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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집가] 보라카이 원정기 #7(Fin)

수집가(124.254) 2010.02.03 00:06:56
조회 4074 추천 0 댓글 34

#6편 에서 이어집니다.

그러저러 해서 여행도 이제 끝에 도달할 때 쯤. 갑작스레 느낍니다.



\'외로움\'



세 글자 치고는 꽤나 무게가 있는 말이지요.
철썩이는 파도소리. 시끄러운 타칼로그, 그리고 돌아보니



\'혼자\'



갑자기 밀려오는 혼자임을 씹으려면.  열대 과일이 답이져. (흙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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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 사온 열대 과일들을 사열해 봅니다. 역시나 롱간은 달고 맛있습니다. 하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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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쌩깐 밤을 보내고 나니 약속처럼 날이 밝아 옵니다. 또 할일이 없으니 본능처럼 카메라를 품에 안고 이런 저런 사진들을 찍게 되는거죠. 잇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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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날이라.. 지나다니면서 끼니로 때우기는 뭐했던 것들을 섭렵해보기로 합니다.
이름마저 찌릿한 미친 크레페.스

사실 동전들좀 털어두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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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는 노랗습니다. 허연건 수입할때나 그런것..
이건 차가운 버전인데 따끈 버전도 있습니다. 나름 2500원 짜리 치고는 실한 군것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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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모래성 쌓기는 매일 이분들이 하는 일이지만, 완전히 다 부수고 짓는다는건 일종의 장인정신인듯 합니다.
발로 때웠던 일들에 /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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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날에는 특별히 어디 가기도 그렇고.. 막상 떠난다고 하니 제 육신 하나쯤은 풍경에 담아도 괜찮겠다 싶어 풍경 망가뜨리긔 작업도 해봅니다.
여유로운 표정을 짓고 있지만 숨은 턱까지 차오른 상태. 혼자 여행할때 삼각대가 고맙지만 10초 안에 달리기는 30대에게는 가혹하져.
그래도 나름 여유있는 표정을 만들기 위해 잽싸게 하방 45도 각도로 시선을 떨궈 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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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뭔 생각을 하건 간에 풍경속 사람들은 여유롭고 한적합니다.
뭐.. 살가죽은 벗겨지겠죠. 커플은 두배로 까집니다 (물리적으로 그렇다는 학계의 보고가 있습니다. 커플들은 절대 이런데 가서 행복한척 하기 없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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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낮에 돌아다니려니.. 많이 지치더군요. (더러운 육신..)
그래서 망고레이라는 곳에서 점심한끼 때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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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버거 치고는 한국에선 나름 팸레 분위긔~ 이 동네에선 5000원도 안한다능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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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먹었던 과일이 마음에는 벨로 들지 않아 후루트 플레잍 하나 시켜 줬습니다.
구아바는 구린맛. 나머지는 달고 맛있네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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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떠나는 날이기도 한데.. 생각해보니 본격 고긔먹긔 대작전은 맘대로 안된 것 같아 번화가의 가게로 들어갑니다.
(물론 삐끼의 "님 점 잘생긴.." 에 혹 했져 ㅋㅅ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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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와서 처음 마신 콬카콜라! 바코드도 멋대로 찍어냅니다. 위엄 쩌는듯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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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제목은 파더스 어쩌구 저쩌군데.. 계란 후라이, 간장 볶음밥, 고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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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메뉴도 하와이안 비비큐 모냥 입에 착착 붙습니다.
특히 적당히 간이 들어간 간장 볶음밥은 안남미의 부족한 찰기도 리셋 시켜버리는 힘이 있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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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떠나기 전 마지막 노을을 감상합니다.
혼자라는게 아쉬운 짜릿한 순간이네요. 하루키의 말 처럼 이 나이때는 그런 법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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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3일을 정화하니 미움도 서운함도 초조함도 사라져 버립니다. 노을을 바라보며 앉아있는 사람들의 실루엣들도 정겹습니다.

축제적인 마인드, 사람들이 만든 흔적들에 대한 관심, 아름다운 풍경 그리고 파도소리..
그제서야 마음 속의 빈칸을 조금씩 채울 수 있게 됩니다.

이 먼곳까지 오면서 눈에 들어왔던 풍경 중에 미처 사진으로 찍지 못한 풍경이 있습니다.
바로 아름다운 무덤 들이었죠. 언덕배기 햇볕이 잘 드는 곳 마다 돌로 만든 관들이 작은 십자가 밑에 자리하고 있더군요.

이곳에서는 죽음마저 아름다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시 돌아온 일상은 위선적이고, 더럽고, 가식적이지만. 한동안은 자유로웠던 잠시를 잊지 않은채 일상을 겪어낼 것 같습니다.

이제 막 34살이 되어 적도의 어딘가에 찾아가 많은 것을 버리고, 다시 무언가를 찾아온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리움을 배웁니다.

끝에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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