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빨간 모자 아가씨’에 ‘끌리면 오라’ [경향신문 2004-11-18 16:54]   ‘낯익은’ 신인 광고(CF)모델 2명이 아름다운 몸 선과 내면의 끼를 무기로 CF와 방송계를 종횡무진하고 있다. 그 기세가 무서울 정도다. 톱스타 못지않게 맹활약 중인 이들은 바로 CF ‘빨간 모자아가씨’의 이기용(21)과 ‘끌리면 오라’의 정애연(24)이다. 이기용은 2002년 슈퍼모델 1위 출신. 최근 가수 이기찬의 8집 대표곡 ‘그대 없이 난 아무 것도 아니다’의 뮤직비디오에 우정 출연한 뒤 MBC ‘생방송 음악캠프’, KBS ‘뮤직뱅크’ ‘윤도현의 러브레터’ 등에 나와 함께 노래를 부르고 있다. 일종의 공동마케팅. 검은 정장과 중절모 차림으로 립싱크 버전을 노래하는 이기찬의 상대 역할이다. 지난 여름에는 케이블 m.net ‘슈퍼바이브 파티’에 개그맨 신동엽과 함께 1일 MC로도 출연했다. 그러나 이기용은 설원에서 히치하이킹(SKY 휴대폰) 하는 여인과 ‘빨간 모자 아가씨’(SK주유소)로 더 잘 알려진 CF모델이다. 시원하게 빠진 몸매(180㎝)와 큰 눈, 무표정한 얼굴 연기가 그를 ‘CF 퀸’으로 만들었다. 그는 “이전에 몇편을 찍었지만 지난 겨울 스카이를 촬영하면서 비로소 제 카리스마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기용은 이후 게스 걸, LG생활건강 등 많은 CF를 찍었고 계약해놓은 CF만도 4~5가지에 이른다. “키가 부쩍 자랐던 고교시절에 패션 채널을 보고 모델이 되기로 결심했어요. 지금 생각해보니 할머니가 지어준 이름(터 基, 얼굴 容)이 모델이 되려는 전조였나 봐요.” 영화배우 설경구가 우상인 이기용은 영화쪽으로도 활동폭을 넓히고 있다. 연말에는 신현준과 함께 무협영화에 출연할 예정. 요즘 틈틈이 연기훈련을 받고 무술, 검술을 배우고 있다. 그는 “일단 방송과 영화 준비에 몰두한 뒤 연기훈련을 쌓아서 드라마에도 도전하겠다”며 “시간의 여유를 찾게되면 뉴욕에 가서 외국어와 패션을 공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애연은 중 2년생 때부터 발레와 무용을 했고 고교시절 ‘수원대 콩쿠르’에서 동상을 받은 무용학도(대전대 현대무용과 2년). 3년전 방학때 이모부가 운영하던 서울 양재동 음식점에서 일을 도와주다가 광고회사 직원의 눈에 띄어 잡지모델을 시작했다. ‘170㎝에 가녀린 목선과 개성적인 얼굴이 CF에 딱’이라는 평가로 신인모델 중에 최고 대우를 받기 시작했다. 그간 리복, LG생활건강, SKT(준) 등에 총 7편의 광고에 출연했고 중성적인 이미지가 돋보였던 ‘끌리면 오라’(SKT 번호이동성 광고)로 떴다. 최근에는 ‘욘사마’ 배용준과 파트너(의류브랜드 ‘올드 앤 뉴’)가 되는 행운도 누렸다. “몬스터의 샤를리즈 테론처럼 연기 잘하는 배우와 지적인 여성이 되고 싶다”는 그녀. 어느덧 PD와 영화감독의 눈에도 띄었다. 지난 6일 방영된 MBC 베스트극장 600회 특집 ‘그러나, 기억하라’에서 친구의 아픔을 보듬어주는 역을 잘 소화해내 ‘연기자’로서 확실히 얼굴을 알렸다. 이전에도 MBC 베스트극장 ‘인비디아’와 영화 ‘아홉살 인생’ 등에 출연했다. KBS ‘구미호외전’의 한예슬 역도 원래는 그의 몫이었다고. MBC 최창욱 PD는 “몸 연기가 자연스러워 연기력만 다지면 대성할 스타”라고 칭찬했다. 그 역시 “단점을 차근차근 보완해 내공있는 연기자로 평가받고 싶다”고 말했다. 〈김정섭기자 lake@kyunghyang.com〉 이기용이 스물한살이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