을 비교해 보는 것이 좋소. 일본의 경우 도쿄-오다와라간(83.9km)를, 우리는 서울-천안간(97.1km), 서울-천안아산(96km)을 비교하도록 하겠소. 오다와라는 신칸센, 재래선 열차, 거기에 신주쿠-오다와라로 82.5km를 달리지만, 사철 오다큐가 운행하오. 우리의 경우 서울-천안간에는 통근열차를 제외한 전 열차가 다니고, 전동차 역시 다니오. 구간 쪽은 우리가 10km 정도 길지만, 그정도는 바겐세일 해 주도록 하겠소.
코레일 열차의 운임과 소요시간 자료는 다음과 같소.
서울-천안간(97.1km)
수도권전철 완행 : 116분 소요. 2,400원.
수도권전철 급행 : 83분 소요. 2,400원.(서울-천안 급행)
무궁화호 : 65~75분 소요(정차역에 따라 다름). 5,400원.
새마을호 : 59분 소요. 8,000원.
서울-천안아산간(96.0km)
KTX : 33(광명통과)~37(광명정차)분 소요. 11,400원.
JR 열차의 운임과 소요시간 자료는 다음과 같소. 도카이도본선의 보통열차는 우리로 치면 서울-천안 급행과 비슷한 정차 패턴이오. 완행은 게이힌토호쿠선이나 요코스카선 같은 병행주행노선이 전담하는 시스템이랄까. 그래서 정확한 비교를 하려면 급행과 비교를 하는게 맞소.
도쿄-오다와라간(83.9km)
보통권 : 70~85분 소요(열차에 따라 다름, 보통차, 쾌속 등). 1,450엔. [약 12,000 원]
특급권 : 57~60분 소요(열차에 따라 다름, 특급 오도리코 등.) 1,610엔 + 1,450엔 = 3,060엔. [약 25,400원]
신칸센승차권 : 고다마호, 39분 소요. 1,680엔 + 1,450엔 = 3130엔. [약 26,000 원]
참고로, 사철 오다큐의 운임과 소요시간은 다음과 같소. 오다큐의 경우 신주쿠 출발이긴 하지만, 거리 자체가 거의 비슷하니 비교 대상으로는 나쁘지 않을 것이오. 확실히 싼 맛은 있지만, 소요시간 면에서는 좀 경쟁력이 떨어지는 느낌이오.
신주쿠-오다와라간(82.5km)
보통 : 87분 소요(오다와라선 쾌속급행), 850엔. [약 7,000 원]
특급 : 73분 소요(특급 하코네), 850엔 + 870엔 = 1,720엔. [14,300 원]
이상의 비교를 가지고 모든 걸 비교했다고 말하기는 상당히 어렵소. 하지만, 우리가 거의 블럭 하나를 더 가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보통차의 운임 차이는 싸다는 사철을 기준해도 1/3, JR을 기준하면 1/5까지 싼 것으로 나타나고 있소. 지정석 특급으로 갈 경우 우리는 새마을의 값을 취해도 사철의 55%(이쪽은 차라리 무궁화 수준이오, 무궁화 기준이면 역시 1/3 수준), JR의 1/3수준에 불과하오. 사철 보통차가 무궁화 보다 30% 비싸고, JR에 비교하면 절반 이하요. KTX조차 기준운임의 절반이오. 오다와라는 노조미나 히카리가 안서니 비교가 안되지만, "신칸센" 타이틀을 단 열차 값이 2배 정도 붙는 택이오.
이전에 구매력지수 비교를 했지만, 구매력지수 환산으로 보면 우리가 일본의 2/3정도 수준이오. CIA의 The World Factbook에 따르면(이 자료는 Worldbank 같은 곳의 통계자료 등을 정리해서 편찬하오), 2004년 추정치를 기준해서 우리나라의 GDP는 구매력환산치로 19,200불이오. 일본은 29,400불이고. 그럼에도 저정도의 운임차이가 벌어진다는 점, 그것도 운임의 경우 고소득국가일수록 보통 체감하는 경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꽤 높다란 편이오.
해석은 자유지만 결론을 내자면, 하여간 일본은 필요 이상으로 비싸고, 우리는 필요 이상으로 싸다...인 셈이오. 일본이 보통 열차를 유지할 수 있는 배경에는 고가의 보통요금이 어느정도 베이스가 되는 것이고 말이오. 언제나 그렇지만, 돈과 편익은 등가교환의 법칙을 따르는 셈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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