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채로 들어온 부연이 뭔가를 보고 멈칫한다.

욱이 뒷모습을 보이고 서있다.

부연은 욱에게 천천히 다가간다.

[욱] 몰래오라며. 담 타고. 충고대로 해봤어. 지난번에 왔을 때 다 개박살을 낼 걸 그랬어. 너 왜 다시 여기 있어?

[부연] 내가 여기가 편해서 있는거야. 조용히 생각하기 좋으니까. 넌 가는 거 같더니 왜 돌아왔어?

[욱] 뒷모습만 보고 있길래. 앞모습도 보여주려고.

[부연] 멀리 간다고 들었어. 잘 가.

[욱] ‘잘 가?’ 내가 원래 이러면 ‘잘 있어’ 딱 끊고 돌아서는 사람인데 너무 기가 막혀서 따질 건 따지러 왔어. 그래, 잊고 있었다가 떠올랐다니 더 미안하고 애절할 수 있어. 그럼, 도대체 왜 난 첫눈에 찜한 건가? 혹시 닮은 건가 물어보고도 싶지만 그거까지 물어보면 예의가 아닌 거 같기도 하고.

[부연] 물어보지마. 난 아무것도 대답해 줄 수 없어.

[욱] 정말로 닮았어? 눈,코,입 이런 거 비슷해서 첫눈에 알아봤다 뭐, 그렇게 된거야?

[부연] 그럼 그런 걸로 쳐. 난 닮아서 좋아한거고, 넌 헷갈려서 좋아한 거고. 그렇게 이 상황을 수습하자.

[욱] 난 그게 안된다고! 머리가 터지게 생각을 해봤는데 내가 널 잡은 건 어디가 고장나서도 아니고 정신이 나가서도 아니야. 그냥..그냥 네가 정신 못 차릴만큼 좋아서였어.

부연은 마음이 아픈 듯 치맛자락을 꽉 움켜쥔다.

[욱] 멈춰서 무덤 속에 넣어 놨던 기억을 깨서 꺼내준 게 너야. 다시는 못 잡을 거 같던 손을 잡아줬고 잠들지 못하는 나를 재워줬어. 그래서 난 더 이상 멈출 수가 없어. 그래서 아쉬울 거 없는 여름날의 화롯불은 내가 돼 볼게. 나중에 조금이라도 아쉬워질 때까지 이번엔 내가 기다릴게. 갈게. 나 생각보다 일찍 돌아올거야. 잘 지내고 있어.

욱이 언뜻 눈시울을 붉히며 부연을 지나쳐간다.

혼자남아 훌쩍이던 부연이 물기 어린 얼굴로 욱이 나간 곳을 돌아본다.

부연은 그 자리에 쪼그려 앉아서 두 손에 얼굴을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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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8화 개박살씬 들고 왔어!!

너무 늦게 왔다 미안 ㅠㅠ

환혼의 수많은 명장면 중의 명장면이지!

그리고 오늘 이 다음으로는 '안아주고 재워주는데 무슨 친구야!' 장면 올리려고해!

작성하는 대로 오늘 바로 올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