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기술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방향지시등의 ‘깜박깜박’ 소리는 큰 변화 없이 유지되어 왔다. 별 볼일 없다고 생각하며 그냥 지나칠 수도 있지만, 그 속에는 여러 사연이 담겨있다. 오늘은 특유의 ‘깜박깜박’ 소리에 숨어있는 이야기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방향지시등의 등장
초창기 자동차에는 방향지시등이 존재하기 않았다. 자동차가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전까지는 방향지시등이 없어도 큰 불편이 없었기에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자동차가 대중화되면서, 늘어난 통행량으로 인한 사고는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기 시작했다.
특히 서로의 진행방향을 알지 못해 사고가 일어나는 경우가 빈번해지자, 운전자들은 자동차의 진행방향을 지시하는 장치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
1907년 영국의 퍼시 시모어 더글러스–헤밀턴은 최초의 방향지시등을 만들었다. 손 모양의 조명을 밝히는 간단하면서 방식이었지만, 직관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었다.
이 방식에 불편함을 느낀 미국의 여성 영화배우 플로렌스 로렌스는 1914년, 좀 더 직관적이고 사용하기 쉬운 ‘기계식 신호 전달 장치’를 개발한다. 이처럼 인류는 원시적이지만 방향지시등이라는 개념을 제시하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몇 년 후인 1925년 에드가 A. 왈츠 주니어가 깜박이는 방향지시등을 개발한다.
미국의 오스카 심러는 이 장치를 응용해 서행, 정지, 좌회전 또는 우회전을 나타내는 4개의 조명등을 가진 방향 지시 장치를 발명하고 1929년 특허출원을 한다. 그는 이 장치로 떼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여러 자동차회사의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방향지시등은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동시기 유럽에서 철도 신호기의 방식을 적용해 개발된 Trafficators(방향지시기)가 이미 상용화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자동차 회사는 굳이 기존의 방향지시기을 버리고 새로운 방향지시등을 장착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에 방향지시등은 한동안 빛을 보지 못했다.
‘깜박깜박’ 소리의 등장
그러나 방향지시기는 깨지거나 부러지기 쉽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런 단점의 해결방안을 찾던 미국의 자동차회사 ‘뷰익’은 1939년 처음으로 방향지시기 대신 ‘칼럼 시프트’ 방식을 이용한 현대적인 전자식 방향지시등을 최초로 적용한다.
깜박깜박 소리는 이때부터 시작되었다. 초창기 방향지시등의 원리는 운전자가 방향지시등을 켜면 전기가 ‘바이메탈 스프링’을 가열해 작은 금속조각을 휘게 만드는 것이었다.
스프링과 금속 조각이 연결되면 전류가 이를 통과해 방향지시등이 켜지게 된다. 바이메탈 스프링은 과정을 반복하기 위해 재빨리 열을 식혀 원래 모습으로 돌아간다. 이렇게 스프링이 앞뒤로 휘어지면서 특유의 깜박깜박 소리가 나게 되는 것이다.
이후 칩을 통해 전자파를 전자석으로 보내는 방식으로 변화했지만, 이 방식 역시 열로 작동하는 방식과 마찬가지로 금속조각이 움직일 때마다 깜박깜박거리는 소리가 났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컴퓨터의 명령에 따라 방향지시등을 작동시키기 때문에 깜박깜박 소리가 나는 과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최근에 제조된 자동차들은 오디오를 통해 깜박깜박 소리를 인위적으로 만들어낸다.
특유의 깜박깜박 소리가 여전히 존재하는 이유는, 아주 오랫동안 깜박깜박 소리에 익숙해져서 방향지시등을 켰을 때 아무런 소리가 나지 않는다면 오히려 불안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에디터 한마디
익숙해진 것을 바꾼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자동차는 점차 발전하면서 다양한 기술을 개발했지만, 익숙함을 위해 변화하지 않고 과거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는 아이러니한 부분도 여럿 존재한다.
깜박깜박 소리처럼 사라지면 굉장히 불안할 것 같은 익숙함은 또 무엇이 있을까? 익숙해진 자동차의 특징이나 기능이 있다면 댓글로 의견을 나누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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