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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억 4천만 원에 살 수 있는 제로백 3.9초짜리 슈퍼 SUV의 정체

Dakipost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11.03 11:00:46
조회 1386 추천 2 댓글 2


다양한 브랜드가 경쟁하고 있는 프리미엄 SUV 시장에서 이 모델만큼 독특한 모델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분명 프리미엄 모델인데 조립 품질 논란이 끊이지 않고, 결함 이슈도 잊을 만 하면 터져 나옵니다. 오죽하면 '이쁜 쓰레기'라는 별명까지 존재합니다


하지만, '감성' 하나만큼은 진국입니다. 특히 엔진의 사운드는 요즘 말로 '귀르가즘'이라 부를 만큼 고혹적입니다. 실제로 이 모델을 타본 사람들은 "다른 모델이 지루하고 격 떨어져보인다"라는 말까지 뱉어냅니다. 한마디로 격을 달리하는 모델이라는 것이죠.



안티팬도 마니아로 돌아서게 만드는 악마적인 사운드를 갖춘 프리미엄 SUV, 오직 감성 하나로 승부하는 오늘의 주제는 바로 '마세라티 르반떼 트로페오'입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마세라티의 품질 논란은 하루 이틀 이야기가 아닙니다. 엄연한 고급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오래 전부터 품질관리를 성의 없기 하기로 유명했죠. 여기에 이탈리아 특유의 느긋한 국민성까지 더해져, 생산관리도 그다지 좋지 못한 편입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마세라티는 꾸준히 판매량을 올리며 가파른 성장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품질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자동차 시장의 특성을 고려하면,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그 이유는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마세라티는 ‘이성’이 아닌 ‘감성’으로 사는 자동차이기 때문입니다. 단적인 예로, 마세라티 마니아들 사이에서 애증의 존재로 불리는 ‘바이터보(Biturbo)’를 손꼽을 수 있습니다.



1981년 12월에 등장한 바이터보는 일종의 ‘보급형 마세라티’였습니다. 부자가 아닌 평범한 사람들도 마세라티의 가치를 누릴 수 있도록 한 모델이었죠. 마세라티 특유의 탁월한 성능을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으로 누릴 수 있었기에, 시장의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바이터보는 마세라티의 이미지를 완전히 망쳐버리고 말았습니다. 가격을 낮추기 위해 품질을 타협한 것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바이터보는 자동차에 발생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결함을 안고 있었습니다. 누유나 과열은 기본이고, 일부 부품이 부러지거나 깨지는 현상도 발생했죠. 더불어 생산 첫 해의 모델은 아연 도금을 적용하지 않아, 심한 부식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인테리어도 사정은 마찬가지였습니다. 겉보기에는 나쁘지 않았으나, 실상은 그렇지 않았죠. 특히 인조가죽으로 마감된 대쉬보드는 차량을 출고하고 3년도 채 지나지 않아 곳곳에 갈라짐 현상이 발생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이토록 품질이 엉망진창인데도 불구하고, 바이터보를 향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마세라티의 감성을 저렴하게 소유하고 싶은 소비자의 심리를 정확하게 꿰뚫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름처럼 2개의 소형 터보차저 장착해 성능과 효율을 모두 잡아낸 ‘바이터보 엔진’과 세계 최초로 적용된 ‘토센(Torsen) 방식 차동제한장치(LSD)’는 짜릿한 스피드와 아찔한 코너링을 원하는 마니아들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했습니다. 한마디로, 모터스포츠 DNA를 고스란히 담아낸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바이터보는 40,000대가 넘게 팔리는 대히트를 기록하며, 파산 직전까지 몰렸던 마세라티를 화려하게 부활시켰습니다. 품질 측면에서는 실패했으나, 상업적으로는 대성공을 거둔 셈입니다. 오직 ‘감성’이라는 무기 하나로 말이죠.


바이터보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 마세라티는 품질 논란을 단숨에 잠재울만한 감성을 한가득 품고 있습니다. 성능은 굳이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고 헤리티지도 탄탄하죠.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단연 ‘사운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케스트라 연주에 버금가는 마세라티의 황홀한 사운드는 광적인 집착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마세라티 본사에는 ‘엔진 사운드 디자인 엔지니어’가 존재합니다. 이들은 튜닝 전문가, 피아니스트, 작곡가가 함께 엔진 사운드를 악보에 그리는 일을 합니다. 말 그대로, 엔진 사운드를 ‘작곡’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철저한 조율을 통해 탄생한 마세라티의 사운드는 수많은 마니아층을 형성했습니다. 20세기 최고의 테너로 평가받는 ‘루치아노 파바로티’도 그 중 한 명이죠. ‘마세라티 세브링’과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 Ⅲ’를 보유하고 있었던 파바로티는 생전에 ‘마세라티 사운드 애호가’로 유명했습니다.


특히 마세라티가 파바로티의 고향인 모데나로 본사를 옮겼을 때 파바로티가 직접 마세라티 본사를 방문해 고유의 사운드가 탄생하는 모습을 지켜봤다는 이야기는 지금도 마세라티 마니아들 사이에서 꾸준히 회자되고 있습니다. 당시 사람들은 “마세라티의 사운드는 강렬하면서도 단단한 파바로티의 음색을 닮았다”라고 평가했다고 합니다.



이처럼 사람들이 마세라티의 사운드을 매력적으로 느끼는 데에는 과학적인 이유가 숨어 있습니다.


2012년, 일본 시즈오카 소재 사운드디자인라보합동회사와 추오대학 이공학부 음향시스템연구실은 <엔진음 쾌적화 프로젝트>라는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마세라티의 사운드가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이유를 과학적으로 증명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연구진은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의 엔진 곳곳에 센서를 설치하고 주파수를 분석했으며, 동시에 엔진 사운드를 듣는 피실험자의 심박수와 혈류량을 측정했습니다. 이후 연구진은 피실험자들에게 5대의 바이올린 소리를 들려주고, 엔진 사운드와 가장 유사한 것을 고르라고 했습니다.



놀랍게도 피실험자들은 5대의 바이올린 가운데 가장 전설적인 바이올린인 ‘스트라디바리우스’를 선택했다고 합니다. 마세라티의 엔진 사운드가 수십억을 호가하는 명품 바이올린의 소리처럼 느껴진 것입니다. 이 정도면, 마세라티의 사운드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리’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2016년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마세라티 르반떼’는 고성능 프리미엄 SUV 시장을 겨냥하기 위해 개발된 모델입니다. 출시 초기엔 “마세라티의 가치를 훼손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걱정 어린 눈총을 받았으나, 지금은 엄연한 마세라티의 대표 모델로서 그 명성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성능을 자랑하는 ‘르반떼 트로페오’는 온 몸에 아드레날린을 솟구치게 만드는 ‘야수’같은 모델입니다. 이탈리아어로 ‘트로피’를 뜻하는 이름처럼, 르반떼 트로페오는 모든 부분에서 최강자의 면모를 과시합니다. 엔진과 외관은 물론, 가격까지 말이죠.



페라리 마라넬로 공장에서 수작업으로 만들어진 르반떼 트로페오의 V8 엔진은 590마력의 최고출력과 74.85kgf·m의 최대토크를 뿜어냅니다. 0-100km/h 도달시간은 고작 3.9초에 불과하며, 최고속도는 무려 304km/h에 달합니다. 마세라티 특유의 웅장한 사운드도 당연히 즐길 수 있죠.



더불어 르반떼 트로페오는 ‘지능형 Q4 사륜구동 시스템’을 통해 어떤 노면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을 선사합니다. 평소엔 모든 구동력을 후륜으로 전달해 역동적인 주행을 구현하고, 급회전이나 급가속을 할 때에는 15분에 1초만에 구동력을 50:50으로 배분하여 안정적인 주행을 가능케 합니다.



르반떼 트로페오의 외관은 엔진의 성능만큼이나 시선을 사로잡는 부분입니다. 분명 전장이 5m가 넘는 대형 SUV인데, 아무리 둘러봐도 SUV 특유의 ‘둔중함’은 전혀 느껴지지 않습니다. 이는 날렵함을 추구하는 마쎄라티의 디자인 철학 덕분입니다.


특히 르반떼 트로페오는 ‘롱 노즈 스타일’을 취해 역동성을 강조했습니다. 더불어 루프 라인을 곡선으로 깍아내, 마치 쿠페처럼 보이도록 했습니다. 이로 인해 르반떼 트로페오를 정측면에서 바라보면, SUV가 아닌 조금 커다란 스포츠카처럼 느껴집니다.




2억 4천만 원에 달하는 어마무시한 가격답게, 내부 역시 고급스러움의 극치를 달립니다. 특히 최상급 피에노 피오레 천연 가죽으로 마감된 스포츠 시트와 도어 패널은 매끄러우면서도 은은한 멋을 자아냅니다. 더불어 카본 바이퍼 소재를 활용한 기어시프트 패들에서는 마세라티만의 모터스포트 DNA를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르반떼 트로페오는 ‘기계식 명품 시계’와도 같습니다. 보다 저렴하고 합리적인 ‘스마트 워치’가 존재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기계식 명품 시계에 매료되어 있습니다. 그만한 ‘감성’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이성적으로 생각해보면, 르반떼 트로페오보다 뛰어난 선택지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품질을 원한다면 일본 브랜드를 구입하면 되고, 신뢰도 높은 고성능을 원한다면 독일 브랜드를 구입하면 됩니다. 하지만, 그 어떤 브랜드도 마세라티만큼의 감성을 채워주진 못할 것입니다.


감성에 죽고 감성에 살고 싶다면, 평범함을 거부하고 싶다면, 잊지 못할 사운드를 경험하고 싶다면, 이탈리아의 광기 어린 고성능을 맛보고 싶다면! 마세라티 르반떼 트로페오는 가장 완벽한 선택이 될 것입니다.





2억 4천만 원에 살 수 있는 제로백 3.9초짜리 슈퍼 SUV의 정체

글 / 다키 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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