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가 일반 내연기관 대비 더 무겁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부품은 30%가량이나 줄어들었지만 과체중인 대표적 이유는 리튬이온배터리 때문이다. 단적인 예로 제네시스 G80의 공차중량이 1,785~1,960kg인 반면, G80 EV의 공차중량은 2,265kg이다.

최대 480kg이 차이 나는 것을 알 수 있다. 불어난 중량은 도로 위에서 단연 위험 요소이다. 빠른 속도라면 더더욱 그렇다. 이뿐만 아니라 전기차는 배터리로 인한 화재와 폭발, 감전 등의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도 갖고 있다.

힘은 질량과 가속도에 비례한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만약 고속도로에서 고속으로 주행하던 전기차가 타 차량과 충돌 사고가 발생하면 일반 내연기관에 비해 더 큰 충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자동차만 충격을 입는 것도 아니다. 차량이 더 크고 무거울수록 탑승자는 차치하더라도 차량 외부의 보행자도 그만큼 더 큰 위험에 노출된다. 보다 무거워진 전기차가 보행자를 칠 경우 그 치명률은 당연히 올라갈 것이다. 무게가 증가하면 제동 거리 또한 자연히 증가한다. 일말의 가능성이긴 하지만, 전기차의 무거운 중량으로 인해 일반 내연기관 용 타이어를 장착하면 상대적으로 마모가 더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제동거리의 연장을 초래할 수 있다.

외부 충격이 높아지면 배터리팩이 파손될 가능성도 덩달아 높아진다. 배터리팩은 각종 방수 및 전기를 차단하는 기능을 하기 때문에 손상될 경우 이 또한 2차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4년(2017년~2021년) 동안 전기차 화재는 총 69건 발생했다. 해를 거듭할수록 발생 수치는 늘어나는 추세다. 물론, 통계로 봤을 때 전기차의 화재 확률(0.0027%)은 내연기관 차(0.01%)보다 낮긴 하나, 이는 전체 전기차 수가 내연기관에 비해 턱 없이 적은 것을 고려했을 때 단순 비교하기엔 무리가 따른다.

전기차 화재의 가장 큰 원인은 ‘열 폭주’ 때문이다. 배터리가 외부의 충격을 받아 순식간에 온도가 치솟으면서 생기는 현상인데, 열 폭주 현상은 한번 불이 붙으면 어떤 소화제도 효과가 없을 만큼 강력하게 타오르고 화염 전파 속도가 빨라, 폭발하는 양상까지 보인다.

순식간에 차량이 불길에 휩싸이기 때문에 탑승자가 미처 탈출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더군다나 진화하는데 시간도 오래 걸린다. 소방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1년 8월 사이 발생한 전기차 화재 사고 26건의 평균 진화 시간은 35분 40초였다. 같은 기간 발생한 내연기관 차량 화재의 평균 진화 시간은 23분 36초로 나타났다.

작년 미국 텍사스주에서 발생한 테슬라 모델 S 화재 사고에서는 소방관들이 불길을 완전히 진화하는데 무려 7시간이 걸린 사례도 있었다.

만약 전기차가 침수된다면? 고전압 배터리가 탑재되어 있는 탓에 몇 중의 안전장치가 장착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려를 안 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한국교통안전공단은 집중호우로 인해 전기자동차 침수 피해 및 감전 등의 사고 예방을 위해 다음과 같이 행동 지침을 안내하고 있다.

▣ 충전할 때 젖은 손으로 충전기 사용은 지양하고, 우천 시 충전 장치에 수분 유입을 주의해야 한다.

▣ 천둥, 번개가 심하게 칠 때는 충전기 커넥터를 하늘 방향으로 향하지 않게 하는 것이 좋다.

▣ 차량이 침수된 경우 고전압 배터리는 차체로부터 절연되어 있기 때문에 차량과 접촉해도 감전이 되진 않지만, 안전을 위해 가급적 빠르게 시동을 끄고 신속히 차량에서 대피해야 한다.

▣ 침수된 전기차의 배수 후 안전을 위해 고전압 케이블과 커넥터, 고전원 배터리를 직접 접촉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폭우가 내리는 와중에 전기차를 몰고 가다가 미끄러져서 충돌 사고까지 발생한다면? 최악의 경우를 생각하면 끔찍하기 그지없다. 물론, 현재 시중에 나오는 전기차는 외부 충격과 화재에 대비한 방수 및 절연 기능이 장착되어 있지만, 위에 언급한 위험들을 배제할 수만은 없으니 말이다.



“굴러가는 핵폭탄” 전기차, 이래서 위험합니다
글 / 다키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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