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훈이네 식당에서 우산도 없이 비가 올 때 같이 뛰자고 손잡는 계훈이랑

굳이 둘이 맞을 필요 있냐고 손 놓고 뛰어가는 다현이

그렇게 가서 엄마 가게 옆, 집 앞에서 계훈이 돌아보는 다현이

비를 막아주는 그곳에서 계훈이에게 말을 거는 다현이와

그 모습을 보고 다현이의 말을 잘 듣기 위해 비를 묵묵히 다 맞고 다가오는 계훈이

둘이 과거 사건으로 인해 어려움을 맞이했잖아

계훈이는 우산이 없어도 둘이 함께 손잡고 뛰어가길 바라지만 다현이는 한 명만 맞으면 된다고 도망치듯 손 놓고 뛰어가

계훈이가 하지 말라는데도 헤어지자고 하는 다현이도 실은 자기가 먼저 이별을 말하면서 괴로운 걸 다 끌어안으려고 했을 거야 본인한테도 힘든 기억일 텐데

계훈이의 공간이었던 식당에서 도망쳐서 엄마랑 할머니가 지켜주는 공간으로 가는데

하지만 하지 못한 말과 마음이 남아서 힘든 일을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보던 계훈이한테 말을 걸어. 근데 잘 전달되진 않지.

그래도 계훈이는 망설이지도 않고, 비도 굳이 피하지 않고 오직 다현이만을 보면서 다현이의 세상으로 걸어가. 계훈이가 저기 안까지 들어간 거 이게 처음이거든.

굳이 둘이 맞을 필요 없다는 다현이의 말도 무시하고 말이야.

가서 안 들린다고 말하는 계훈이한테 다현이는 생일 축하한다고 그래.

계영이 생일이기도 해서 엄마한테도 축하받지 못하고, 미역국도 못 먹고, 질책하는 듯한 눈빛에 숨이 막힐 거 같던 생일을 축하해줘.

난 다현이가 계훈이 세상이었던 부엌에 들어간 것처럼 계훈이도 다현이의 세상, 그동안 엄마와 할머니가 지켜주느라 덮어두었던 기억들이 있는 그곳에 들어간다는 걸 보여준 거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